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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틈, 읽다

그 틈, 읽다

이효애

(도서출판)전망·2016-08-10

  • 160쪽
  • 문학
  • KDC 8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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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봄의 반란 꿀벌들의 함박웃음 철철 넘치는  산과 들에서  정령들의 비명이  마취에서 풀린 봄볕을 이리저리 밀고 당긴다 봄을 실행하기엔 조금 이른 무질서한 오색 군사들 주체할 수 없는 역마살을 몰고 혼처를 놓친 외사촌 누이의 가슴팍 넘나든다 부풀어 오르는 꽃내음 일부러 밀어내지 않아도   반란을 부추기는 극우단체였다는 것을 비집고 들어서야 안다 봄을 만끽해 봐야 안다 매화 눈 뜨다 먼발치의 입춘이 매화나무사이로 비집고 들어온다 날마다 예사로 보던 나는 눈동자를 고정시켜 놓고 들여다본다 눈높이에 멈춘 삼 년생 매화나무  얼룩배기 바람을 얼싸안고 눈 비빈다 나뭇가지가 예사롭지 않아 동공을 고정시켜 보는데 사시가 되도록 지켜보는데 가지 끄트머리로  어느 틈에 부풀어 하얀 눈꼽 맺힌다 저것들이 언제 발그란 뾰루지를 그렁그렁 부풀려 하얀 물집 터트린다    성성한 서릿발 아직 남은 뜨락 꽃물 키는 길목이 수상쩍어 붉은머리 멧새를 불러 놓고 채근한다 연붉은 발가락이 보청기를 낀 내 귀에다 봄이 온다고 귓속말 하곤 마을 아래로 가 큰 소리로 소리소리 지른다 발코니의 봄 1 아침 햇살에 베란다가 들썩인다   사방에서 몰려든 꽃,꽃,꽃, 나무,나무,나무들의 뿌리에서 하늘과 땅이 뻗어 내린다 세월 따라 다양해진 식물들 이름을 주문처럼 뇌까리는 그녀는 애초부터 기억 감퇴를 앓아 외어도 외어도 달아나는 이름들을 붙잡지 못한다   채송화 봉숭아 맨드라미 과꽃이 전부였던 순수한 꽃들 앞에 유년은 보이지 않고  카랑코에 베고니아 같은 낯선 이름들이 장독대 옆 화단 대신 베란다로 꽃길 낸다   수 만 가지 다양한 꽃들 중 단 몇 가지라도 외워 보려고 분꽃 같은 에피시아 발그란 수줍음에 과꽃 같은 게르베라 선명한 눈웃음을 마주하며 꼬이는 혀 다스린다 봄볕이 지구 한 바퀴를 돌고 돌아 앉은 자리   나날이 세련되어 가는 발음은 외색으로 짙어가고 베란다는 날마다 퓨전 꽃들로 흥청댄다 발코니의 봄 2 베란다에 앙금으로 내려앉은 햇살이 살포시 풍란을 들여다본다 화석이 된 돌고래의 턱밑에서 빛 기울기를 따라 잠금장치를 푼 탱글탱글한 꽃망울 시력 0.3인 간절기를 비집고 들어선다 햇살은 벌써부터 유리벽에 흘러내리는 온각수를 빨아들인다 햇살 사이 개념 없는 베고니아꽃 시도 때도 없이 해실거리고 발코니에서 움찔거리던 만데빌라는 기지개 뻗어 넝쿨 감는다 휘둥그레진 봄이 너도나도 우아하게 들썩이는 란들의 춤사위에 맞춰 덩달아 흥겨워진다 베란다는 이제부터 분주해진다 봄볕 땅의 지퍼를 열고 푸른 생명을 탐색하는 아지랑이 대지의 정자 같은 그놈, 참 신통하다 란蘭꽃이 피기까지 물기 마른 수석을 꼭 잡고 여유 부리는 풍란 꽃댄지 뿌린지 처음부터 속임수로 잎과 잎 사이에 비집고 앉아 햇살을 자근자근 물고 있다   꽃은 사치인 듯 밀봉한 망울은 마디마디에 냉각수를 달고 견고한 이파리는 저 혼자 두터워 부푼 시간 풀어 놓는다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아오를 듯 도도하게 깃 세우고 참으로 긴 여정 가득 차오르는 아침 관심 밖이었던 꽃들이 저 먼저 피어 蘭 밀쳐낸다 꽃의 서열에서 벗어난 蘭들은 가파른 햇살에 거만하게 앉아 몸값 부풀린다   기다림은 참선을 닦는 길이라며 겨우내 폭죽으로 쏟아진 햇살을 오래도록 기다린 성깔머리에 본때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기다림의 본질을 지닌 蘭 이러다 올봄도 그냥 가겠다 그 틈, 읽기 빛의 흘림을 가다듬지 않으면 신비스런 자태 차분히 지켜볼 수 없어 이따금 한 줄기씩 볕을 파헤쳐 꽃의 본문을 읽는다 봄에 관하여, 풍경, 그 찻집 속으로 비 내리는 장안사 들머리 보라색 머리띠를 나지막이 두른 찻집 창가에 물레방아 곁들여 놓고 오밀조밀한 소품들 마냥 이야기 빚고 있네 소박한 들꽃 피워놓은 원색 탁자 마주한 추억 저편을 감미롭게 쏟아내는 불멸의 남자 가는 걸음 멈추게 하는 색소폰은 천직이네 테라스에 앉아 힐링을 주문하는 이들 음악에 취해 빗물에 취해 물레방아를 돌고 돌아 처마 끝 차향으로 번지네 힐링을 파는 들꽃 같은 여인 적요의 시간을 난향으로 피우며 하루의 중심을 이끌고 있네 멈추듯 흐르는 시간이 여유를 불러오는 풍경 찻집 오늘은 참 분위기 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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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시인의 말 5 제1부 봄볕에 살 오르다 봄의 반란 15 매화 눈 뜨다 16 발코니의 봄 1 18 발코니의 봄 2 20 봄볕 21 란蘭꽃이 피기까지 22 그 틈, 읽기 24 풍경, 그 찻집 속으로 25 란蘭의 외출 26 아침 햇살에 내가 안긴다 28 꽃 진 자리 29 기억, 그것 30 봄볕에 살 오르다 32 외출을 꿈꾸는 여자 34 가버린 것에 대하여 36 제2부 외출을 꿈꾸는 여자 그녀를 리폼하다 39 산모기 40 행복한 밥상 42 부러진 나무 43 노포장 스케치 44 불면증 46 詩야 놀자 48 손뼉 49 갱년기 50 아기 새의 허공 52 가장 무도회 54 제3부 바다에게 길을 묻다 잠자는 바다 59 저녁 바다는 쌉싸름해 60 불혹의 바다 2 62 방아 섬의 아침 64 동백섬의 아침 65 그 섬에 가면 66 바람의 섬 68 바다 테라스 70 바다에게 길을 묻다 72 콰이강의 다리 74 용궁을 가다 76 맘속 바다 80 구월의 송정 바닷가 81 그 여자의 섬 82 제4부 빗소리를 굽다 텅 빈 하루 87 춤추는 제습기 88 꼴값 90 역마살 92 직선 그 위대한, 94 구름이 떠난 자리 96 장맛비를 솎아내다 98 위험한 동거 1 99 위험한 동거 2 100 소문에 대한 담론 102 더위를 무너뜨리다 104 화끈한 여자 106 빗소리를 굽다 107 비와 새 108 비오는 날, 난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110 제5부 그 여자의 가을 어버이 마음 115 어쩌려고 116 까치에게 부탁해 118 묵에 대한 진실 120 가을을 겨누다 122 구름의 배후 123 그 여자의 가을 124 조용한 구속 126 늦 모종 127 나뭇잎새들이 아프다 128 마지막 안부 130 이제야 131 비산동 산 183번지 132 두고 온 가을 134 겨울비 135 제6부 쉼 청탁서 139 바늘구멍에 멍 자국 나다 140 잡초 2 141 식물원에 갇히다 142 글쓰기 144 쉼 145 거울 앞에서 146 잠 1 147 잠 2 148 잠 3 149 잠 4 150 잠 5 151 기별 152 자전 산문 소소한 일상들의 행진 153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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