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고생 끝에 얻은 즐거운 행복 ‘효(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 ‘심청(沈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심청전(沈淸傳)》은 누가 언제 지었는지 알 수 없다. 이 소설은 처음에,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나라의 〈효자불공구친 설화(孝子佛供救親說話)〉와 〈인신공희 설화(人身供犧說話)〉며 〈맹인득안 설화(盲人得眼說話)〉를 근원 설화로 삼고, 《삼국사기(三國史記)》에 나오는 〈효녀지은 설화(孝女知恩說話)〉와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나오는 〈빈녀양모 설화(貧女良母說話)〉와 〈거타지 설화(居陀知說話)〉 등을 문헌상의 근원 설화로 삼아 이야기 형식으로 꾸며졌다. 인도의 〈묘법 동자 전설〉과 일본의 〈소야희〉 등은 유사 설화이다. 그 후 이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판소리 《심청가(沈淸歌)》로 다시 꾸며지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영·정조 때에 이르러 소설 《심청전》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조선 후기에는 이해조(李海朝)가 신소설 《강상련(江上蓮)》으로 다시 고쳐 쓰기도 했다. 판소리로도 불리고 소설로도 읽히는 작품을 ‘판소리계 소설’이라고 하는데, 이 중에서도 《심청전》은 《춘향전(春香傳)》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히며, 《심청왕후전(沈淸王后傳)》이라고도 한다. 여러 사람들을 거치는 동안 내용을 더하기도, 덜어내기도 하는 구비문학(口碑文學) 또는 적층 문학(積層文學)에 속하는 《심청전》은, 봉사인 아버지 눈을 뜨게 하려고 뱃사람에게 공양미 삼백 석에 몸을 판 심청이 인당수에서 제물로 던져졌지만, 옥황상제(玉皇上帝)와 사해용왕(四海龍王)의 도움으로 다시 태어나, 황후가 되어 맹인 잔치를 벌여 아버지를 만나고, 아버지도 눈을 뜨게 되어 고생 끝에 즐거운 행복을 찾는다는 줄거리를 가진 소설이다. 이 소설은 가난한 심 봉사 딸 심청의 지극한 효성이 현실 세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전반부와, 다시 태어난 심청이 황후가 되고 다시 만난 아버지가 눈을 뜬다는 환상 세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후반부로 구성되어 있다. 《심청전》의 사상적 배경은, 화주승(化主僧)을 통해 부처님의 신통력을 내세우거나 인과응보(因果應報)의 환생(還生)을 내세운 것으로 보면 불교적이고, 효를 강조한 것으로 보면 유교적이지만, 옥황상제와 선인(仙人), 선녀(仙女) 등이 등장해서 심청을 다시 태어나게 한다는 것으로 보면 도교적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봉사 심학규가 제물을 바치고 정성을 들이면 눈을 뜰 수 있다고 믿는 것과 뱃사람들이 험한 바다를 무사히 건너가려 인당수에서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쳐 고사를 지내는 등의 민간 신앙도 나타난다. 불교와 유교며 도교에 민간 신앙 등은 서로 쉽게 합쳐질 수 없다. 그러나 《심청전》에서는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조화는 한국 문학의 사상적 특성 중의 하나이다. 이 소설의 주제는 효이지만, 봉사인 아버지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삼백 석에 몸을 판 딸 심청의 자기희생을 주제로 내세우기도 한다. 소설 《심청전》은 목판본, 필사본, 활자본 등 수십 종의 ‘이본 (異本)’, 즉 ‘기본적인 내용은 같으면서도 장면이나 주인공과 등장인물의 성격 등이 조금씩 다른 여러 가지 책’으로 전해 온다. 지금까지 전해 오는 책으로, 방각본이라고도 하는 목판본은 서울에서 만든 경판본 4종과 전라북도 전주에서 만든 완판본 6종, 그리고 경기도 안성에서 만든 안성판본 1종이 있다. 특히 목판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경판본과 완판본은 몇 가지가 뚜렷하게 다르다. 먼저 소설 《심청전》의 배경이 경판본에는 대명 성화 연간 남군 땅으로 되어 있으나, 완판본에는 송나라 말년 황주 도화동으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가 아니라 중국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단군을 내세워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중화 문화?유교 문화의 근원이 깊다고 하면서 ‘조선(朝鮮)=중화(中華)’라는 조선 제일주의를 주장한 조선 시대 학자들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도 한다. 다음으로 심청이 부모의 이름이 경판본에는 심현과 부인 정씨로 되어 있으나, 완판본에는 심학규와 곽씨 부인으로 되어 있다. 또 어머니가 경판본에는 심청이 세 살 때 죽었다고 되어 있으나, 완판본에는 심청이 태어난 지 7일 만에 죽었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심학규가 경판본에는 부인이 죽은 후 너무 심하게 울어 눈이 멀었다고 되어 있으나, 완판본에는 스무 살이 되기 전에 눈이 멀었다고 되어 있다. 또한 심 봉사가 재혼하는 때도 경판본에는 맹인 잔치 후라고 되어 있으나, 완판본에는 맹인 잔치에 가는 도중이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심청을 도와주는 장 승상 부인과 심청이 인당수로 떠난 뒤에 스스로 찾아와 함께 살면서 심 봉사의 귀한 재물을 탕진하는 못된 뺑덕 어미는 경판본에는 등장하지 않고 완판본에만 등장한다. 심청이 인당수로 떠난 후에 심 봉사의 우습고도 익살스런 모습은 경판본보다 완판본에 더 많이 실려 있다. 그 밖에도 심청이 달라고 한 공양미 삼백 석 외에 혼자 남게 된 심 봉사에게 뱃사람들이 덤으로 준 재물의 종류와 양도 다르다. 필사본은 10여 종이 있는데, 대부분 완판본 내용에 따르고, 판소리 사설을 옮겨 쓴 것도 있다. 활자본도 10여 종이 있는데, 대부분 완판본 내용에 따라 이해조가 다시 고쳐 쓴 《강상련》을 따르고 있지만, 경판본을 따른 것도 있다. 이 《심청전》은 내용이 가장 흥미롭고 다채로운 완판본 내용에 따랐다. 거기에다가 다른 많은 이본들 중에서 가려 뽑은 내용들을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춰 넣어 다시 엮고 다듬어 고친 것이다. 특히 여기에 〈상두가〉, 〈목동가〉, 〈방아 소리〉와 같은 잔사설을 넣어 당시 서민 생활이 어떠했는지 엿볼 수 있게 엮었다. 거기에다가 공자와 같은 성현의 말씀과 생활의 지혜나 교훈이 담겨 있는 고사성어뿐만 아니라, 소동파와 이태백과 같은 인물들의 풍류를 함께 나눌 수 있는 한시 등을 넣고, 한자 공부도 함께할 수 있도록 풍성하게 담아 놓았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는 당시 서민들과 생활을 함께하며 슬픔과 기쁨을 나누고, 옛 성현들의 지혜를 배우면서 풍류에 푹 빠져 마음을 단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얻은 변치 않는 굳센 마음으로, 나를 낳아 길러 주시는 부모님에게 정성을 다해 감사하며 효도하게 될 것이다. 효도하기를 스스로 노력하고 자기 목숨을 바쳐 적극적으로 효도한 ‘효녀 심청’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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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심학규와 부인 곽씨 심청으로 다시 태어난 선녀 세상을 떠난 곽씨 부인 어린 청이 안고 젖동냥 다니는 심 봉사 효녀 심청 심청에게 감동한 장 승상 댁 노부인 시주를 약속한 심 봉사 공양미 삼백 석에 제 몸 판 심청 눈물로 이별하는 아버지와 딸 범피중류 인당수에 빠진 심청 다시 살아난 심청 수궁에서 어머니를 만난 심청 나쁜 짓을 밥 먹듯 하는 뺑덕 어미 꽃봉오리 타고 인당수에 떠오른 심청 황후가 된 심청 보고 싶은 아버지 심 봉사를 버리고 도망친 뺑덕 어미 혼자 서울로 가는 심 봉사 안씨 맹인을 만난 심 봉사 맹인 잔치에 가서 눈을 뜬 심 봉사 고생 끝에 얻은 즐거움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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