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2013 좋은 시조』를 시조문학사에 더하며 한국작가회의에 시조분과가 신설된 지 3년이 되었다.『좋은 시조』는 시조분과와 함께 자못 비장한 각오로 출발했다. 현대시조 출발이 백 주년을 넘긴 시점에서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며 한 해의 결실을 모아 시조문학사의 한가운데에 갈무리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더구나 한국작가회의 회원의 작품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 시조단의 작품으로까지 범위를 확장했다는 사실은 주목받을 만한 중요한 결정이었다. 이는『 좋은 시조』가 여느 단체의 연간집 차원을 극복하고 새로운 지평을 여는 진정한 출발점이기도 했다. 『좋은 시조』는 그간 두 번의 출간을 바탕으로 독자들과 시조단의 여론을 수렴하여 올해도 나름대로 선정에 최선을 다했다. 기본적으로 한국작가회의 시조분과 회원들이 열 편 이상의 작품을 추천하는 방식은 지난해와 동일했으나 시조분과 회원이 증가했으므로 추천위원의 수가 상당히 늘어나게 되었음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무려 수십 편의 작품들을 꼼꼼히 챙겨준 회원들이 많았기 때문에 전체 추천 작품은 1천 편 가까이에 이르렀다. 40여명 회원의 세리稅吏와 같은 눈들이 경향 각지의 계간지는 물론이요, 협회의 연간지, 동인지, 지방 단체 작품집까지 총망라하여 살폈음을 밝힌다. 추천작이 많아졌지만 좋은 작품들은 누구의 눈에나 들어오는 법, 한 시인의 여러 작품이 중복 추천되어 이를 세 번의 정제 단계를 거쳐 하나로 모으고 또한 추천 작품들 중에서 옥석을 가리는 작업도 만만치 않았음을 고백한다. 그 와중에 새로 들고 난 시인들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선정 기준에서 시인의 비중만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작품의 완성도에 더욱 천착穿鑿했다. 또한 신인들의 작품을 격려하고 그들의 발전을 기원하는 차원에서 조금 더 세심한 손길을 배려했다. 1호에서는 추천작이 많았던 10여 명의 시인들 작품 두 편을 게재한 바가 있었고 2호에서는 한 작품으로 통일하여 추천 시인을 상당히 확대한 바 있었는데 금번 3호에는 136편을 선정했다. 작년에 비해 10여 명 정도 수록 시인이 줄어들면서 선정의 망이 좁아지게 되었다. 현대시조의 출발점이었던 1900년대 초만 해도 시조는 격랑의 바다에 표류하고 있었다. 서구 문물과 일제의 전통문화 초토화 작업에 밀려 그 명맥조차 부지하기 어려웠고 해방 국면을 지나서도 시단은 자유시의 전성기였으므로 시조는 그저 명색을 유지하기 바빴다. 현실 감각과 시대적 부응이 부족했던 점은 시조가 시단의 주류에서 밀려나게 된 뼈아픈 일이기도 했다. 그나마 가람 선생이 어렵사리 수습한 60년대부터 30여 년간이 시조의 성장기였다면 그 후(90년대)부터는 발전기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 실로 현대시조는 양적, 질적으로 중흥기에 접어들고 있다. 우선 발표 지면이 부족해 동인지를 내야 했던 7, 80년대와는 다르게 상상을 초월하는 많은 지면이 시조를 기다리고 있다. 시조 전문지뿐 아니라 각종 월간 및 계간 시 전문지가 시조를 수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신춘문예와《 시조문학》이 전부였던 신인 작가 등용문으로서의 역할을 이제는 겸하고 있어서 작금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시조시인의 양산을 우려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또한 젊은 신인들의 활발한 등장으로 시조의 소재와 주제가 다양하게 확대되면서 현대시에 걸맞은 현실 감각도 상당 부분 보완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조단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대시조를 가르치고 전파해야 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은 우리가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중요한 일이다. 또한 출발점이 백 년이 넘은 시점에서 한국현대시조문학사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해야 할 급선무라 하겠다. 이러한 다각적인 측면에서 파악해볼 때 한국작가회의 시조분과가 발행하는『 좋은 시조』는 시조단이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중요한 과제들의 밑거름이 되리라 믿는다. 비록 1년에 한 번 발행하는 선집에 불과할지 모르나 이 기획 정신과 결과물은 분명 한국시조문학사의 초석으로 남을 것이다. 끝으로 적극적인 추천의 노고를 아끼지 않은 한국작가회의 시조분과 회원들에게 감사드리며『 좋은 시조』는 해를 거듭하며 그 역할을 해나가고자 한다. 내년에도 더 좋은 작품으로 독자와 시인들을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2013년 1월 편집책임 김일연·정용국 한국작가회의 시조분과 위원장 김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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