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책을 내며 강둑을 지키는 나무처럼 2008년 3월부터 중등 《우리교육》에 연재한 ‘4050 학급살림 이야기’를 책으로 묶게 되었습니다. 월간지 특성상 한 달을 앞질러 써야 했던 만큼, 원고에 썼던 내용이 실제로는 행해지지 않거나, 계획에 없던 일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 권으로 묶는 작업을 하면서 그런 것을 덜고 보태며, 필요하면 지난 기억도 살려 끼워 넣었습니다. 결국 1년 형식 안에 몇 년에 걸친 이야기를 추슬러 담은 셈입니다. 저는 아이들이 ―선생님은 우리를 돕고 싶어 하고, 우리의 성장에 관심이 있으며, 우리가 저지른 실수에 슬퍼하고 성과에 대해서는 기뻐하며, 부족함에 대해서는 진실로 연민을 가지고, 우리를 위해서 누군가와 싸울 수도 있다.―고 믿기를 소망합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거대한 물살에 휩쓸리는 작금의 아이들에게 그래도 교사가 그중 가까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절은 오죽이나 수상합니까. 그런 점에서 교사는 강둑의 나무를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아이들이 먼 바다를 지향하여 어기여차 강물처럼 흐를 수 있도록 단단하게 둑을 움켜쥐고 있는 큰 나무 말입니다. 나무의 뿌리가 깊을수록 강둑도 튼튼하겠지요. 제가 늘 고민한 것도 실은 ‘내 뿌리는 얼마나 깊고 큰가’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뿌리가 깊어야 이파리도 무성하거늘, 아직은 어림없습니다. 더 살피고 성찰하여 깨우쳐야 할 것이 태산 같습니다. 교사인 한 공부는 숙명이라 믿습니다. 고백컨대 연재를 하는 동안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별것도 아닌, 남들도 다 품고 있는 사랑과 변변찮은 실천을 두고 뭔가 대단한 양 행세하는 것 같아 몇 번을 썼다 지웠다 했는지 모릅니다. 우리 주변에는 말없이 뚜벅뚜벅 제 길을 가는 교사가 얼마나 많습니까. 고뇌에 찬 담론을 생산하는 이들 또한 얼마나 많으며, 더 나은 교육방편과 대안을 찾는 집단적 모색은 또 얼마나 치열합니까. 그런 곁에서 부박하기 짝이 없는 교육적 자질을 고스란히 드러낸다는 것은 참으로 민망한 노릇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손톱만한 위로가 될 수 있다면, 혹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일 년을 초록抄錄했습니다. 부족한 공부를 충고해 주신다면야 백번 감사할 일입니다. 그러나 더 간절히 바라는 것은, 굳건하게 교실을 지키고 있는 교육 동지들의 실천과 상상이 봇물처럼 넘쳐나는 것입니다. 이 책이 모자란 대로 그런 기록의 마중물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2009년 3월 이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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