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개정판 서문 내년에 우리는 김유정 탄생 백주년을 맞이한다. 20세기 초엽에 태어난 김유정이 이제 백 살이 되는 것이다. 21세기 초엽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김유정 탄생 백주년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오늘의 문화 상황에서 김유정의 문학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훌륭한 문학 작품은 시대마다 다른 모습으로 읽혀진다고 할 때, 우리 시대의 김유정 문학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어내야 할 것인가? 아마도 우리는 세계화와 지방화와 정체성(正體性)의 개념을 염두에 두면서 김유정의 문학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전개해야 할 듯하다. 식민지 시대에 김유정의 소설은 잃어버린 고향이었다. 김유정의 그 토속성이 진한 언어와 그 천진스러운 인물들에게서 식민지 백성들은 잃어버린 고향을 읽어낼 수 있었다. 그들은 또한 진정한 리얼리즘의 정신과 전통적인 정서가 절묘하게 결합된 김유정의 소설에서 완성도 높은 작품을 읽는 즐거움을 감촉할 수도 있었다. 이와는 또 달리 그들은 말의 재미 자체에 도취됨으로써 절망을 즐기는 경지를 읽어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김유정의 소설은 구조가 탄탄하기에 이처럼 여러 가지 독법이 가능했다. 그러나 김유정의 소설이 이것으로 그치는 것은 아니다. 김유정 소설의 짙은 향토성을 우리는 한국 문학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에 유용한 문화 자원으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참으로 든든한 버팀목이다. 우리가 지금도 김유정의 작품들을 대견하게 여길 수 있는 것은 김유정의 작품들이 향토성과 세계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문학의 전범(典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김유정 문학의 이러한 가치를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지방화와 세계화로 동시에 치닫고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며,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가장 향토적인 것의 매력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가장 향토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명제의 참뜻은, 향토적인 삶에 대한 낭만적 예찬이 아니라, 향토적인 문화를 세계적 수준으로 이끌어올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임을 잘 알고 있다. 이 명제는 우리에게 치열한 노력을 요구한다. 김유정 탄생 백주년을 맞이하여 우리는 김유정의 문학을 다각적으로 재평가하고, 재창조하는 실험을 계속함으로써 우리의 지역문화를 세계적 수준으로 이끌어올리는 길을 모색하는 작업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하면서 편자는 ??원본 김유정전집?? 세번째 판을 세상에 내놓는다. 이 책의 초판은 1987년에, 그리고 보정판이 1997년에 각각 세상에 나왔었다. 그리고 2007년에 세번째 판이 나오니 십 년 간격으로 이 책을 내는 셈이다. 두번째 판은 완벽한 원본 전집이라고 판단하고 보정판이라는 이름을 붙였었다. 그런데 내놓고 보니 그래도 미흡한 곳이 있어 이번에 다시 보완하였다. 참고문헌 목록도 다시 작성하였다. 다시 작성해놓고 보니 최근의 연구 동향이 그대로 드러났다. 최근 십 년간 김유정 문학과 외국 문학의 비교 연구가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김유정 소설의 여성상에 관한 연구가 부쩍 늘었다. 김유정 연구가 꾸준히 시대를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이 계속해서 김유정 연구에 도움이 되기를, 그리고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이름이 원본 전집이라 까다로운 점이 많은 책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뜻 다시 출판을 맡아준 강 출판사의 가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 김유정 탄생 백주년을 일 년 앞두고 2007년 2월 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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