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작가의 말 ] 꼽아보니 평생 직업 교직을 그만둔 것이 벌써 십이 년째다. 마음과 머리에서만 소설을 쓰다가, 그때부터 비로소 펜을 들어 원고지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니, 같은 햇수만큼 소설작업을 해온 셈이다. 그런 일을 시작할 때, 그 나이에 뭐 하러 굳이 어려운 길을 가려느냐고 애정 어린 만류도 있었다. 글쓰기란, 더군다나 소설 쓰기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었으리라. 소설쓰기를 겁도 없이 시작하는 데 거창한 출사표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꿈이었다.’ 소녀 적부터 가졌던 소박한 꿈, 소설가가 되고 싶은 꿈, 어린 시절의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도전하는 삶은 설사 그 일이 아무리 고달프다할지라도 한번쯤 시도함직 하지 않은가! 한번뿐인 인생인데… 소설 쓰기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정신과 기교의 부조화로 좌절할 때도 있었고, 문장이 심미적 의미를 지니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아 애가 탈 때도 많았다. 그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우리사회-문학계의 편견이었다. 원만한 나이의 글쓰기는, 그것도 여성의 문학수업은 으레 유한부인의 고급한 소일거리로 여겨 읽어보기도 전에 무시하려 하였다. 이런 경향으로 인하여 신춘문예나 유력한 잡지의 최종심의 문턱에서 자주 헛발을 디디는 경험도 쌓았다. 그렇다 해서 작가의 꿈을 실현하는 일을 중단할 수는 없었다. 내 존재의 심연에 도사리고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지 않고서는 사는 게 무의미했다. 잔잔한 일상의 소소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서사에, 눈에 밟히는 사회의 비리 현상에, 여성으로서 겪어야 하는 고달픈 삶의 궤적에, 마모되어가는 역사의 흔적에, 날개를 달아주거나, 일침을 가하거나, 위로의 손길을 내밀고 싶은 열망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여기 모은 작품들은 그런 출생내력을 지녔으니, 결국은 내 존재의 증명인 셈이다. 십여 년 누적된 작품을 세상에 내 보내려니 조금 두렵기도 하다. 옹색한 심연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예리한 독자의 시선을 마냥 회피할 수만은 없다고 각오하고 있다. 책상서랍에서 불편한 침묵으로 일관했을 나의 식솔들에게 바깥세상을 호흡하게 해야 하는 것 또한 작가의 의무가 아니던가. 이런 절차를 거치면서 기존의 세계를 허물면서 또 다른 세계를 구축해 나아가는 것이 결국은 소설이고, 문학이고, 인생이리라. 내 평화의 안식처 린·다璘·多네와 내 문학의 기상나팔이신 유연油然께, 진중한 해설로 소설의 길을 잡아주신 임명진 교수님께, 그리고 빼어난 문화의식으로 좋은 책을 만들어 주신 손정순 사장과 편집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2011년 6월 魯 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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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작가의 말 동심원�U11 ― 2006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무엇을 남기고 무엇으로 채우랴�U35 아바타�U55 외줄타기�U77 ― 제6회 동서커피문학상 수상작 바람의 눈�U99 쉘위댄스�U122 쌍둥이바람꽃�U141 빨강지갑�U161 거울�U185 ― 제8회 공무원문예대전 수상작 꿈꾸는 손�U209 쇼팽발라드�U233 달항아리�U251 낙타초�U270 평설 ‘살기’와 ‘지내기’, 그리고… 임명진(문학평론가·전북대 교수)�U292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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