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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절반은 나

이 세상 절반은 나

곽해룡 (지은이), 황수민 (그림)

우리교육·2011-03-25

  • 문학
  • KDC 8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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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꽃들에게 희망을 제 동시집 《맛의 거리》와 《입술 우표》가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에게 말을 거는 것이었다면, 이 책 《이 세상 절반은 나》는 한 발 한 발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애벌레에게 나비가 될 수 있다는 믿음과 용기를 주려고 배려하면서 썼습니다. 저는 책을 거의 읽지 못하고 어른이 되었습니다. 스물네 살에 처음으로 동화책을 읽었습니다. 그때 저는 구로 지역 어느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공장 일은 더럽고 위험하고 힘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돈을 조금밖에 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장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무원 시험을 치거나 대학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 무렵 읽은 동화책이 트리나 폴러스가 쓴 《꽃들에게 희망을》입니다. 알에서 깨어난 호랑 애벌레는 먹고 자라는 것 이외의 다른 삶이 있을 거라고 믿고 의미 있는 삶을 찾아 길을 떠납니다. 수많은 애벌레들이 올라가려는 기둥을 발견한 호랑 애벌레는 그 기둥 너머에 희망이 있을 거라고 믿고 기둥을 오르다가 노랑 애벌레를 만납니다. 사랑에 빠진 둘은 기둥을 내려오지만 호랑 애벌레는 기둥 너머의 세상을 보지 못한 걸 후회하며 노랑 애벌레를 두고 혼자서 다시 기둥을 오릅니다. 다른 애벌레들을 짓밟으며 기둥을 오르던 호랑 애벌레는 자신이 고생해서 올라온 기둥이 수천 개의 기둥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걸 깨닫고 다시 기둥을 내려와 나비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책을 읽고 저는, 제가 하늘 높이 치솟은 기둥을 오르고 있는 호랑 애벌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뒤부터, 나는 기둥의 어디쯤 올라와 있을까, 고민하며 뜬눈으로 밤을 새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저는 제가 오르던 기둥의 높은 곳까지 오를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 기둥 꼭대기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나자, 더 이상 기둥을 오르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높은 곳까지 오르지 못한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나도 노랑 애벌레처럼 나비가 되어 꽃들에게 희망을 전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스스로 기둥에서 내려왔습니다. 기둥에서 내려오는데 그동안 애써 올라온 게 아깝기도 하고, 다른 애벌레들과 등지고 걸어야 하기에 외로웠습니다. 다른 애벌레들은 그런 저를 걱정하기도 하고, 높이 올라갈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 거라고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기둥에서는 내려왔지만 저는 어떻게 해야 나비가 되는지를 몰랐습니다. 나비가 되기 전에 꽃들이 다 시들어 버리면 어쩌나, 조바심치면서 오랜 세월을 방황했습니다. 그 오랜 방황 끝에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몸에 날개가 돋아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애벌레였던 제가 나비가 된 것입니다. 기둥에서 내려온 뒤부터 저는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꾸 어려져서 열네 살, 열두 살, 어떤 때는 다섯 살이 되기도 합니다. 제 시를 만나는 것은 어른인 저를 만나는 것이 아닙니다. 머나먼 어느 별에서 온 어린 왕자처럼 40년 세월을 훌쩍 건너온 제 어린 영혼을 만나는 것입니다. 3학년 경태, 4학년 정행이, 5학년 가림이, 6학년인 종승이…… 이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제 어린 영혼과 놀아 주고 있습니다. 유복한 환경에서 커 가는 아이들이 남루하기 그지없는 제 어린 영혼과 사이좋게 잘 지내 주어서 늘 고마울 따름입니다. 제 동시집을 미리 읽고 격려글까지 보내 준 서지민 어린이와 가수 김광진 선생님, 독서운동가 권화빈 선생님과 동화작가 장주식 선생님, 어눌한 제 언어들을 세상에 고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편집부 장슬기 선생님과 예쁜 그림을 그려주신 황수민 선생님, 애벌레였던 저에게 나비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해 주신 트리나 폴러스 선생님께 고맙다는 말씀 전합니다. 살아오는 동안 저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신 분은 산돌교회 박춘노 목사님입니다. 목사님은 저보다 먼저 나비가 된 노랑 애벌레랍니다. 제가 가진 재주를 부와 권력을 쌓는 데 쓰지 말라고 일러 주신 박춘노 목사님과 젊은 날을 함께 방황했던 구로 지역 벗들, 꽃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는 모든 나비들과 글을 읽을 줄 아는 애벌레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통일 염원 67년 봄 가리봉 오거리가 내려다보이는 관악산 기슭에서 곽해룡

목차펼치기

차례 시인의 말 1부 이 세상 절반은 나 해를 품은 연못 그네 물고기 도서관 물수제비 초록은 힘이 세다 아기 낮달 홍학 공연 구덩이 수박 이 세상 절반은 나 2부 물집 양파 쌀벌레 맴매 엄마는 못 말려 할머니 소원 쥐꼬리 물집 자장자장 할머니는 아직도 엄마 보러 갔다가 가시 물고기 방귀 3부 고양이를 조심하세요 똥 바지랑대와 빨랫줄 생선장수 사이다 발이 셋 연 구두 발자국 날개 돼지 고양이를 조심하세요 늙은 산 고물상 헌 타이어 버팀목 4부 애기똥풀 나비다! 애기똥풀 별똥별 달팽이 노랑나비 네모난 수박 강아지풀 수평선 거미 자운영 닭 개똥벌레-전태일 황사 5부 얼음 땡 노란나비 흰나비 말의 온도 동물의 왕국 동물의 왕국 - 나비 풀 동물의 왕국 - 새 꽃과 단풍 제비집 자벌레 까치 무화과 선물 얼음 땡 발문 ; 남자, 젖의 상상력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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