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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떠난 뒤에

엄마가 떠난 뒤에

킴벌리 윌리스 홀트 (지은이), 임정은 (옮긴이)

우리교육·2007-05-02

  • 문학
  • KDC 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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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작가의 말 나는 5학년부터 6학년 때까지 괌에 살았습니다. 거기서 보낸 2년은 마법 같은 시간이었지요. 우리 마당에는 코코넛과 히비스커스 나무가 있었어요. 괌에 사는 동안은 일 년 내내 수영을 하고 스노클링을 할 수 있었지요. 피에스타에도 갔었고 동굴 탐험도 했어요. 태풍이랑 지진을 겪기도 했지요.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건,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 속에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배울 수 있었던 거예요. 매일같이 학교 버스를 타고 루얀초등학교에 가서, 나 같은 백인 아이들과 차모로 아이들이 섞여서 같이 공부를 했거든요. 2년 전, 괌 국제독서협회에서 저를 초대해 주셨습니다. 그때 루얀초등학교에 다시 가 볼 수 있었어요. 내가 6학년 때 썼던 그 교실은 지금 독서실이 되어 있더군요. 기분이 묘했답니다. 인생이란 그렇게 돌고 돌아, 때로는 그 자리로 다시 돌아오기도 하는 건가 봐요. 옮긴이의 말 괌은 북태평양에 있는 미국령 섬입니다. 미국 본토와는 멀지만 어찌어찌한 역사를 거쳐 미국 땅이 된 섬. 사실 우리에게 괌은 신혼 여행지나 느긋한 해외 여행지의 이미지로만 떠오릅니다. 몇 해 전 관광차 괌에 갔을 때 나의 마음도 그랬습니다. 달짝지근한 열대 과일들, 피부를 검게 그을려 주는 뜨거운 태양, 하얀 모래가 깔린 백사장, 유리처럼 투명한 바다……. 여기는 지상낙원이 아닐까 생각했지요. 3박 4일을 실컷 즐기고 돌아오는 길, 탑승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괌 공항 면세점을 어슬렁어슬렁 구경하며 다녔습니다. 조그만 서점에서 잡지랑 그림책을 뒤적이다가 이 책을 만났지요. 소설인가? 어린이책인가? 무심코 펼친 책은, 짧지만 흘려 버릴 수 없는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죽었다.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 그대로 숨을 거둔 것이다.” 이런 심상치 않은 문장으로 유혹하는 책을 그냥 두고 올 수 없었습니다. 결국 돌아오는 비행기 안 깜깜한 객실에서 전구 불빛 아래 이 책을 거의 다 읽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여러 가지 의미에서 작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간결하고 쉬운 문장으로도 깊은 감동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에 우선 놀랐습니다. 이 책은 어린 주인공 이사벨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풀어 가고 있습니다. 더도 덜도 없이 이사벨의 눈으로 보고 느끼고, 속으로 읊조린 말이 그대로 절절한 이야기가 됩니다. 우리나라 독자 눈에도 작가의 그런 노련한 문체가 느껴져야 할 텐데,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그건 모두 제 번역이 어수룩해서 그렇다는 것을 꼭 말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 놀란 것은, 그렇게 평화롭고 너그럽게 보이는 섬도 ‘낙원’이 아니라 그냥 사람 사는 곳이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근사한 리조트에서 휴가를 즐기러 온 내 눈에만 그곳이 낙원으로 보이는 것이지,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하고 낚시해서 하루하루 사는 괌 사람들에게는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내게는 시원한 해수욕장인 바다가 그들에게는 그대로 삶이겠지요. 서울살이가 팍팍하고 고달파도 거기 사람이 있는 한 웃음도 있고 눈물이 있는 것처럼, 괌 섬의 야자수 그늘 아래에서도 웃는 사람이 있고 눈물을 삼키는 사람이 있었던 것입니다. 정작 가슴에 너무 큰 상처를 입은 사람은 눈물조차 흘리지 못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그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는 건 가족과 친구와 그리고 우리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괌은 여전히 나에게 아름다운 섬입니다. 꿋꿋하고 똘똘한 나의 이사벨이 살아 있기 때문이지요. 여러분도 태평양에 떠 있는 작은 섬에서, 우리의 마음을 다독여 주는 친구 하나를 찾길 바랍니다. 2007년 4월 옮긴이 임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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