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프롤로그 1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터 중국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는 〈곡강시(曲江詩)〉에서 ‘인생칠십 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 즉 ‘사람의 나이 70은 예로부터 드문 일’이라고 했다. 그런데 내 나이는 벌써 고희(古稀)를 지나고도 3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고 있으니, 나는 복 많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하긴 평균 수명이 짧았던 옛날에는 환갑을 넘기면 큰 잔치를 열어 장수를 축하했는데 요즈음은 그도 옛말이 되어 버렸다. 아침 일찍 아내와 함께 식목일에 심어둔 묘목을 둘러본다. 어제 단비가 내려 한껏 물을 머금은 묘목은 이제 막 새싹이 파릇파릇하게 올라오고 있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예쁜지 나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았다. 평생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 기분을 알 수 없을 것이다. 겨우내 언 땅에서 인내하다가 따스한 봄 햇살을 받고는 어느새 싹을 틔워 소담스럽게 피어나는 대지의 생명력, 그 무궁한 자연의 신비함을 어떻게 알겠는가? 아내의 재촉으로 서둘러 조반을 먹고 등원을 한다. 오늘따라 차창 밖으로 지나는 풍경들이 정겹기만 하다. 음성군의회 의장실에 도착해 따뜻한 차를 한 잔 마신다. 이제 이 자리에 앉아 결재하고 보고를 받고 회의를 주재할 날도 채 두 달이 남지 않았다. 나는 이번 의장직을 끝으로 43년간의 모든 공직에서 명예롭게 물러나기로 결심했다. 주변에서는 퇴임 이후를 생각해 여러 가지 제안을 해 왔다. 어떤 사람은 군수 출마를 강력히 권유하기도 했고, 충북 355-F지구 라이온스 클럽 총재를 맡아 보라는 권유도 있었다. 심지어는 다음에 국회의원에 출마하라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모든 제안에 고개를 저었다. 이제 사회와 농촌을 위한 봉사는 나 안병일이 아니더라도 할 사람이 많다는 생각에서였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이 있어야 할 곳과 물러날 시간을 분명하게 아는 사람일 것이다. 하느님이 내게 얼마만큼의 건강을 허락하시려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이제 남은 시간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과, 평생을 가족을 위해 헌신한 아내를 위해서 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네덜란드의 유명한 철학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했다. 여기서 사과나무는 단순한 나무가 아닌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리라.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사과나무를 심는 사람이 있을진대, 나 역시 공직에서 손을 뗐다고 두 손 놓고 지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상수 몇 천 그루를 구입해 심은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앞으로 주목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는 자연인 안병일로 돌아가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갈 것이다. 어쩌면 나는 타고난 농사꾼일지도 모른다. 농사꾼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펜대 굴리면서 공직에서 손가방 들고 출·퇴근하는 아들을 만들기 위해, 소 팔고 논 팔아서 대학까지 보냈는데, 기껏 공부를 마치고는 4-H에 빠져 농촌계몽운동을 한다고 밤낮을 가리지 않았으니 부모님의 억장이 무너져 내렸을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일이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나는 부모님께 송구스럽고 죄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나는 내가 걸어온 날들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대학시절 농촌봉사활동을 하면서 낮에는 분무기를 짊어지고 하수도와 변소를 소독해 주고, 밤이면 문맹 청소년들에게 야학을 하고 4-H 과제지도를 하는 한편 ‘우리도 잘 살아보자, 잘 살 수 있다’고 희망의 사자후를 외쳤던 시절들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싶게 아득히 멀게만 느껴진다. 도대체 그 열정, 그 기개는 내 몸 어디에서 활화산처럼 뿜어져 나왔는지 가끔 나 자신조차 의문스러울 때가 있다. 우리네 부모들이야 어떻게 사시건, 마을이야 영세하건 말건, 고등학교 정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도시로 나가 살았다면 내 일신이야 오죽 편했을까? 그런데 그 평탄한 길 다 두고 농촌운동으로 젊음을 불사르고, 남을 위한 봉사로 70평생을 그렇게 살았으니 참 못 말리는 팔자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뒤돌아보니 그 시절이 그립다. 우리 맹동면도 음성군도 도내에서 으뜸가는 잘 사는 고장으로 발전했고, 나 또한 농협조합장 7선, 통대의원 1∼2대, 군의원, 도교육위원회 부의장, 두 번의 군의장 등 15번의 선거에서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전승(全勝)을 거두었다. 이 모든 것은 젊은 시절 몸을 던져 농촌운동을 했고 사심 없이 남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뛰어다닌 나를 지역 주민들이 알아주고 지지해 준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고향 분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해야 하는 것이 도리지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2006년 5월 음성군의회 의장실에서 안 병 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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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_ 프롤로그1/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터 38 _ 프롤로그2/ 확고한 신념 위에 노력 보태면 성공 못할 사람 없어…… 50 _ 축사/ 이웃 위해 봉사한 아름다운 삶, 이 책을 통해 더욱 빛나기를…… ·꽃동네 오웅진 신부 53 _ 축사/ 음성발전에 산 증인의 발자취를 보면서 ·전 음성군수 박수광 56 _ 축사/ 우리 지역 농업·농촌·농업인과 농협의 산 증인이신 선배님 ·농협중앙회 음성군지부 전 지부장 김광렬 59 _ 축시/ 안병일 의장 퇴임을 기리며 ·서울 관악구 문인협회장 시인 조성국 61 _ 축사/ 농촌운동이 신앙이었던 우리 매형님 ·시인, 진천군 문인협회 회장 오만환 제1장 마음이 머무는 풍경 6남매 맏이로 태어나 66 아득한 유년의 뜨락 70 국민학교 시절 75 서당에서 글을 지어 장원을 차지하다 78 농사일을 거들다 81 고등공민학교와 중학교 시절 84 청주공고 시절 87 청주대학교 시절 90 제2장 사모곡 우리 어머니 98 의원을 찾아 달리고 또 달려 103 어머니와의 마지막 여행 106 ‘이현부모 효지종야(以顯父母 孝之終也)’라 111 부모님 보은송덕비(報恩頌德碑)를 세우다 114 제3장 큰일하려면 가정이 편안해야 천생연분 내 아내 124 서울대 치의대를 졸업한 큰아들 130 충북교육청 중앙도서관 사서과장인 둘째 아들 승헌이 136 심청이 버금가는 효녀, 고명딸 덕순이 140 서울대 석사모 쓴 셋째 아들 필헌이 145 농업후계자에서 소방공무원 된 넷째 아들 민헌이 150 K2 아웃도어 율량복합점 사장 된 막내 명헌이 155 제4장 상록수를 꿈꾸며 - 농촌운동의 횃불을 들고 4-H구락부 지도자 생활 162 맨손으로 이룬 60정보 경지정리 169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다 173 제 30주기 박정희 대통령 추도사를 했다 176 맹동농업협동조합 창립 182 벼 한 가마니 내기 현물출자운동 전개 187 불량 묘삼 바꾸러 가다가 오토바이 전복돼 189 내 사전에 편법은 없어 193 아무리 털어도 먼지 안 나는 조합장 198 인삼재배 성공으로 고소득 올려 201 제5장 패배를 몰랐던 선거 - 그 전승(全勝)의 신화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당선을 시작으로 206 음성군의회 의원 및 초대의장에 당선되다 209 『영일(榮一) 장학회 설립 취지』와 정관 212 충청북도 교육위원회 부의장에 선출되다 216 맹동초등학교 총동문회 결성해 회장에 선임되다 220 청주대학교 상경대학 동문회장에 선출되다 225 맹동라이온스 클럽 설립해 초대회장에 선출되다 229 제6장 의정 보고서 경찰서부지 1300평을 매입해 군청부지 넓혀 234 맹동 국민임대산업단지를 유치하다 239 음성·진천 혁신도시를 유치하다 244 음성군의회 초대의장 개원 인사 251 제4대 후반기 의장 당선인사 255 2006년도 신년사 258 의장직을 떠나며 260 제7장 마음을 깨우치는 소중한 가르침 죽을 힘 다해 개간한 상록농장, 손아귀에서 놓치고… 264 벽돌공장 실패로 인생의 깊은 맛을 알다 270 1996년, 청주 용암동에 평안빌딩 짓다 274 오웅진 신부님과의 인연 277 산 꿩을 붙잡다 281 제8장 희망과 신념으로 살아온 세월들 나의 건강비법 286 선진국 시찰에서 얻은 것들 291 해외여행 견문록 296 전두환 전 대통령과 산행을 하다 308 마음을 즐겁게 하고 부지런히 일하라 311 여러 가지 큰 수술을 이겨내고 313 기적의 현장 318 회혼례(回婚禮) 322 생가 보존과 파랑새 기금 325 저자 학력 및 약력·335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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