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프롤로그 축복으로서의 고민 고민하는 아이들과 가족을 만나면서 항상 느꼈던 점이 있습니다. 고민에 빠져 있을 때는 무척 외롭고,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자기만의 고통이라고 생각하거나 더 이상 해결책이 없다고 느끼기 쉽다는 겁니다. 그래서 한없이 불행하고 심지어 삶을 포기하는 일도 일어납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누구나 하는 고민이라는 것. 그리고 그 고민은 우리가 좀 더 넓게 깊게 보게 되어 더 큰 곳으로 연결될 때까지 우리를 이끄는 걸 봅니다. 문제없는 가정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로 인한 고민과 고통은 결국 우리에게 축복으로 작용하고 우리를 더욱 자유롭게 합니다. 고민 해결을 돕는 치료사로서 저는 그 명확한 축복의 비밀을 많은 분들이 마음속 깊이 간직하셨으면 하고 바랍니다. 판단과 비난은 이제 그만! 각종 육아서에는 부모를 야단치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상처 중심의 심리학이나 치유에는 항상 트라우마가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규정하고, 선과 악, 복수와 용서, 상처와 치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상처의 치유는, 상처가 더 이상 상처가 되지 않을 때, 피해자가 더 이상 피해자가 되지 않을 때 일어납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보다 우위에 서서 용서할 때는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판단하고 미워하고 정죄하는 사람들과 우리가 같다는 것을 깨달을 때 그때 진정한 평화와 자유가 찾아옵니다. “누구든 죄 없는 자가 저 여인을 쳐라.”고 말할 때, 돌을 쳐들었던 사람들의 손에서 점차 힘이 빠져나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세상에는 나와 다른 사람을 제외시키고 비난하고 분노하고 타도하는 세태가 팽배합니다. 심지어 가족 안에서도 그렇습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기준에서 벗어나는 부모와 배우자와 아이는 골칫거리나 타도의 대상, 심지어 적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마음속에서 스스로를 판단하고 기준을 나누는 일이 우리 자신을 힘들게 합니다. 마찬가지로, 좋은 부모, 나쁜 부모의 구분이 많은 부모들을 위축되게 하고 슬프게, 힘 빠지게 합니다. 아이들의 운명이 내 손에 달렸다는 자만심과 함께 항상 뭔가를 더 해야 한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히게 합니다. 아이의 경계를 존중하지 못하고 그 안으로 침범해 들어가게 됩니다. 이제 더 이상 나누지 말고 그냥 부모가 되었으면 합니다. 충분한 부모 ‘그냥 부모’가 되면서 우리는 더욱 힘이 생기고 중심이 섭니다. 아이를 낳았으니 그냥 ‘엄마’, 그냥 ‘아빠’입니다. 엄마들은 위대합니다. 아이를 가져 열 달 동안 시간과 공간을 같이하였습니다. 자기 피와 살을 공유하도록 아이에게 나눠주었습니다. 그리고 목숨을 걸고 아이를 낳았습니다. 세상에서 이렇게 숭고한 일이 어디 있을까요. 엄마라는 이름만으로도 가슴 뭉클한 일입니다. 우리를 부모로 만든 알 수 없는 생명의 흐름과 힘에 고개 숙일 때 우리는 충분해질 수 있습니다. 자신의 부모가 충분치 않았다고, 그러한 부모에게 제대로 받은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불행합니다. 아이에게만큼은 그런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자신이 비난하던 부모와 똑같이 혹은 더욱 심하게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우울해집니다. 우리의 부모는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폭력적이고 감정적이며, 이기적이고 도덕적이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하고 이중성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는 부모에게, 그분들이 그러하셨던 대로 충분한 나의 부모님이라는 걸 인정하며 그러하신 대로 감사하고 ‘네’ 할 수 있는 태도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상처를 안 받으려 안 주려 노력하는 삶이 아닌, 상처를 극복하는 삶으로 옮겨가게 합니다. 부모가 된 우리 또한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대로 충분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아이들을 더욱 넉넉하고 안정되게 품어 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겠다는 마음보다는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겠다는 태도가 부모가 된 우리의 마음에 중심을 세워줍니다. 머리말 눈먼 사랑 교육 1번지라는 대치동에서 수년간 고민하는 아이들과 부모님을 만나오면서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조건에서도 몸과 마음이 아프고 불행하다 느끼는 눈먼 사랑을 봅니다. 비단 대치동의 문제는 아닙니다. 일정 기준을 세워놓고 도달하지 못하는 자신과 배우자를 학대하거나 아이들을 고문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안 된다고 속앓이를 합니다. 충분하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때 우리는 항상 부족하게 느끼고, 만족하고 감사하기보다 불안감으로 채찍질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때로는 조금 부족한 ‘지금 그대로’ 충분하다는 사실과 우리가 때론 나쁘거나 부족하더라도 우리 안의 생명은 항상 우리를 숨 쉬게 하고 구분 없이 고루 햇볕을 쪼여준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충분치 않다는 착각과 눈을 떠서 서로를 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눈먼 사랑이 우리를 불행하게 합니다. 아이를 비난하고 바꾸려 하지 않고 아이의 타고난 기질과 성향 그대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아이가 움직여지는 시작이 됩니다. 너무 가까이 있는 물체는 초점이 맞지 않아 제대로 보기 힘듭니다. 부모는 아이를 낳았지만 부모와 아이는 이제 한몸이 아니라 분리되어 있습니다. 아이와 자신의 경계를 분간하지 못하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부모인 나, 혹은 배우자와 나 사이에 흐르고 있는 존재의 강을 인정하고 적절한 간격을 두고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건강한 분리가 서로를 행복하게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눈뜨고 바라볼 수 있는 건강한 경계입니다. 우리 집안의 문제아 개인 심리학은 아이의 행동을 이해할 때 개별체로서 아이가 겪는 경험과 정서를 중요하게 여기고 돕습니다. 이런 접근 방법은 장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저는 이 방법을 아울러 가족 안에서의 아이의 행동에 주목합니다. 모든 사람은 가족 안에서 생물학적인 몸을 받고 양육됩니다. 아이 안에는 이미 수많은 정보와 경험이 들어있습니다. 개별체라기보다 집합체입니다. 그리고 가족은 하나의 물리적, 심리적, 영적 공동체입니다. 가족 치료를 해오면서 아이들이 얼마나 착하고 선한지, 얼마나 맹목적으로 부모를 위해 사랑으로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지를 쭉 봐왔습니다. 가정 안에서 가장 문제라고 생각되는 아이들이 가족이 져야 하는 짐을 혼자서 지며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과 악역을 하는지도 압니다. 집안에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있다면 그런 마음으로 아이를 살펴봐야 합니다. 모든 아이들은 착합니다. 모든 부모도 아이였기 때문에 또한 착합니다. 지금 여기 모든 사람은 장점과 단점이 있고 넘치는 점과 부족한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온전합니다. 온전한 남자와 온전한 여자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살아갑니다. 이렇게 이루어진 온전한 가정의 지금 여기가 바로 온전한 순간입니다. 즐겁거나 괴로울 때에도 ‘지금 여기’에 머물러 그 감정을 충분히 있는 대로 느끼고 누리십시오. 거기에서 힘이 나옵니다. 목표를 만들어놓고 달성하기까지 보지도 듣지도 않고 달려가는 삶이 있습니다. 깨워서 아침을 먹여 유치원과 학교를 보내는 작은 목표에서부터, 매일 학원 숙제를 잘 시키는 목표, 좋은 학교를 보내는 목표 등, 각종 목표로 아이와 매일 전쟁을 하고 있지는 않나요? 지금 여기가 바로 내가 있을 곳, 우리 가족이 함께 머무를 곳입니다. 지금 여기가 바로 행복한 곳입니다. 지금 여기, 바로 이 순간에서 잠깐 머물러 가족을 바라보세요. 이 책을 읽는 부모님들이 자신감과 충만함을 가지고 가정의 중심으로서 아이들과 더불어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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