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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칭다오(靑島) 조선족 박정옥의 구술생애사

중국 칭다오(靑島) 조선족 박정옥의 구술생애사

이채문, 박경용, 여필순, 이현철

(도서출판)책과세계·2013-06-30

  • 사회과학
  • KDC 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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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서 문 경북대학교 SSK ‘다문화와 코리안 디아스포라연구단’ 일행은 구정을 지낸 2013년 2월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중국 조선족의 새로운 이주지인 중국 칭다오를 찾아 나섰다. 방문 시기를 구정 연휴가 끝나는 직후로도 생각해보았지만, 한국보다 연휴를 길게 사용하는 특성상 고향 간 칭다오 조선족들이 아직까지 귀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한 주를 더 늦추었다. 연구단 일행은 김해공항에서 비행기로 약 1시간 50분 만에 서해를 건너 산동반도에 다다랐다. 절기상으로는 아직 겨울이지만 칭다오의 기온은 현지조사 기간 내내 비교적 포근하여 조사활동을 하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이번 현지조사의 핵심은 조선족의 중국 내 새로운 이주공간을 찾아가 이들의 이주와 적응 및 생활문화를 이해하는데 있다. 칭다오는 중국의 조선족이 제2의 디아스포라를 경험한 대표적인 지역 중의 하나로서 20만 명이 넘게 이주하여 살고 있다. 중국 조선족은 칭다오 외에도 동일한 산동성 내의 위해(威海), 연대(烟臺)를 비롯하여 북경(北京), 상해(上海), 천진(天津), 대련(大連) 등지에도 상당수 이주해 있다. 그 중에서도 칭다오를 연구지역으로 정한 것은 제한된 연구기간과 연구비로 인해 모든 곳을 조사하기 어려우므로 대표성을 지닌 이곳을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조선족의 중국 내 재이주 현황을 살펴보면, 북경지역 3-4만 명, 상해지역 2-3만 명, 연대 및 위해지역 10만 명, 칭다오지역 20만 명 등이다. 첫날 오전 10시쯤 김해공항을 이륙해서 기내식을 먹은 후 눈도 붙일 시간도 없이 곧바로 칭다오공항에 도착되는 것을 보고 칭다오가 한국과 가깝다는 것을 실감했다. 공항에 도착해서는 연구단 공동연구원 중의 한 명인 연변대학 여필순 교수와 합류했다. 여교수는 조선족으로서 중국 내에 거주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출발한 연구진보다 두 배나 되는 더 먼 거리를 달려와야 했다. 여교수의 안내로 늦은 점심을 동태탕으로 때운 후 숙소로 가서 여장을 풀었다. 조선족이 밀집해 거주하는 칭다오시 성양구(城陽區)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 내 조선족 민박집이었다. 우리 연구진은 이곳을 거점으로 해서 칭다오의 조선족들을 하나둘씩 차례로 만났다. 조선족 신흥 이주지 칭다오는 인구 700면 명의 부성급 도시로서 중국 내 7개 계획단독도시 중의 하나에 속한다. 그 중요성으로 인해 경제부문은 중앙정부의 관할 하에 있으며, 산동성 내에서 동영시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칭다오시’라고 칭할 때는 보통 인구 280여 명 규모의 시가지를 의미한다. 그렇지만 넓은 의미의 칭다오는 시가지를 포함하는 7개의 구(區)와 시(市)로 구성되어 있다. 전자는 시남구(市南區), 시북구(市北區), 사방구(四方區), 노산구(嶗山區), 성양구(城陽區), 황도구(黃島區), 이창구(李創區) 등이다. 후자는 시가지 주변을 외연하고 있는 즉묵시(卽墨市), 교주시(膠州市), 교남시(膠南市) 내서시(來西市), 평도시(平度市) 등이다. 이 중 한국인과 조선족은 한국 기업이 입주해 있는 성양구, 이창구, 황도구, 교주시 일대에 집거한다. 산동반도 칭다오에 한국 기업이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1989년 한중 수교 직후부터다. 한국 기업의 칭다오 진출 이전에는 ‘홍콩-상해-북경’ 항로를 이용하여 광동성의 광주지역으로 섬유나 가방 관련 업체가 진출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한국-칭다오 간의 직항로가 개설되면서부터는 지리적으로 보다 가까운 이곳이 한국 기업 진출의 주요지역으로 부상하였다. 칭다오로 한국 기업이 대거 몰려온 이유는 지리적인 근접성과 저렴한 인건비를 비롯하여 양호한 투자환경, 해외 외자를 유치하려는 중국 당국의 정책적 지원 등이었다. 당시 한국 기업으로서는 1987년의 이른바 ‘노동자 대투쟁’ 이후 인건비 급상승과 노조활동 등으로 기업 환경이 나빠져 보다 나은 조건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던 시기였다. 1990년대 초부터 차츰 진출하기 시작한 한국 기업은 1999년 무렵 칭다오를 비롯한 위해, 연태 등 산동성 일대에 섬유, 의류, 전자, 기계, 신발, 완구 등의 품목을 중심으로 3,461개에 이르렀다. 이 중 칭다오에는 그 절반에 해당하는 1,688개의 한국 기업이 23.7억$를 투자했다. 한국 기업 진출의 절정을 이룬 2006년 무렵에는 칭다오에 2,940개에 달했으며, 이 중 단독투자 기업만도 2,582개였다. 칭다오에 진출한 대다수 한국 기업은 원자재를 수입하여 완제품을 생산한 다음 외국으로 수출하는 이른바 ‘가공무역’ 형태를 유지했다. 이는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노동집약적 경영의 이점을 살리는 방식으로서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했다. 산동지방은 역사적으로 제나라와 노나라 근거지로 거주자는 대부분 한족으로 타 소수민족 비율은 아주 낮다. 길림성, 요녕성, 흑룡강성 등 이른바 ‘동북3성’의 본거지에 밀집해 살던 조선족도 그 이전에는 이곳에 많지 않았다. 중국 조선족은 ‘동포’라는 민족 동질감에 나아가 우선 한국말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므로 한국 기업으로서도 최고의 일꾼들이었다. 한국 경제 성장에 따른 ‘코리안 드림’은 중국 내 조선족들로 하여금 한국으로의 돈벌이 러시와 궤를 같이 하여 중국 내 한국 기업을 적극 찾아 나서게 한 동인이 되었다. 따라서 20만 명을 넘는 칭다오 내 조선족의 거대한 재이주 물결은 이와 같은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진출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칭다오로의 한국 기업 진출은 자본과 물류의 이동에 사람의 이동까지 동반한다. 한국으로부터는 우선 기업 유지와 관리를 위한 인력이 파견된다. 기업주를 비롯하여 그곳에 상주할 핵심 관리 인력이 들어간다. 이들은 혼자거나 아니면 가족끼리 함께 간다. 이들은 한국 기업이 입주한 공단지역 주변에 보금자리를 튼다. 한국 기업에서 노동자로 일하기 위해 유입되는 중국 조선족도 마찬가지로 출퇴근이 쉬운 공장 주변지역에 거처를 마련한다. 칭다오 시가지보다는 교주만 해안을 따라 건설된 성양공단이나 황도, 교주, 이창, 이촌 등의 공단 주변에 조선족 집거지가 형성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칭다오로 옮겨와서 거주하기 시작한 한국인과 중국 조선족은 1999년 무렵 각 1만 5천명과 6만 명 정도였다. 이후 한국 기업의 지속적인 진출로 양쪽 인구도 차츰 함께 불어나 한국인 10만 명과 조선족 20만 명을 상회한다. 산동반도 관내 칭다오 인근의 위해, 연태 등의 도시에도 한국인 5만 명과 조선족 10만 명이 거주한다. 칭다오만 해도 한국 기업을 중심으로 공생하는 한국인과 조선족이 30만 명이나 된다. 이 정도 인구 규모라면 한국의 경우 웬만한 중간 규모의 도시 하나를 이루고도 남는다. 연구진이 현지조사를 갔던 칭다오 성양구(城陽區) 곳곳에는 한국인과 조선족이 밀집하는 ‘한인촌’이나 다름없는 공간들이 형성되어 있다. 이는 2006년의 경우 칭다오 전체 한국 기업 2,940개 중 절반에 가까운 1,200여 개나 되는 많은 공장이 성양공단에 입주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번 칭다오 현지조사에서 우리 연구진이 만난 조선족 사람들은 크게 학자와 실업가, 자영업자, 서비스 노동자, 문화예술인, 의료인, 종교인 등으로 나뉜다. 이들은 연령과 직업도 다양하지만 칭다오로 이주한 시기나 출신지역도 다양하다. 일부는 1990년대 한국 기업이 칭다오에 진출하던 초기에 이주했지만, 일부는 아주 최근에 이주했다. 초기에는 각처 농촌의 시골 출신들이 단순 노동자로 다수 이주했으며, 일부는 김치나 떡 방앗간 등 전통 산업 자영업에도 종사했다. 이와 같은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에 노동자로 취직해서 돈을 벌고자 하는 열망으로 칭다오로 이주한 점은 공통점에 속한다. 특히 연구진이 묵었던 민박집의 사장(박정옥, 57세)은 30대 후반부터 6~7년간 한국에서 번 돈으로 칭다오에서 9년째 한국인을 상대로 민박집을 운영 중이다. 그녀는 한국에서의 노동경험과 이로 인한 이혼, 칭다오 이주, 한국 남성과의 로맨스, 민박집 운영 등 생애 대부분이 한국과 한국인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져 왔다. 연구진은 한 여성의 생애를 통해 칭다오 조선족의 삶을 이해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시 접촉이 가능한 장점을 살려 4회에 걸쳐 생애 전반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다. 그녀는 비록 이주 3세대에 해당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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