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텃밭에서 피어난 꽃 웃음들 이훈식(서정문학 발행인. 시인) 먼저 이의수 님의 첫 번째 시집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 시인에게 시집 출판은 어떤 의미일까? 시인마다 그 이유가 다 다르겠지만 공통분모를 찾는다면 살아온 삶의 흔적을 남기고 싶은 소박한 꿈일 것이다. 시를 쓰게 되면서 자기 자신도 쉽게 깨닫지 못했던 정서를 만나게 되고 사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리해 보면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자기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들여다볼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늘 주관적인 사고에 빠져 살다가 한 발자국 떨어진 자리에서 자기 자신을 그리고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사유의 폭이 넓어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여유로워졌다는 것이다. 사람은 주어진 환경에 변화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과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오늘을 살아가는 존재. 그래서 사람들은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사유하고 행동하면서 사유의 반경. 행동반경을 넓혀 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의수 님의 첫 번째 시집은 내가 이 땅에 살아 있고 아직도 이루어야 할 꿈이 많이 남아 있다는 자기 고백이다. 그간 써 온 시를 묶어 세상에 첫 선을 보이는 시인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짐작이 간다. 딜레마(Dilemma)에 빠져 단 한 편도 쓰지 못할 때도 있었을 것이고 아주 짧은 시간에 쓰인 시 하나에 위로를 받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시는 결국 자기 자신의 눈높이만큼 쓸 수밖에 없다. 시 한 편 한 편이 내 뜨락에 피어난 소중한 꽃 같아서 부끄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할 시어들 창조의 기쁨은 알고 보면 또 다른 사유의 세계를 가지게 되었다는 환희이고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 산고産苦를 치른 시간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일을 향한 성장통成長痛이다. 제1부로부터 제4부까지 작은 웃음들이 저마다 색깔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친정 채소밭에는 잡초 하나 없이 말끔하게 정리된 땀 흘린 엄마의 얼굴 자식들 하나하나 떠 올리시며 힘든 줄도 모르셨을 사랑 밭 가장자리에 상추 자식들이 오기 전 당신의 손으로 몫을 나눠 놓았을 텐데 동네 품앗이 가신 엄마 잘 키운 상추밭 혹시나 망치지나 않을까 말없이 뽑기가 조심스럽다 ― 「빈자리」 중에서 이의수 시인의 시는 첫째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따뜻하고 아주 진솔한 감성에서 뽑아낸 시어들이 정다운 이웃집 누이 같은 웃음을 띠고 있다. 억지로 채색하지 않고 느끼는 그대로를 군더더기 없이 그려내고 있다. 시골에 계시는 어머니의 일상을 과장되거나 억지로 끄집어내지 않고 짧은 순간에 떠오른 이미지를 차근차근 이야기하듯 풀어내고 있다. 시는 은유요 함축이라고 말하지만 이의수 시인의 시는 그런 걸 떠나서 자기 자신의 마음을 담백하게 덧칠하지 않고 그려낸 시들이 언제나 달려가고픈 고향 우리 정서의 모티브(Motive)가 되는 정겨운 우리의 농촌 풍경을 닮았다. 이의수 시인은 기교와는 거리가 멀다. 우리 문단의 큰 흐름으로 흐르고 있는 산문시는 더더욱 아니다. 서정적 형식을 통해 행을 나누고 연을 나누며 삶의 희로애락을 행간마다 성실한 시어로 담아내고 있다. 종달새처럼 쉼 없이 재잘거리는 조그마한 입 천사 같은 맑은 눈동자 네가 주는 사랑은 내리는 빗줄기만큼 셀 수가 없다.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할머니 가슴은 텅 빈 하늘이다. ― 「고 녀석」 중에서 이제 유년기 접어든 손자를 보며 그 한없는 사랑에 젖어 있는 시인의 모습이 오히려 더 영롱하다. 또 질병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자식을 위해 무릎 닳도록 엎드리는 모성.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보고 지나간 날에 아버지를 그리는 그 애틋한 정서가 우리들 안에 꼭꼭 숨어 있던 우리 자신을 보는듯하다. 그리움을 노래하고 자수정 반지에 깃든 사연으로 멋을 내는 시인. 작은 들꽃 하나에게도 새 생명의 이름을 붙여주는 시인. 벌. 나비. 백로. 여울진 강가의 모습들을 작은 기쁨으로 찾아내는 시인…, 천상 없이 농촌에 사는 서정시인이다.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일들을 소소하게 풀어내는 그 여유로움이 앞으로 두 번째 시집에서는 어떻게 성장될까? 궁금하기도 하다. 가정이라는 틀 안에서 학교생활이라는 낯설지 않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곱게 물든 사유와 시어들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저마다 다 제 몫의 이름을 지어 주고 있다. 비우고 또 비워내야만 견딜 수 있는 삶의 무게가 초록색 빛깔로 투명하게 고였다가 미련 없이 떨어진다. 세월에 찌들고 때 묻었던 시간들을 정갈하게 씻어내는 연잎 사이 우뚝 솟은 꽃봉오리 관세음보살이 따로 없다. ― 「연꽃」 중에서 이의수 시인은 불교적 사유가 시어마다 깊은 시심으로 젖어 있음을 본다. 일상생활에서 어쩔 수 없이 부딪치는 인간의 한계를 또는 무엇인가 허전한 그 결핍을 뼈저리게 느낄 때마다 한없이 기대고 싶었을 절대자에 대한 믿음이 시어 안에서 강물처럼 조용히 흐르고 있음 본다. 연잎 사이 우뚝 솟은 꽃봉오리를 보고 ‘관세음보살이 따로 없다.’라는 표현은 불심의 깊은 사유 없이는 쉽지 않은 시어이다. 불교적 사상에 대해 오묘한 깨달음을 다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존재에 대한 물음 그 근원을 노래하고 인과관계로 이어지는 영적 세계를 내 안으로 받아 드리고자 하는 모습이 선연하다. 숨 죽은 배추로 맛있게 간을 맞추고 비벼서 김치통에 차곡차곡 눕히기까지 혼자서 속을 넣으며 힘든 줄도 모르고 땀께나 흘렸을 것 같다 뜻밖에 숨겨 놓은 살림 솜씨 가족들 모두가 깜짝 놀랐다. ― 「살가운 남편」 중에서 시는 작가의 사유가 맑게 투영된 열매이다. 보고 듣고 느낀 정서를 꼭꼭 씹어 삼켰다가 정제된 언어로 다시 뱉어내는 작업 그게 시이고 그게 창조의 기쁨이다. 이의수 시인은 다감한 시각을 가진 정 많은 시인이다. 강가의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기적 소리가 울타리 옆 외롭게 핀 꽃 한 송이가 그리움이 되고 친구가 되기도 하는 언제나 부르면 손잡아 줄 것 같은 감성의 소유자이다. 그래서 시가 난해하지 않으며 누구나 읽고 그 시의 이미지를 공감하는 데 어렵지 않다. 평범하면서도 작품을 통해 그 마음을 전달하고자 하는 그 의미들이 행마다 연마다 살아나고 외연적 분석을 통해 얻어진 주제를 자기화시키는 데 성공한 시인이다. 살가운 남편이라는 시는 하얀 도화지에다 그려낸 수채화 같은 예쁜 작품이다. 멸치. 표고버섯. 다시마 한 잎 사랑 가득 넣고 끓인다. 고명으로 제철인 호박 썰어 갖은양념으로 무쳐내고 양파도 옆 자리에 앉힌다. 묵은 지 한쪽 썰고 지단으로 부친 계란 양념장에 땡고추가 감초 역할을 하면 잘 삶은 국수 소쿠리에 담아 아들 집으로 동동걸음 ― 「잔치국수」 중에서 이 땅에 여성들은 주부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역할이 주어진 무한의 사랑을 가진 존재이다.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는 말도 하나님은 할 일이 너무 많아 이 땅에다 어머니라는 존재를 대신 내보냈다는 말도 우리 가정사에 엄마라는 위치와 그 역할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말해 주는 문구이다. 초등학교에서 늘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서인지 때 묻지 않은 동심이 시 속에서 고스란히 묻어 있다. 갖은양념으로 무쳐낸 잘 삶은 국수를 가지고 동동 걸음으로 아들네 집으로 달려가는 그 마음이 눈에 선하게 보인다. 이의수 시인의 시는 특정한 틀이 없다. 어떤 가치에 구속되는 법도 없다. 뭐든지 시적 대상으로 삼아 이성적 진실보다는 감성적 진실로 다가가는 모습을 가지고 우리를 불러내고 있다. 요즘 시들이 독자들과 멀어지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시가 너무 난해하거나 아니면 너무 표피적이고 감각적 사고에만 의존하다 보니 운문과 은유를 잃은 시에 식상하게 되고 시가 가져다주는 설렘과 그리움들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 많고 심성이 따스한 이의수 시인은 이 시집에 수록된 시들을 통하여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어릴 적 고향 이야기. 가슴과 가슴을 맞대고 사는 모임 친구들. 길가에 피어난 들꽃들의 웃음들을 학교에서 만난 천진난만한 아이들 모습 속에서 자신을 찾아내고 가볍지 않은 시어들로 가슴 한쪽에 저마다의 이름표를 달아주고 있다. 시인의 삶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어떤 선입감이나 예단에 젖지 않고 밭고랑을 꾸미듯 풀어낸 첫 시집이 이제 세상을 향하여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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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인의 말1부12 벚꽃14 쑥16 산책길 18 진달래20 겹벚꽃나무22 노란 민들레23 모과꽃24 비 개인 후 26 솔밭 산책길 28 풍경30 위양 못32 블럭 스쿨34 종남산 진달래 35 양귀비36 운동회37 노란 장미38 빈자리2부42 고 녀석44 나들이46 내리사랑48 한낮의 여유50 맹꽁이 52 원추리 꽃53 달개비 54 놀이터56 황금 딱지58 자두60 개망초62 그곳에 가면 64 호우경보66 아침 풍경68 괜찮아요 70 참 맛있다72 나무수국74 야생화3부76 연꽃78 소나기 80 달맞이 꽃 81 구절초82 나팔꽃 84 맨발로 걷기 86 백일홍88 외갓집90 통도사92 부부모임94 소중한 사람 95 노을 96 박국98 잔치국수100 백로 101 남천강102 무화과 104 맥문동 4부106 나팔꽃 107 낙엽 108 부곡 온천110 그네 타기112 가을 소풍 114 코스모스 단지115 산책길 116 아버지118 천황산120 청도 아자방 122 테니스 월례회124 어울림마당126 나들잇길128 합천 모임130 담쟁이 131 단풍 132 살가운 남편 134 자수정136 |해설| 텃밭에서 피어난 꽃 웃음들 _ 이훈식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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