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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펴내면서 이제는 문학사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지만, 최근까지 우리 시단에서 도출된 쟁점 가운데 가장 첨예한 메타적 흐름을 형성했던 것이 아마도 서정을 둘러싼 개념적, 수행적 논의였던 것 같다. 이 흐름은 우리로 하여금 오랜만에 시의 장르적 본질과 기능에 대한 근원적 사유에 이르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일정한 합의를 도출해가기보다는 각양각색의 파생적 논의로 번져가는 외양을 띠었고, 또 저마다의 이념과 방법의 차이를 품은 채 여러 사람의 기억 속에 각인되어갔다. 특별히 우리는 서정의 오랜 인식론적 기반이었던 동일성 미학이 균열을 보이는 현상, 곧 반(反)서정으로 불릴 만한 비동일성의 경향이 어떻게 서정 범주 안에 포괄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강력하게 대두했던 현상을 떠올려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미래파’라는 담론적 명명 속에서 해석되고 평가되었던 일군의 시인들이 암시하였듯이, 강렬한 비동일성의 경향을 고전적 서정 개념과 어떻게 연루시키는가 하는 문제로 출현했던 것이다. 주지하듯 이러한 경향은 가령 비주류 하위문화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감각의 환유적 나열 그리고 혼성적 문화 의식을 통해, 모어母語의 세련을 기조로 했던 지난 시대의 국민국가적 상상력과 날카로운 단층을 형성하였다. 또한 깊은 우울과 환멸에서 우러나온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은 이미지의 연쇄적 나열과 충돌을 통해 그 자체로 정제된 의미론을 해체하면서 메타 시학의 한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이 밖에도 많은 젊은 시인들에 의한 반미학의 가능성으로서의 시적 움직임은 매우 광범위한 하나의 시적 지형을 형성한 바 있다. 이들의 반反 은유의 환유 원리에 의한 작법은, 그동안 서정의 원리로 군림했던 은유 중심의 작법에 대해 반성을 방법적으로 제기하면서, 자유로운 연상과 의미론적 단속을 통한 말의 잉여 혹은 난장의 형식으로 이어져가기도 했다. 우리는 동일성 미학에 균열을 내면서 구축되었던 이러한 비동일성의 경향을 두고 일단 서정의 원심적 확장 형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는 조화와 화해의 세계관보다는 갈등과 길항의 세계관이 깊이 담겨 있고, 대중문화적 감염이 일상화됨에 따라 시의 표면에 물질로 구체화되는 속도감이 현저하게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이들의 시적 언어는 전통적 서정 원리와 결별하면서 새로운 서정의 원리를 당당하게 확장해갔던 것이다. 특별히 이들 시에 나타난 집체적 성격의 ‘우리’에 대한 관심은, 개체적 성격의 ‘나’로 중심을 옮겨갈 수 있는 서정시의 한 편향에 대한 적극적 반성의 시선을 주었다는 점에서, 이채로울 만큼 소중한 것이었다. 이들의 현실에 대한 성찰과 제언이 그 나름대로 ‘나’로서의 개별 체험을 절대화하는 미적 편향에 대한 적극적 항체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2018년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는, 이러한 서정성의 움직임을 다양한 극점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충실하게 감당하려고 한다. 그러한 바람을 바탕으로 하여 이 책은, 우리 시단의 다양한 풍경을 깊이 사유할 수 있는 유력한 미적 근거들을 갖춘 수많은 가편들을 수록하였다. 많은 동료들로부터 지지를 받은 시편과 시집은, 미적 완결성과 개성적 목소리를 아울러 견지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성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이번 설문 조사 결과, 작년 한 해 동안 발표되었던 시편 가운데 신철규의 ?심장보다 높이?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이는 슬픔에 대한 시이기도 하고 외로움에 대한 시이기도 하며 공포에 대한 시이기도 하다. ‘슬픔’을 주제로 다룬 시집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에서처럼 이 시 역시 슬픔을 다룬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천착이나 타자의 고통에 대한 공감을 중심으로 슬픔을 형상화했던 시집과의 연속선상에서, 이 슬픔은 역시 타자와 주체의 경험이 연동되고 있다. 이 시의 슬픔은 시인 자신의 슬픔이며 인간의 본질적 우울 같은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존재의 근원적 슬픔’ 같은 추상적인 설명보다도 더 실감나는 문학적 현실로서의 슬픔이란 지금은 이런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의 약진을 소망해본다. 앞으로 우리 시단은 시에 대한 믿음으로 2018년 이후의 풍경을 꿈꾸게 될 것이다. 지난 한 해의 시적 성과들은, 이러한 시적 과제에 확연하고도 분명한 미학적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탄탄한 미적 완결성을 두루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모쪼록 이 책이 우리 시대의 이러한 과제들에 대해 유추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자료가 되기를 바란다. 2018년 2월 기획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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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 목차 펴내면서 <2018 오늘의 시> 1. 강은교「기차」(현대시학 1월) 2. 강정「모델수업」(문장웹진 9월) 3. 강형철「찍어주까」(쿨투라 겨울) 4. 고두현「귓바퀴를 한껏 오므리며」(문예바다 여름) 5. 고영민「봄의 정치」(시와 사상 봄) 6. 곽재구「장천교회에서 봉순 안마 시술소까지」(문파 겨울) 7. 곽효환「그 많던 귀신은 다 어디로 갔을까」(시인수첩 2017 가을) 8. 권혁웅「화장실의 이원론」(시와 세계 가을) 9. 길상호「천일의 잠」(시와 반시 겨울) 10. 김남규「문장의 광장」(시조정신 창간) 11 김명인「사다리」(시로 여는 세상 가을) 12 김보람「한강이라는 밤」(??) 13 김삼환「어떤 내력」(시조시학 봄) 14 김선태「옹관」(시작 겨울) 15 김성규「심장」(화요문학 가을) 16 김영재 「보트는 달아났다는데」(좋은시조 2017 봄호) 17 김이듬「습기 없는 슬픔」(시와 표현 7월) 18 김중일「돌팔이 時師」(포지션 여름) 19 김지녀「쿠바에서 방배동으로 가는 버스」(현대시 9월) 20 나태주「아리잠직」(시와정신 가을) 21 나희덕 「정직한 사람」(발견 봄) 22 류인서「2차 장마」(현대시 9월) 23 문성해「벤치」(시사사 9-10월) 24 문순자「감귤꽃, 따다」((시와 소금 겨울) 25 문정희「메가폰을 든 시인」(쿨투라 겨울) 26 박권숙「나팔꽃」(시와 문화 가을) 27 박기섭「서녘의, 책」(정형시학 봄) 28 박라연「그는 따뜻한 오버랩이다」(창비 봄) 29 박명숙「반납」(오늘의 시조 11) 30 박소란「개를 찾는 사람」(문학동네 여름) 31 박시교「사람의 향기」(정형시학 봄호) 32 박영희「묵화」(포에지 하반기호) 33 박은정「수맥」(시작 2017 가을호) 34 박찬일「줄줄이 사탕」(쿨투라 겨울) 35 박형준「백년도마」(시인수첩 봄) 36 복효근「꽃을 보는 법」(문예연구 가을) 37 서숙희「겨울 덕장에서」(대구시조21) 38 손정순「다시 후포」(문학사상 3월) 39 손택수「저녁의 소리」(시인동네 9월) 40 송재학「고라니 울음」(동리목월 겨울) 41 송찬호「17번 홀에서의 무반주 첼로독주」(발견 가을) 42 신동옥「화살나무」(현대시 2017 12월호) 43 신철규「심장보다 높이」(문학동네 겨울) 44 안도현「줄포만」(시사사 9-10월) 45 안희연「소동」(현대시 10월) 46 엄원태「양파들」(시인동네 1월) 47 염창권「저녁의 눈꺼풀」(시조21 가을) 48 우은숙「모래배꼽」(좋은시조 봄) 49 유재영「가랑잎 길」(서정과 현실 가을) 50 유홍준「천령」(학산문학 가을) 51 이달균「득음」(시조시학 봄) 52 이병초「탈옥수」(리토피아 가을) 53 이상국「오늘하루」(애지 여름) 54 이선영「집」(창비 가을) 55 이숙경「진아영」(정음과 작약 창간) 56 이승은「우물얼굴」(다층 봄) 57 이우걸「카페 피렌체에서」(시인동네 8월) 58 이은규「천둥벌거숭이」(21세기문학 봄) 59 이은봉「계룡산 골짜기」(미네르바 가을) 60 이장욱「옮긴이의 말」(현대문학 1월) 61 이재훈「누대」(시작 여름) 62 이정환「부재」(서정과 현실 하반기) 63 이종문「합장으로 묻어 줄게」(시조정신 창간) 64 이태수「새소리」(현대문학 3월) 65 이하석「솔방울」(내일을 여는 작가 상반기) 66 이혜미「멀어지는 포도」(모든시 가을) 67 이홍섭「첫눈이 말하다」(시와 표현 겨울) 68 임곤택「외눈박이 놀이터」(서정시작 가을) 69 전기철「도도」(쿨투라 겨울) 70 전동균「보말죽」(시인동네2월) 71 정끝별 「움」(시인동네 12월) 72 정수자「가을의 뒤축」(시조21 겨울) 73 정용국?「국수 털래기」(서정과 현실 상반기) 74 정재학「달팽이 잠자리 물고기」(릿터 12월) 75 조승래 「오징어순대」(시와시학 겨울) 76 조용미「푸르고 창백하고 연약한」(시인동네 9월) 77 진은영「방을 위한 엘레지」(문학동네 봄) 78 차주일「월경 - 변색에 대하여」(애지 가을) 79 최문자「잎」(시와 표현 겨울) 80 최영효「한라산」(시조21 여름) 81 허연「시월」(현대문학 1월) 82 홍성란「나무수류탄」(문학의오늘 겨울) 83 홍일표「열쇠」(시와 정신 겨울) 84 황학주「여름의 편도」(문학의식 가을) <2018 오늘의 시집> 시집 17권, 시조집 5권 1 김병호-백핸드발리(문학수첩) 2 김학중-창세(문학동네) 3 민병도-바람의 길(목언예원) 4 박성우-웃는 연습(창비) 5 박현덕-야사리 은행나무(책만드는집) 6 서정학-동네에서 제일 싼 프랑스(문학과지성사) 7 서효인-여수(민음사) 8 송종찬-첫눈은 혁명처럼(중앙북스) 9 신용목-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창비) 10 신필영-우회도로입니다(천년의시작) 11 심보선-오늘은 잘 모르겠어(문학과지성사) 12 안웅선-탐험과 소년과 계절의 서(민음사) 13 윤금초-큰 기러기 필법(동학사) 14 이시영-하동(창비) 15 이원-사랑은 탄생하라(문지) 16 이재무-슬픔은 어깨로 운다(천년의시작) 17 장석남-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창비) 18 장재선-시로 만난 별들(작가) 19 정철훈-만주만리(실천문학사) 20 천양희-새벽에 생각하다(문지) 21 한인준-아름다운 그런데(창비)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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