책 소개
엮은이의 말 아침마다 시 한 편씩 고르고 감상하며 시란 무엇인가 묻고 있습니다. 온몸으로 감동하는 좋은 시 만나면 이리 하찮은 일상 살아내는 나라는 사람도 도대체 어떤 깊이가 있기는 한 존재인가를 묻고 또 묻고 있습니다. 원래 하나였다 이제는 헤어진 너와 나의 안타까운 거리, 그리움이 시를 낳습니다. 우리네 꿈과 이상과 이제 더 이상 동일한 것일 수 없는 구차한 현실에서 세계와 우주 삼라만상과 온몸으로 만나 다시 하나 되고픈 마음이 시를 낳습니다. 실체와 이름이 하나였다 이제는 서로 겉도는 슬픈 너와 나의 안타까운 언어의 표정이 시 아닐는지요. 너와 나, 꿈과 삶, 이상과 현실, 개인과 사회, 인간과 자연 어느 한쪽에 편안히 살지 못하고 그 사이에서 양쪽을 근심과 연민으로 살피는 것이 시입니다. 그런 연민과 그리움의 정갈함으로 너와 나를 온몸으로 이어주며 감동으로 떨리게 하는 언어가 시입니다. 그리하여 독자와 우주 삼라만상은 물론 신과도 감읍(感泣), 소통할 수 있는 언어가 시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해서 시에 드러나는 것은 결국 인간의 품위, 위엄, 그리고 우리 스스로 생각해도 신비스러울 정도로 끝 간 데 없이 깊고 넓은 우주 일원으로서의 인간이라는 존재. 그것으로서 이 황막한 시대의 위안과 함께 인간 존재의 깊이와 위의(威儀)를 지키는 것이 시 아닐는지요. 10여 년 전 문학 담당 기자 시절 에 이 책 제목과 같은 ‘시가 있는 아침’ 난을 처음 마련했었습니다. 야박하고 어둡고 잇속만 챙기는 현실적 사회의 신문 기사 틈에 인간의 향기가 솟는 샘 하나 파놓자는 뜻에서였습니다. 하여 매일 아침 독자 여러분이 순수 자체와 만나 하루를 맑고 향기롭고 여유롭게 보낼 수 있도록. 여기에는 이런 의도에 합당한 시들만 추려 실으려 애썼습니다. 대학 강단이나 젊은 시인들 사이의 연구 실험용 시, 외래 이론이나 사회과학에 갇힌 시,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 쓰여 감동이 없는 시는 마땅히 들어올 수 없었습니다. 감상도 강단용, 학습용 시 분석이나 해설보다는 시가 내게 와 순수 혼을 떨리게 한 대로 써 독자 여러분과 함께 시가 유발한 감동을 소통하려 애썼습니다. 정보화 시대, 정보화 강국을 자랑하면서도 남녀노소, 사회 각계 각층이 소통이 안 돼 안타깝습니다. 이 ‘시가 있는 아침’이 참으로 인간적인 소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 아름다운 마음 세상 열어갔으면 합니다. 2009년 12월 이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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