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연꽃이 피었다. 다정스님은 나를 처음 보는 자리에서 이름을 지어 주셨다. 월하연(月下蓮) 이름을 지어 주시며 계송도 써 주셨다. 글을 쓰려면 집중력이 뛰어나야 한다며 달빛 아래 일직선으로 하늘을 보고 있는 연꽃같이 살아야 할 것이라고 하셨다. 연꽃 속을 들여다보니 씨앗 맺을 자리가 노랗다. 아! 그 노란 자리를 보며 어머니를 떠올린다. 어머니! 생각만으로도 늘 가슴이 아린다. 온 몸으로 자식들을 감싸며 살아오신 내 어머니. 햇빛이 너무나 강해 무서울 지경이다. 이 강한 햇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땅을 일구던 어머니 모습이 바로 연꽃이다. 전화기를 들고 한참을 망설였다. 설마 이 강한 햇빛 속에 밭에 계시는 건 아니겠지 하며 또 가슴 한 켠이 아린다. 한 때, 일만 하고 사시는 어머니가 오늘의 햇빛처럼 강하다고 생각했었다. 어머니를 따라 일을 하려면 짜증도 많이 났다.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하냐고 투정도 부렸다. 그때마다 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있었다. “다른 복 없으려면 일복이라도 있어야지야.” 세상에 복치고 일복같이 좋은 것이 없는 냥 일만 하시더니 요즘은 그마저 못하신다. 다리가 아프고, 허리가 아프고, 당뇨가 있고, 혈압도 높단다. 다리가 아픈 것은 일을 많이 해서 그러는 것이고, 허리가 아픈 것은 젊은 시절 무거운 것을 너무 많이 머리에 이어서 허리가 눌려 그러는 것이다. 그런데 당뇨가 있는 이유는 모르겠다. 혈압은 저혈압으로 고생을 하시더니 어느 순간 고혈압이 되었다 한다. 일복이 없어지니 병이 찾아 온 것이다. 내가 가슴이 아린 것은 바로 그것이다. 아픈 것보다는 차라리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 몸이 망가지도록 일을 하며 살았으면서도 정작 당신 앞에 있는 것은 돈도 자식도 아니다. 쑤시고 아픈 삭신만 남았을 뿐이다. 팔순이 되었음에도 어머니가 버팀목 삼아 살아 갈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쉴틈 없이 일을 했지만 돈이 모아져 있는 것도 아니고 온 몸을 바쳐 건사했지만 자식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의 책임에 바쁘다. 자신의 임무를 저버리고 어머니에게 매달려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자신의 책임을 버리고 어머니께 매달린다면 그 일이 어머니를 더 가슴아프게 한다. 그 마음 잘 알기에 전화하고 가끔 찾아보는 것으로 자식의 임무를 다했다고 여긴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참 별난 힘을 가졌다. 마음이 막힐 때면 의당 생각나는 사람이 어머니다. 일이 풀리지 않아 끙끙대다가도 전화로라도 선은 이렇고 후는 이렇다고 말을 하다보면 답이 나온다. 막혔던 것이 뻥 뚫린다. 답답하여 찾아가 얼굴을 보면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없다. “왔냐? 어째 오늘은 시간이 좀 되냐? 너무 어렵게 살지 말아라. 다 그렇고 그래야.” 그렇다. 사람 사는 것 다 그렇고 그렇다. 별 날 것도 없고 사는 동안 웃고 살면 되는 것을 무엇 때문에 그렇게 아등바등하는지. 팽팽하던 고무줄이 뚝 끊기는 자리, 그 자리에서 연꽃이 피어난다. 어머니의 그 말씀 듣고 보면 연꽃 보는 것처럼 마음이 환해진다. 그리고 ‘이자리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마디라도 중얼거려 본다. 당신의 몸을 바쳐 키워주시고,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신 은혜에 감사한다. 믿어 줌으로서 곧게, 강하게, 지혜롭게, 건강하게 스스로 자라도록 마음으로 품어 키운 것이 내 어머니 윤종순 여사의 사랑법이었다. 오늘 당신의 이름이 영원히 남을 수 있는 것은 한마디, 한마디 몸으로 일깨워 준 당신의 믿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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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엮으며 _06 행동으로 보이는 도리 _21 기왕이면 다홍치마 _23 분수에 맞는 삶 _26 상대방이 완벽하길 바라지 말라 _28 인심조석변 _30 끈덕지게 사는 사람이 성공한다 _32 사람 팔자 뒤웅박 팔자 _34 흐르는 물처럼 따르라 _38 가다가 막히면 뒤돌아보아라 _41 실속 챙기기 _43 인내심은 살인도 면하게 한다 _45 마음은 주는 것이지 사고파는 것이 아니다 _47 평범함의 진리 _49 일촌광음 _52 인생은 고무줄 _55 귀에 쓴 말이 마음에 약이 되는 비법 _57 춥니? _60 삼독 _62 마음이 우선 _66 큰 나무는 뿌리가 튼튼하다 _69 평안의 첫 걸음은 마음에서 온다 _73 과유불급 _76 타산지석 _79 포기하기보다는 _81 양보의 미덕 _87 중용의 덕 _89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_91 평등의 원칙 _95 독과 덕의 차이 _97 도덕은 모든 사람의 동신에 있다 _100 적제적소 _102 혼자 가는 길 _105 지혜를 감추는 지혜 _111 동중정 정중동 _113 썩을 삭신 _116 마음이 문제다 _118 자식 기르는 일은 장사가 아니다 _120 주어진 시간을 다스려라 _123 체험하며 얻은 보너스 _125 여유로운 지혜 _127 자벌레의 오류 _130 도망갈 구멍을 터 주는 지혜 _134 한 발 물러남의 지혜 _138 어진 사람의 지혜 _141 스스로 즐길 줄 아는 지혜 _144 세상의 비밀은 없다 _147 삭힘의 지혜 _150 어머니의 등 _154 어머니의 길 _157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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