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복지국가에 대한 논의가 우리 사회에서 성장산업이 된 듯하다.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한국 복지국가의 비전과 정책에 대해 경쟁적으로 제시하려 할 것이다. 성장과 일자리, 공정한 배분의 문제 그리고 복지정책을 키워드로 한 비전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성장, 고용, 배분적 정의, 복지국가 이 네 가지 키워드를 엮어 내는 연계 고리 또는 메커니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정책적 대안을 담은 비전을 제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이 진술은 한국 복지국가를 연구하는 학문적 공동체에도 적용된다. 경제 성장과 배분적 정의, 조세정책과 복지정책, 선거정치와 복지국가, 유권자의 정책 선호와 복지정책의 조응 또는 부조응의 문제 등등, 현실적으로 많은 경우 상반관계(trade-off)에 있거나 패러독스(paradox)를 보이는 이슈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연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어떤 두 현상의 인과관계를 이론적으로 제시하고 경험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인과적 이야기와 하나의 증거를 찾아 나가는 연구들이 한데 모여 축적되었을 때 우리는 현실 세계의 메커니즘을 구성 또는 재구성하는 데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 이 책은 이런 희망을 갖고 한국 복지국가의 정치경제를 분석하는 연구자들의 논문을 모은 것이다. 이 책에 수록된 논문들은 다음의 세 가지를 공유한다. 첫째, 복지는 시혜가 아니다. 다양한 사회정책 프로그램과 제도, 그리고 그것을 주조하는 기본적 아이디어는 복지가 국민의 권리라는 것이다. 토마스 마셜(Thomas H. Marshall)이 이야기하는 사회적 시민권(social citizenship)으로 이해하든, 아니면 에스핑??안데르센(Gøsta Esping??Andersen)의 탈상품화로 이해하든,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인 것이다. 문제는 국민의 권리로서의 복지를 어떻게 제도화하고 비용과 혜택을 배분할 것인가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의 연구들은 복지 문제를 자선의 실천이라거나, 빈곤 타파, 시혜 또는 구휼적 의미의 구제라는 아이디어로 접근한 많은 연구들과 다르다. 둘째, 복지를 배분의 제도로 이해한다면, 그것은 정치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누가 비용을 부담하고 누가 혜택을 받는가? 소득에 따라서 조세의 형태로 부담되는 복지 재원 비용이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차등적으로 부과되는가? 복지정책의 수혜층이 표적화된 특정 집단에 집중될 것인가 아니면 전 국민이 시민이라는 바로 그 이유로 보편적으로 복지의 공적 공급의 대상이 될 것인가? 라스웰(Harold D. Lasswell)의 말처럼, 정치는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얻는가”에 관한 갈등과 조정일 것이며, 그것을 연구하는 것이 정치학이다. 이렇게 볼 때 위의 질문들은 정치의 영역이며, 정치학의 연구 대상인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 책에 수록된 논문들은 정치적 또는 정치경제적 요인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진행된 많은 한국 복지국가 연구들과 다르다. 셋째, 비교의 시각을 통해 한국 복지국가를 분석한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사회경제적 조건, 정치제도 및 행위자의 상호작용 등을 치밀하게 분석하면서도, 한국의 특수성이나 한국 예외주의를 일방적으로 주창하지 않았다. 우리 문제에 대한 깊은 학문적 고민을 비교의 시각을 갖고 풀어 나가는 논문들이다. 모든 사회과학적 발견은 비교로부터 도출된다. 우리 사회의 모순과 역사의 흐름, 그리고 제도적 결함을 지적하는 논문들의 근저에는 반사실적(counterfactual) 가정이 숨어 있다. 비교의 시각을 통해 한국 복지국가에 대해 분석한다는 점에서 여기에 모은 연구들은 다르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복지국가의 정치경제를 비교의 시각에서 다룬 논문들을 모았다. 2부는 비교 복지국가 연구라는 제목으로 영국과 독일의 사례를 연구한 논문들과 정치와 보건의 관계를 다룬 논문을 수록했다. 3부는 한국의 복지정치와 복지국가를 연구한 논문들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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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아연동북아총서 발간에 부쳐 6 서문 한국 복지국가의 정치경제에 대한 이해 | 권혁용 8 제1부 복지국가의 정치경제: 비교의 시각 1장 한국 복지체제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 강명세 21 2장 기업 지배구조와 복지 자본주의의 동학: 스웨덴 사례 | 안재흥 57 3장 선거정치와 복지국가: 선진 민주주의국가의 사례 | 권혁용 94 제2부 비교 복지국가와 사회정책 4장 변화하는 복지국가의 세 가지 모델: ‘제3의 길 정치’의 결과 | 김윤태 119 5장 전후 영국의 보편적 복지국가의 발전 조건과 전환 | 김인춘 148 6장 독일 가족정책에서 보충성 원칙 적용에 관한 연구 | 김상철 186 7장 정치, 복지 레짐, 그리고 인구집단의 건강: 논점과 증거 | 카를레스 문타네르(Carles Muntaner), 카르메 보렐(Carme Borrell), 에드윈 구(Edwin Ng), 정혜주(Haejoo Chung), 알버트 에스펠트(Albert Espelt), 마이카 로드리게즈-산스(Maica Rodriguez-Sanz), 조안 베나크(Joan Benach), 퍼트리샤 오캄포(Patricia O’Campo) 227 제3부 한국의 복지정치와 제도적 쟁점 8장 한국 정당의 복지정책과 선거 | 마인섭 251 9장 한국의 복지정치는 변화하고 있는가?: 1, 2차 국민연금 개혁을 통해 본 한국 복지정치 | 김영순 284 10장 우리나라 노후소득보장제도의 정치경제학: 역사, 문제점 그리고 대안의 모색 | 양재진 319 11장 국민연금기금의 정치경제학: 국민연금기금의 지배구조와 기금 운용의 변화 | 은민수 354 12장 비정규 노동자의 사회복지 배제 메커니즘: 한국과 일본의 사례 | 권순미 393 참고문헌 430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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