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겐지의 발걸음을 따라 걸어 보세요 미야자와 겐지(宮澤賢治, 1896~1933)는 근대(일본사에서 1869년 메이지 유신에서부터 1945년 태평양전쟁이 끝날 때까지를 일컫는 말) 일본 작가들 가운데, 지금까지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시인이며 동화작가입니다. 그러나 겐지가 살아 있을 당시, 그가 쓴 작품들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외면당했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은, 어린이들은 순진무구해서 깨끗하고, 귀엽고, 아름다운 이야기만 읽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비뚤어진 삶을 때로는 잔인하다 싶을 정도로 질책하고 풍자하는 그의 동화가 많이 낯설고 이해하기 힘들었겠지요. 그래서 백여 편이 넘는 동화와 수많은 시 들 가운데 단 한 권의 동화집과 단 한 권의 시집만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것도 겐지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서 만들었지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겐지 동화의 참된 가치를 깨닫게 되었고, 지금은 일본은 물론 우리 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랑 받고 있습니다. 미야자와 겐지는 어렸을 때부터 내성적이고 감수성이 예민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집 근처 이와테 산의 매력에 흠뻑 빠져 산과 들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연을 관찰하고 식물과 광물 채집에 몰두하기도 했습니다. 산책을 할 때에는 늘 목걸이 연필을 걸고 다녔지요. 보고 들은 것들을 기록해 두었다가 동화나 시에 쓰려고요. 이렇게 해서 그는 자연물을 그야말로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작품에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의 문장에 드러나는 살아 있는 듯한, 눈에 보이는 듯한 선명한 묘사는 모두 이런 ‘자연 스케치’의 결과라 할 수 있지요. 작품에 무대로 등장하는 수많은 산과 들, 언덕, 혹은 모티브가 되는 사건이나 소재 등이 모두 자연을 산책하며 자연과 교감한 것을 바탕으로 생겨났음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작가의 동화들을 여러분에게 선보일 수 있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 소개된 미야자와 겐지의 작품은 스무 권도 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대표작이라고 알려진 몇몇 작품들 위주로 소개되어 있지요. 저는 아직 우리 나라에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백여 편이 넘는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들을 한 편 한 편 읽어 나갔습니다. 그러는 동안 그가 백여 년 전에 살았던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기발한 발상과 유머, 끝없는 인간의 욕심에 대한 경고, 자연에 대한 경외감, 생명 존중, 과학기술에 대한 선견지명이 있었음에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미야자와 겐지만이 가진 이런 장점들이 잘 살아있으면서도 ‘우리 나라에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 가운데 , , , , 이렇게 다섯 편을 가려 뽑았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들이 우리 말 옷을 입고 나오기까지 예기치 않게 여러 해가 걸렸고, 그러는 동안 과 가 다른 책을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소개한다는 의미는 다소 엷어졌지만, 이 작품들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재미와 풍자와 교훈과 아름다운 자연 묘사가 담긴 이야기들입니다.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는 읽으면 읽을수록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게 합니다. 또한 자연을 꼼꼼히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하고요. 어떤 사람은 미야자와 겐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글을 쓸 때, 겐지의 눈은 16미리 영사기로 변하고, 글을 쓰는 것은 그 영사기의 손잡이를 돌리는 것이었다.’고 표현했습니다. 그 만큼 나무 하나,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고 않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겐지의 동화를 읽을 때는 우리도 겐지의 발걸음을 따라 천천히 걸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눈에 보이는 것 하나하나가 귀한 목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요즘 어린이들은 이런저런 학원에 다니느라 얼마나 바쁘게 사는지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지도 못하고 씽씽 지나가는 자동차 마냥 그저 휙휙 지나쳐 버립니다. 여러분은 이 동화집을 읽으면서 미야자와 겐지가 그런 것처럼 아름다운 자연을 꼼꼼히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여러분을 향해 웃음 짓는 눈곱만 한 별 꽃도 볼 수 있을 것이고, 발밑에서 굴러다니며 말을 걸어오는 돌멩이의 목소리도 들릴 것입니다. 겐지의 동화는 어렵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으로 읽다 보면 겐지가 들려주는 참된 소리, 생명의 소리가 들려올 것입니다. 무엇이 참되고 귀한 것인지,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 여러분의 마음에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목차펼치기접기
차례 1. 조개불 2. 아침에 대한 동화적 구도 3. 카이로 단장 4. 달밤의 전봇대 5. 바라우미 초등학교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