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프롤로그 메시와의 인터뷰에서 천재 코드를 찾다 2014년 9월 10일자 미국 신문 「워싱턴포스트」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아르헨티나의 로사리오(Rosario)에 거주하는 이들은 자신의 자녀에게 ‘메시(Messi)’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었다는 내용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이 끝나고 두 달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아르헨티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Lionel Messi)는 조국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결승전까지 진출시켰고,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으나 대회 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그의 고향 로사리오에는 자신의 아들이 메시처럼 되기를 바란 ‘아빠’들이 너무 많았던 모양이다. 너무 많은 이들이 ‘메시’라는 이름으로 출생 신고를 하자 지자체에서 아예 금지시켜 버렸다. ‘메시’는 본디 이름이 아니라 성이다. 아이에게 메시와 같은 ‘리오넬’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상관없지만, ‘축구의 신’의 대명사가 된 ‘메시’라는 성을 이름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로사리오는 다소 과한 결단을 내렸다. 축구 선수에 대한 열광은 비단 아르헨티나만의 사정은 아니다. 자녀를 축구 스타로 키우고 싶어 하는 이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아졌다. 요즘 사내아이의 돌잔치에 가보면 축구공을 돌잡이 상 위에 놓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얼마 전 찾았던 돌잔치에서는 ‘축구광’으로 유명한 남편이 아이가 축구공을 잡기를 염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스포츠 기자의 돌잔치에도 축구공이 빠지지 않았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온라인으로 발간하는 축구 잡지 「매거진S」는 박지성, 이승엽, 박세리 등 한국 스포츠계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아버지가 한 자리에 모여 나눈 대담 인터뷰를 실어 화제몰이를 한 적이 있다. 요즘 스포츠 스타들은 부모의 ‘교육열’에 힘입어 탄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제 축구 선수를 꿈꾸는 소년의 시대에서, 아들을 축구 선수로 키우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 찬 ‘사커대디(Soccer Daddy)’의 시대가 도래했다. 많은 아이들이 한국의 메시, 제2의 박지성을 꿈꾸며 푸른 잔디 위로 향한다. 그러나 모든 아이들의 꿈이 이루어지지 않듯, 모든 아빠들의 꿈도 이루어질 수 없다. 최고의 경지에 오른 이들에게는 한결같이 노력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타고난 재능’이 있다고들 말하기 때문이다. 축구 역사상 최고의 반열에서 거론되고 있는 선수 리오넬 메시(Lionel Messi)에 대해 평가할 때 세계 최정상의 선수로 불리는 이들조차 “메시는 타고난 천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연습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른 선수라고 평가한다. 그렇다면 메시의 능력(talent)은 정말로 신이 점지해준 ‘선물(gift)’일까? 개인의 노력과 관계없이 형성된 초자연적인 능력일까? 필자는 개인적으로 ‘타고났다’는 표현을 싫어한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에 대해 미신과 종교에 의존해 왔다. 모든 현상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고 믿었다. 천재라 불리는 이들에 대한 비밀을 탐구하는 것은 나의 오랜 호기심이자 숙제였다. 어려서부터 남들 보다 앞서 가는 천재를 동경했고, 한 때는 스스로도 어린 나이에 이룬 성취와 칭찬에 ‘나도 천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있다. 자라고 난 뒤에는, 내가 생각했던 개념의 천재란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섣부른 판단이었다. 다양한 연구 결과와 이론, 그리고 실재를 목격하며 천재의 존재를 확인했다. 다만, 천재를 계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실마리를 찾았다. 천재를 탐구하고 싶다는 열망이 다시 피어올랐다. 이제는 더 이상 호기심에만 그치지 않았다. 나는 천재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직업적 특성상 유명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만날 수 있는 분야는 제한적이었다. 나는 10년차가 넘은 축구 전문 기자다.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고 칭송받고 있는 메시가 활동한 시대에, 그를 직접 취재할 수 있는 축구 전문 기자로 일한다는 것은 축복 같은 일이었다. 메시가 프로 경력을 보내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그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또 근거리에서 두 차례나 긴 인터뷰를 나눌 수 있는 천운도 따랐다. 나는 축구 선수 메시를 취재하면서, 동시에 ‘시대의 천재’가 간직한 비밀을 탐구하고 싶었다. 스페인 특파원 시절, 전성 시대를 보내던 메시의 경기를 1년이라는 시간 동안 현장에서 지켜봤고,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종종 스페인으로 건너가 메시의 여정을 꾸준히 쫓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결승전까지 진출시킨 메시의 분투 역시 브라질 현지에서 취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직접 본 메시는 대단했다. 하지만, 그 또한 사람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듬해 메시는 FC바르셀로나 선수로 통산 두 번째 트레블(유럽 축구 3관왕)을 달성하며 축구 역사상 전무한 업적을 세우며 이를 극복했다. 메시라는 인물의 천재적 성공 스토리가, 분명히 분석할 가치가 있다는 것에 더 큰 확신이 든 순간이었다. 해를 거쳐 여러 번 메시를 마주하면서 그가 시시각각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과거와 비교한다면 훨씬 더 활달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메시는 달변이 아니다. 현란한 발기술 만한 말재주를 갖지는 못했다. 메시는 인터뷰를 달가워하지 않는 성격을 가진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메시를 만나면 무엇을 물어야 할까?’ 유명 인사들과의 인터뷰 기회가 찾아올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기회는 많지 않다. 잘 팔리는 질문,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 그리고 나 자신이 궁금한 질문 사이에서 고민한다. 긴장 끝에 만난 메시는 인터뷰를 꺼릴지언정 인터뷰에 불성실한 선수는 아니었다.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메시에게는 어린 나이지만 일가를 이룬 이에게 느껴지는 특유의 아우라가 있었다. 준비한 모든 질문을 할 수는 없었지만, 두 번의 기회를 통해 필요로 했던 대답은 어느 정도 들을 수 있었다. 그 대화가 이 책을 쓸 수 있도록 이끈 큰 힌트가 되었다. 과연 천재는 태어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대한민국 전역의 수많은 축구 선수들, 그리고 자신이 축구 선수를 꿈꾸는 아이를 가진 많은 학부모들이 최고를 꿈꾸며 오늘도 비법을 찾아 헤맨다. 대체 어떻게 하면 메시처럼 될 수 있을까? 이 책이 그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릴 수는 없다. 다만 메시가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통해 어느 정도 실체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메시를 최고의 자리로 이끈 키워드는 비단 축구 선수로의 성공뿐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든 적용 가능한 ‘천재 육성 공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천재’는 규정하기 어려운 존재다. 때론 모두가 천재로 불렀던 이들이 ‘천재성을 잃었다’는 평가 속에 ‘범인’으로 끌려내려 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축구계를 넘어 수많은 분야에서 천재라는 꼬리표를 얻었던 이들에게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그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일관된 ‘천재 육성 공식’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 과정에서 ‘천재’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어쩌면 ‘천재’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사례를 접목했다. 작가 본인이 음악에 조예가 깊지 않기 때문에 모차르트의 생애가 메시의 ‘천재 공식’과 연결되는 부분에 대해 주로 언급했다. 독일의 극작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천재의 정의에 대해 “의미 있고 지속적인 생명력을 갖고 활동하는 생산력”이라 규정했다. 그가 천재로 꼽은 인물은 모차르트였다. “모차르트의 모든 작품이 그런 활동의 산물이다.” 모차르트의 음악적 성취, 그리고 메시의 축구적 성취는 그런 면에서 꽤 닮은 면이 많았다. 모차르트의 경우 그 자신이 천재일 뿐 아니라, 그가 만든 음악에도 천재가 될 수 있는 코드가 녹아 있다. 모차르트 음악은 태교 음악의 고전이다. 과학적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것이 입증됐다.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의 프란세스 라우셔 교수팀은 모차르트 음악을 듣기만 해도 뇌의 활동이 촉진돼 지능이 향상된다고 주장했다. 이 이론은 이후 여러 실험에서 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거의 지지를 받지 못해왔다. 서울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2015년에 와서 이탈리아 로마 라사피엔차대학교 연구진의 연구가 이를 뒷받침 했다. 라사피엔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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