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작가의 말 ‘이순신 생존설’을 모티브로 한 이 소설은 지난 2008년 봄 초고를 썼고 몇 번의 퇴고를 거쳐 이듬해 겨울 완성했다. 나는 이 소설에 ‘이순신 생존설’에다 『난중일기』의 진실성이라는 소설적 의문을 더하고 전란 후의 혼란한 시대상을 겹쳐놓았다. 한 명의 영웅뿐 아니라 필부들에게도 비중을 두면서 ‘무인’ 이순신이 아닌 ‘문인’ 이순신의 모습을 창조해보고자 했다. 서양의 소설에서 끊임없이 변주되는 인물 중에 ‘예수’가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노먼 킴슬리 메일러의 『예수의 일기』, 주제 사라마구의 『예수복음』,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등 예수는 본격소설과 대중소설 전반에 걸쳐서 여전히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인물이다. 성격이야 다르지만 한국소설에서 ‘이순신’도 아마 그와 비슷한 위치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관심을 가졌던 지점은 ‘이순신’이라는 인간 자체보다 그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었다. ‘충과 효’라는 유교적 가치관을 구현하며 불멸성, 숭고함, 칠전팔기의 정신 등에 준거의 틀을 제공하는 인물. 의심의 여지없이 위대한 인물. 그에 대한 의심은 자칫 불손함으로 오해되는 인물. 그러나 이순신도 영웅이기에 앞서 인간이고 보면 『난중일기』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쓰지 말란 법 또한 없지 않을까? 그런 의문을 제기해보는 것은 역사에서는 무용할지 몰라도 문학에서는 필요한 시도가 아닐까? 이런 의심들이 작품을 쓰게 된 소박한 동기였다. 요컨대 내가 소설에서 의도하고자 했던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영웅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아닌 그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의 뒤집기였다. 그러므로 “왜 굳이 그렇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전적으로 독자여러분들이 내려주실 몫이라 생각한다. 다만 작품에 작의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했다면 그건 작가의 미숙한 역량 탓일 것이다. 파나마의 ‘돌주먹’ 로베르토 두란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링이두렵다. 그러나 링에 오르는 순간 살아 있음을 느낀다.” 그처럼 나는 소설이 두렵다. 가끔은 웬수같다. 그러나 소설을 쓰는 동안 온전히 살아있음을 느낀다. 위대한 복서 두란은 네 체급을 정복했지만 나는 등단 오 년 만에 첫 책을 낸다. 부끄러움을 아는 만큼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쓰겠다. 작품을 완성한 지 삼 년이나 지나 출간하다 보니 기쁨 못지않게섭섭함도 크다. 구구절절 밝히긴 어렵지만 몇 번의 희망과 실망을번갈아 겪기도 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소중한 가족과 지인들의 지지가 큰 힘이 되었다. 그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 그에 대한 감사는 앞으로 더 나은 작품으로 대신하려 한다. 마지막으로 흔쾌히 작품을 출간하기로 결정해준 리젬출판사 안성호 대표와 이소정 편집장에게 지면을 통해 특별한 감사를 전한다.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