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서문 걱정 없는 대한민국, 걱정 많은 한국사람들 2013년 11월 3일, 한국은행은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전했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폭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었다1. 최근 지속적인 엔화의 평가 절하로 흑자폭의 감소가 가속화하긴 했지만, 2~3년 전만 해도 한국과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비교 자체가 힘들 정도로 차이가 컸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흑자 규모는 30배 가량 차이가 났다). 일본의 어려운 경제 상황이 반영된 수치이긴 하지만, 이 결과는 한국경제의 기반이 튼튼하다는 반증이다. 이런 결과는 지난 10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 신기록 경신(35일)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국 경제의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지표들은 이밖에도 더 있다. 실업률은 2013년 9월 2.7%로 올해 중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고,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4년 내 최저 수준인 0.7% 수준으로 안정되었으며, 10월 외환보유액도 역대 최고 수준인 3,432억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2. 이에 따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11월8일 한국 연례보고서에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Aa3+’와 ‘안정적’으로 평가했다3. 한국의 경제상황은 대외적으로 볼 때 걱정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에 사는 사람들’도 걱정이 없을까? 조사 결과, 이처럼 긍정적인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걱정이 많았다. 10명 중 8명에 가까운 사람들(77%)이 일상적인 불안감을 경험하고 있었다. 그 불안감의 대부분은 ‘개인의 경제상황 악화에 대한 불안감’(62.5%)과 ‘실업과 실직에 대한 불안감’(55.8%) 등 주로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4. 외부에서 볼 때 ‘대한민국’은 괜찮은 나라로 보일지 모르지만, 정작 그 나라에서 사는 한국사람 10명 중 6명(62.1%)은 한국을 ‘살기 좋은 나라’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지 못했다5. 매년 해외 이주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거의 절반(48%) 수준에 달할 정도였다. 왜 이런 아이러니한 지표들이 공존할까? 문제의 핵심은 개인들의 경제적인 문제였다. 2013년 현재, 한국사람들은 ‘돈’이 없었다. ‘벌어들인 돈’보다 ‘빚’이 더 많았고, 버는 돈에 대한 빚의 비율(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계속 높아졌다6. 이 책에 소개된 조사결과는 개인들이 ‘현금 부족’을 경험할 때 일상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현금 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을까? 이 책은 다음과 같은 구성을 통해 이 주제를 파고든다. [돈 걱정하는 대한민국 50대의 속마음] 편에서는, 현재 한국사회의 중심인 50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다른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특징들을 정리해 소개한다. 한국의 50대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족과 돈, 그리고 ‘주인의식’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현실적인 함의를 짚어본다. [취업 걱정하는 20대의 메뚜기 직장생활] 편에서는 한국사회의 가장 ‘똑똑한 세대’인 20대들의 ‘회사’라는 공간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정리했다. ‘20대가 문제일까, 회사가 문제일까?’ 이 ‘뜨거운 감자’와 같은 질문에 대해 현실에 기반해서 생산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본다. 올해 새롭게 추가한 [동상이몽] 편에서는 다양한 사안에 대해 20대와 50대, 여성과 남성, 직장인과 대학생 등 서로 입장이 분명히 다를 수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보다 뚜렷하게 비교하여 소개한다. 올해 [ITㆍ모바일] 편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것은 역설적이게도 ‘오프라인 인간관계’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스마트폰 의존 현상은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의 대인관계에 대한 의존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듯하다. [유통ㆍ쇼핑] 편에서는 ‘돈’없고, ‘시간’도 없는 소비자가 결국 ‘사회적 관심’도 줄이게 되는 현실의 여러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여가ㆍ외식ㆍ미디어] 편에서는 2013년 여가활동으로 주목받은 ‘캠핑’이 왜 그렇게 높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돈’과 ‘시간’이란 힌트를 가지고 소비자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보자. [사회ㆍ문화] 편에서는, ‘고령사회에 대비하고 있는 개인과 국가’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정리한다. 개인들은 노후 문제에 대해 국가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고, 복지제도에 대해서는 세대간 입장 차이가 현저했다. 이 쉽지 않은 문제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확인해보자. [패션ㆍ뷰티ㆍ헬스] 편에서는 사회적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에서 개인은 보다 솔직하고 탈권위적인 소통을 선호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패션뿐만이 아니다. 성(性)에 대해서도 한국사람들은 이 정도로 거리낌이 없어졌다. [금융ㆍ부동산] 편에서는, 정부의 의지(?)를 믿고 집을 구매할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에 대해 몇 가지 조사한 결과를 볼 수 있다. 집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은 여전했으나, 문제는 수중의 돈이 없다는 것이다. 이 간격을 해소하기 위해 사람들은 ‘빚’을 내려고 할까? 매년 연말이 되면 수없이 많은 ‘트렌드 전망서’가 쏟아진다. 그로부터 반년 가량이 지나면 전망서의 수요는 급감한다. 전망서에서 ‘전망’한 대로 현실이 흘러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쓰면서 스스로에게 수없이 자문하게 된다. 독자들은 이 책에 소개된 조사 결과를 가지고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싶어 할 텐데, 이 책은 미래 예측서가 아니다. 그런데 왜 이 책을 발간해야 하나? 미래의 변화는 현재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대중적인 흐름은 분명히 미래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무언가 멋진 미래 예측을 내놓는 것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더 중요하다는 것이 우리의 믿음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멋진 전망도 없고,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새로운 현상도 들어 있지 않지만 꾸준히 우리가 이 시리즈를 내는 이유이다. ‘Catch up’이란 제목으로 발간하기 시작해서 5번째 책을 내면서 이런 우리의 생각을 더 솔직하게 표현하는 쪽으로 시리즈 이름을 바꾸었다. 트렌드모니터, 말 그대로 한 해의 흐름을 ‘모니터링(monitoring)’한다는 뜻을 담았다. 시리즈 이름 그대로 소비자들이 어떻게 과거를 살아왔으며, 현재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조사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여, 독자들이 현실을 통찰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미래란 ‘현재’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목표는 미래를 품고 있는 그 현실을 의미있게 보여주는 것이다. 시리즈 명을 바꾼 이번 책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다. 작업 시간이 예년의 2배가 넘었고, 어느 때 보다 꼼꼼하고 치열한 데이터 검수와 내부 논쟁을 거쳤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내용적으로 더 나아졌다는 피드백을 주었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겐 여전히 부족하고 아쉽다. 책을 반복해서 내는 작업은 ‘익숙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성숙함’을 요구하는 듯하다. 독자들이 부족한 이 책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를 어렴풋이 ‘예감’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번 책도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쳤다. ㈜마크로밀엠브레인 가족들의 물심양면에 걸친 지원은 언제나 가장 큰 격려이자 더 좋은 책을 내야 한다는 마음의 빚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항상 예리한 통찰력으로 ‘트렌드를 꿰뚫어 보는’ 지식노마드의 김중현 대표님께 마음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올해는 언제 나오냐’고 전화로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연구팀을 ‘압박하는’ 클라이언트 분들과 ‘특이한 통계책(?)’을 잊지 않고 기다려주는 열혈 독자 분들의 꼼꼼한 조언과 비판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2013년 11월 ㈜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 저자일동 각주)----------------- 1 2013.11.03, “韓 올해 경상수지 흑자, 사상 처음 日 추월 전망” (연합뉴스) 2 2013.11.08, 2013년 11월 최근경제동향 (기획재정부 보도자료, http://www.mosf.go.kr) 3 2013.11.08 ‘무디스, 한국 국가신용등급 ‘Aa3+, 안정적’유지’ (기획재정부 보도자료, http://www.mosf.go.kr) 4 일상적 불안감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패션ㆍ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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