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 책의 초판을 쓴 지가 벌써 10년 가까이 된다. 2004년 여름 방학을 이용해서 저자의 강의 시간에만 교재로 사용하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원고를 집필했었는데, 뜻밖에도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지금껏 적지 않은 분량이 출판되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책의 내용을 고치고 다듬어야겠다는 책임감이 강하게 들었다. 이 개정판은 초판을 낸 지 약 10년 동안 저자가 좀 더 알게 된 바를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초판은 저자의 편의에 초점을 맞춘 다소 이기적인 책이었다. 설명은 최대한 간략하게 요점만 제시하고 문제 풀이를 많이 넣었다. 심지어 어떤 부분은 중요한 설명을 본문에서 직접 베풀지 않고 문제를 풀면서 이해하도록 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혼자서 이 책을 읽을 경우에는 적지 않은 불편함이있었다. 특히 국어 음운론에 익숙지 않을수록 더욱 그러했다. 그래서 개정판은 독자의 편의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불필요한 설명을 줄이고 중요 내용만 담는다는 원칙은 그대로 지켰다. 그렇지만 중요 개념에 대한 설명을 더 추가했으며 특히 이견이 대립하는 경우는 어느 한 쪽만을 따르지 않고 쟁점이 되는 부분을 명확히 밝혀 주려고 했다. 문제 풀이도 단순히 양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국어 음운론이라는 학문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것들로 채워 넣었다. 또한 발음 자료는 표준 발음으로 인정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급적 구분하여 독자의 혼동을 피하고자 했다. 이처럼 이번 개정판은 비록 기본 정신은 초판을 그대로 이어받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적지 않은 변화를 주었다. 개정판을 쓰는 데 들인 시간이 초판과 비교해 두 배 정도 더 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말로만 개정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초판보다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저자 나름의 노력을 최대한 기울였다. 초판을 내는 데 약 팔 할의 힘이 젊음의 패기였다면 이번 개정판은 초판으로 강의를 해 주신 여러 선후배 연구자분들의 격려와 학생들의 반응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한 분야의 개론서를 쓴다는 것은 자신의 가장 밑바닥을 가감 없이 보인다는 점에서 언제나 두렵고 긴장되는 일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능력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진 지식에 솔직해지는 과정을 거치는 것, 다시 말해서 다른 사람들이 쓴 개론서의 내용을 비판하기는 쉬워도 그 개론서를 쓴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경험하는 일은 학문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이런 과정을 거쳤기에 감히 개정판을 쓰겠다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앞으로 또 나올지 모를 개정판을 위해 저자는 계속 국어 음운론에 대한 지식의 곳간을 채워 가고자 한다.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고마움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2014년 5월 이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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