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들어가는 말 《비치파라솔 과학 아카데미》는 해수욕장의 휴식용 의자인 비치파라솔에서 시작된다. 비치파라솔은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다. 의자의 등받이를 뒤로 젖히고 발 받침대를 빼고 작은 비치파라솔 밑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으면, 생각이 왔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오래 머물기도 한다. 그 속에서 책이나 잡지를 읽다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잠이 들기도 한다. 가끔은 모험적인 생각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 환상 속에서 헤엄치기도 한다. 바람과 날씨,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보호되는 이 일렬로 늘어선 작은 휴식용 의자에서는 끊임없는 바다의 소리만을 들을 수 있다. 왼쪽이나 오른쪽 여기저기 눈을 돌릴 일도 없다. 비치파라솔 속에서는 단지 작고 네모난 현실의 단면만이 보일 뿐이다. 그래서 먼 곳을, 열린 수평선을 바라보게 된다. 과학자들도 일상의 많은 문제들로부터 벗어나 작은 현실의 단면에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 과학자들은 계속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기를 희망하면서도 한번 결론 내린 관점은 몇 년 동안 잘 바꾸지 않는다. 과학자들의 서로 나눠져 있는 연구소와 연구 분야도 비치파라솔 속의 의자와 마찬가지로 휴식과 영감의 오아시스일 수 있다. 하지만 해변의 작은 비치파라솔 밑에 잠수의학의 전문가와 풍력 발전 엔지니어가 함께 누워 있다 보면 서로 자신의 생각을 나누기도 하고, 옆에 누운 진주조개의 대가가 농담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이들은 모두 자기 분야에서는 전문가이지만, 다른 분야의 전문가인 이웃과 만나게 되면 우리와 같은 아마추어일 뿐이다. 과학자들이 ‘연구’라는 해변에서 단지 협소한 분야의 지식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늘어나면서 그들은 열린 자세를 갖게 되었다. 그들이 지녔던 이전의 우월감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그들 대부분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상대방을 대하며, 어떤 이가 와서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해 물으면 아주 반가워한다. 과학자들은 우리 같은 사람들은 진땀을 흘리게 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물어봐 준 것에 감격하며 아주 상세히 대답해 준다. 이런 현상을 과학 분야 전문 기자인 나는 특별히 잘 이용하고 있다. 지난 몇 해 동안 수백 개의 비치파라솔 의자들 중 하나를 다른 의자와 연결시켰다. 그럴 때마다 언제나 다시금 나를 놀라게 되는 사실은, 모든 전문가들이-때로는 전혀 전문 분야가 아닌데도- 매우 열중한다는 것이다. 나는 《타게스 슈피겔》지의 학술면을 차지하는 과학 칼럼 를 연재하면서 이들 전문 분야의 다양함을 체험하며 과학자들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다. ‘왜 잠수하는 사람은 물안경에 침을 뱉을까?’, ‘왜 풍력 날개는 달랑 세 개일까?’, ‘왜 졸 때는 머리가 뚝 떨어질까?’, ‘왜 뇌에는 그렇게 많은 주름이 있는 걸까?’, ‘왜 바다는 파란색일까?’ 등등. 이 책을 내기 위해 나는 그 과학 칼럼에서 다뤘던 질문을 기초로 하여 다시 작업하고 주제별로 정리하였다. 각 분야의 연구자들이 대답한 질문들의 범위는 우리의 몸과 살림살이에 도움이 되는 것들, 자연을 탐험할 때 관찰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해변의 휴식용 의자인 비치파라솔에서 관찰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이른다. 그 과정을 통해 과학자들은 전문가의 특별한 시야에 익숙하거나 정통한 과학자로서가 아니라 일반인의 눈으로 주변의 여러 현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나의 재차 계속된 질문에 대해 참을성 있게 대답해 준 이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한 하르트무트 베베처 박사와 파울 야노지츠 박사의 많은 조언들에 감사를 표한다. 또, 아이디어를 내주고 원고를 검토해 준 나의 부인 안네와 피퍼 출판사, 그리고 바르바라 벤너에게 감사한다. 이들의 도움 없이 이 책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연구해 온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조차도 심사숙고하도록 했던 이 책의 질문들은 아마도 일상생활 속에 숨어 있는 놀라운 과학에 눈뜨게 해 줄 것이다. 이 책이 머리를 모래에 처박으면서 현실을 외면하기보다는, 여러분이 호기심을 가지고 일상 속의 마술 같은 과학 현상들을 예민하게 살펴보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 토마스 데 파도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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