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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온다면

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온다면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갈매나무·2014-02-17

  • 자연과학
  • KDC 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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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두 물체가 충돌하면 물체가 망가진다. 그런 일이 있을 때 우리는 화가 난다. 망가진 물체가 자동차일 때는 더욱 화가 난다. 그러나 때 로는 일부러 뭔가를 망가뜨려서, 그 구성성분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 려고 할 때도 있다. 2008년 9월 10일 제네바에 모인 입자물리학자들 도 바로 그런 일을 꾀했다. 학자들은 유럽 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세 계 최대의 입자가속기 LHC의 관제 센터에 모여 이 어마어마한 입자 가속기가 작동하기를 기다렸다. 이 입자가속기는 지하를 통해 제네 바에서 프랑스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27킬로미터 길이의 원형 터널로, 그 안에서 원자핵의 미세한 구성성분인 양성자Proton가 어마 어마한 속도로 가속된다. 외부에서 볼 때는 그 아래 깊은 곳에서 일 어나는 드라마틱한 사건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입자가속기 안에 서 입자 다발 하나는 터널을 통해 시계 방향으로 질주하고, 또 하나 는 반 시계 방향으로 질주한다. 각 다발은 약 1천억 개의 양성자로 구 성되어 있다. 작은 입자들의 질주 속도가 거의 빛의 속도에 필적하 면, 담당자는 몇 개의 명령어를 컴퓨터에 입력하여 입자들이 이제 서 로 스쳐가지 않고 정면으로 충돌하도록 한다! 그리하여 이제 양성자 들이 충돌하게 되는데, 양성자들은 충돌하여 서로를 파괴하며, 작은 공간에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입자 들이 많이 탄생한다. 터널을 따라 설치된 고층건물 크기의 거대한 측 정기가 이런 충돌들을 기록하고 분석한다. 이런 충돌을 통해 지금까 지 알려지지 않은 입자도 탄생할 것이다. 학자들이 오래전부터 찾고 있는 ‘힉스 입자’가 탄생할 수도 있다(이 책은 2012년에 나왔는데, 2013 년에 힉스 입자가 진짜로 발견되었습니다 ― 옮긴이). 그리고 우주의 구조 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하는 완전히 새로운 입자가 탄생할 수도 있 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건 한 가지는 확실하다. LHC 안에서 충 분한 충돌이 일어나기만 한다면, 우리는 우주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입자가속기에서 학자들은 충돌을 야기할 뿐 아니라, 충돌을 통제 한다. 그러나 우주에는 의도되지도, 통제되지도 않는 상태에서 충돌 하는 다양한 종류의 천체로 가득하다. 이런 말에 많은 사람들은 고개 를 갸우뚱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우주를 넓고, 텅 비 고, 단조로운 공간으로 상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넓고 텅 비어 있 다’라는 말은 옳다. 우주는 무한히 넓고, 기본적으로 비어 있다. 단지 때때로 이런저런 별들이 우주에 변화를 야기한다. 어마어마하게 크 고 텅 비어 있다 해도, 우주는 전혀 지루하지 않다. 텅 빈 공간이 끝 없이 펼쳐진다 해도, 우주에서는 계속해서 행성과 별과 은하가 계속 해서 충돌하기 때문이다. 많은 충돌은 우리의 상상을 훨씬 초월하는 규모와 파괴력을 지닌다. 이런 충돌 중 대다수는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일어난다. 어떤 충돌은 생명을 파괴하지만, 어떤 충돌 은 오히려 생명을 탄생시킨다. 우주에서 늘상 일어나는 천체들의 충 돌 뒤에는 언제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그리고 우리는 입자 가속기 속의 충돌과 마찬가지로 우주에서 일어나는 충돌을 통해 우 주에 대해 많이 배웠다. 옛날에 하늘은 질서 있고 완벽한 장소로 여겨졌다. 신들과 신적 법 칙이 지배하는 영역이었다. 그 뒤 연구자들은 차츰차츰 종교적인 생 각을 벗어던지고, 우주의 진정한 얼굴을 마주하기 시작했다. 그 얼 굴은 우리 인간들에게 그리 기분 좋은 얼굴은 아니었다. 인간은 세계 의 중심이 아니었고, 창조의 꽃이 아니었다. 우리는 다른 일곱 행성 과 더불어 작은 별을 돌고 있는 작은 행성의 거주민일 따름이었다. 우리는 우리의 행성계가 평범한 행성계라는 것을 알고 있다. 많은 다 른 별들도 행성들을 거느리고 있으니, 우리의 태양 역시 특별할 것이 없다. 우리의 태양은 몇 천억 개의 다른 별들과 더불어 거대한 은하 계를 이루는데, 태양과 지구는 이 은하계의 가장자리에 자리 잡고 있 다. 그러나 몇 천억 개의 별을 거느린 거대한 우리 은하도 알고 보면 우주 전체를 이루는 아주 작은 부분일 따름이다. 우주에는 우리 은하 같은 은하가 수천억 개가 있고, 그 은하들은 각각 수천억 개의 별들 을 거느리고 있다. 그리고 그 별들은 각각 그들의 주위를 도는 많은 행성을 거느리고 있다. 이런 행성 중 최소한 하나에는 정확히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적절 한 조건이 조성되었다. 바로 지구다. 그리고 지구의 생물체는 주변의 우주를 관찰할 뿐 아니라, 이런 우주와 그들 자신이 어떻게 생겨났는 지를 자문할 능력이 있을 만큼 지능이 발달하여, 우주의 근원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고, 이 목적을 위해 거대한 입자가속기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우주 충돌을 연구하고 있다. 우주의 충돌은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을 지니지만 이런 충돌은 우주에서는 아주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지구가 그런 충돌로 멸망한다 해도, 그것은 우주 적인 시각으로 보면 아주 평범한 일이다. 물론 그것은 인간들에게 생 각만 해도 무서운 일이다. 우연히 이 지구에 살게 된 인간들이 지구 가, 그리고 지구와 더불어 인간들이 몽땅 멸망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찌 쉽겠는가. 그러나 우리 인간들은 그런 충돌을 통해 지구 문명 이 완전히 멸망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만 하지, 우리가 존재하게 된 것 역시 그런 충돌 덕분이었음을 간과한다. 두 천체가 때때로 충돌하 지 않는다면 우주는 어둡고, 생명이 없고, 지루한 공간일 것이다. 충 돌이 비로소 우주를 우주로 만든다. 충돌이라는 것은 뭔가 움직여야 만 가능한 것이고, 움직임은 역동적인 우주의 토대다. 움직임도 역동 성도 없는 우주에는 충돌도 없고, 충돌을 통해 야기되는 파괴도 없을 것이지만, 충돌을 통해 파괴될 수 있는 것 역시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런 우주는 처음부터 죽은 우주이고 생명이 없는 우주이 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주에서 일어나는 충돌을 약간의 경외심을 가 지고 바라보아야 한다. 우주 충돌은 장난이 아니다. 그러나 우주 충 돌이 없었다면 우리도 존재하지 않았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은 우주 충돌의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지구 멸망에 대한 변호서이다. 우리는 충돌에 감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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