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문학으로 음악을, 음악으로 삶을 해석하다 “도시 소음도 파이프오르간의 화음으로 들린다”는 작가 서영처는 도시적 삶을 음악적으로 재해석한 시적 세계를 통해 삶과 사물의 본질에 다가가려고 했던 시인이다.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면서도 문학의 끈을 놓지 않았던 작가는 2003년 시인으로 등단했고, 음악과 문학을 결합한 논문으로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클래식을 들을 시간』은 이제껏 음악과 문학을 가까이 해왔던 작가가 삶의 여러 접점을 통해 보다 쉽고 편안하게 클래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쓴 음악 에세이이다. 그러나 음악 속에 갇혀 음악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라 인문학적 시각으로 음악에 접근한 글이며, 음악과 문학을 전공한 시인의 시각으로 음악을 소개하고 재해석한 글이다. “문학으로 음악을, 음악으로 삶을 해석하고 싶다”는 바람처럼 작가는 이 책에서 삶의 여러 가지 양태를 통해 클래식 음악에 접근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또한 인문학적 지식을 토대로 한 작가만의 독창적인 곡 해석과 각 꼭지의 주제와 정서에 밀착한 시와 그림들을 소개하면서 클래식에 대해서 보다 풍부하게 풀어내고 있다. 음악에는 인간의 총체적 삶이 담겨 있다 시가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로 읽는 것이듯, 음악 역시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로 듣는 것이라고 작가는 주장한다. 음악은 시와 마찬가지로 묘사와 서술, 이미지로 이루어지며, 보고 느낀 것을 그림 그리듯 표현하고, 사실을 구체적인 소리로 말한다. 때문에 음악은 문학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 분야와 끊임없이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으며, 인간과 시대의 삶이 총체적으로 담긴 예술 장르이기도 하다. 『지금은 클래식을 들을 시간』에서 작가가 정서적, 예술철학적, 사회적 접근을 통해 음악을 삶의 다양한 영역별로 분류하고, 악기에 대한 탐구를 통해 인간의 상처와 실존의 밝히는 등 다방면의 접점을 찾아내려고 한 것도 음악을 통해 인간의 삶을 돌아보려 함이었다. 작가는 이 책에서 음악을 여러 각도로 풀어내고 해석한다. 첫째, 정서적 접근 ‘음악이 내게로 왔다(프롤로그)’ ‘사랑, 내 절망의 거대한 거울(1장)’ ‘눈물이란 무엇인가(2장)’ ‘영혼을 흔드는 종소리(3장)’ ‘내 가슴속에서 자글거리는 별(5장)’에서는 정서적인 면에서의 접근을 시도한다. 음악이란 무엇이며 사랑과 눈물은 또한 무엇인가에 대해 인문적 질문을 던지고, 종소리 속에 담겨 있는 추억과 향수를 통해 인간의 오욕칠정에 대한 탐미적이고 정서적인 해답을 음악 속에서 찾아간다. 둘째, 예술적, 철학적 접근 ‘나는 왜 거울 속에 있지 않고 여기 있을까(6장)’ ‘시간아 머물러다오,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7장)’ ‘탐미주의를 노래하다(9장)’ ‘숲의 음악, 숲의 음향(13장)’ ‘그대는 한 송이 꽃(15장)’에서는 시간과 거울이라는 구체적이면서도 추상적인 대상에 대해 예술적, 철학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작가는 이 장에서 현실 속에 작용되는 시간과 공간의 변화무쌍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음악이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추상성과 영성을 음악이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는지를 탐구한다. 음악과 시의 상호 연관성과 영향관계를 에피소드를 통해 쉽게 설명해 내고 있으며, 저자의 음악과 시에 대한 사랑, 또 이것에 대한 저자의 정의를 정서적 울림이 큰 문장 속에 담아내고 있다. 셋째, 사회적 접근 ‘민족주의와 불멸의 예술(8장)’ ‘음악 속의 오리엔탈리즘(10장)’에서는 음악의 사회적인 측면을 다루고 있다. 8장에서는 음악과 권력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탐구한다. 권력이 음악을 이용하고 음악이 권력에 결탁하는 모습을 독일신화-바그너-히틀러의 연계를 통해 알아보고 바렌보임과 에드워드 사이드의 평화를 위한 시도를 찾아본다. ‘음악 속의 오리엔탈리즘’에서는 서구가 왜곡한 동양의 모습을 음악 속에서 찾아간다. 또한 미처 동양인이 발견하지 못한 동양의 미와 오리엔탈리즘의 허상을 짚어보고, 오리엔탈리즘을 넘어 동양의 깊은 내면에 도달한 존 케이지의 음악을 연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장에서는 문화다원주의에 대한 저자의 견해가 실려 있다. 넷째, 악기에 대한 탐구 ‘은유의 악기 바이올린(11장)’ ‘제왕의 악기 피아노(12장)’는 악기에 대한 탐구의 장이다. 악기야말로 미학적 완성도가 높은 조형예술품이며 인간의 몸(특히 입, 성대)을 극대화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11장에서는 바이올린에 대한 명상을 통해 공명이야말로 득음의 경지, 높은 경지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풀어내고 있으며 12장에서는 피아노 훼손 예를 열거하며 예술가들이 피아노에 사람과 똑같은 인격을 부여한 것은 이러한 훼손을 통해 인간의 상처와 고뇌, 실존의 문제를 간곡하고 짚어내려는 의도였음을 밝힌다. 클래식 음악, 인간과 예술, 사회와 만나다 『지금은 클래식을 들을 시간』은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고, 이러한 지적 가치를 통해 삶의 깊이를 진지하게 탐험해 갈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작가의 정서적 성찰은 삶의 위로와 휴식이 되어주는 클래식의 존재 가치를 더욱 견고하게 해준다. 이 책은 음악과 문학의 미적‧정서적 가치 탐구에서 나아가 예술의 의미에 대한 작가의 진지한 내적 탐험을 담고 있어서 더욱 깊은 설득력을 가진다. 최근 예술 간 경계 해체와 통합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이 글 역시 음악과 문학, 미술이 서로를 반영하고 상응하는 모습을 통해 예술 간의 경계 해체와 통합에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전혀 다른 영역의 것들을 합쳐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내면서 클래식 음악이 문학이나 미술 이상으로 폭 넓은 사고와 창의력, 상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음악 속에서 또 하나의 삶을 산다”는 작가의 내면세계를 따라 책을 읽어가다 보면 우리도 음악이 한 시대, 한 인간과 조우하는 떨리는 순간순간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 추천사 초고를 읽으면서 생각해 보았다. 저자의 삶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왔을지. 책 속에 담긴 너무나 많은 책과 음악. 아마도 서영처의 시간 대부분은 ‘홀로’의 것으로 이루어져 있으리라. 인용되는 문학작품과 설명되는 음악 사이에 추억이 녹아 있다. 그 추억들은 다른 말로 ‘집약된 시간’을 의미한다. 이 책을 읽는 일은 한 사람의 집약된 시간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가 다시 내 삶의 강렬했던 순간순간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그 속에 매혹과 좌절과 페이소스가 있다. 각각의 테마로 흩어져 있는 음악처럼 아름다운 음악 이야기. 하지만 그 모든 아름다움이 슬프다. 저 유려한 문체 속에 녹아 있는 이야기가 결코 남의 것으로 여겨지지 않아서. -김갑수(시인, 문화평론가) ▣ 책 속에서 톨스토이의 중편 「크로이처 소나타」는 베토벤의 에서 영감을 받았다. 베토벤의 은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대등한 위치에서 연주하는 진정한 의미의 듀오소나타라고 할 수 있다. 완벽한 듀오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바이올린과 피아노 주자의 정서적, 정신적 일체감이 필요하다. 연주자들은 완벽한 호흡을 맞추기 위해 반주자와의 파트너십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실제로 십년 이상 혹은 수십 년을 한 사람과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톨스토이는 이러한 점에 상당한 의미를 두고 그의 작품 「크로이처 소나타」에서 결혼이야말로 이중주로 연주되는 삶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 p27 중에서 우리는 일생을 종소리 속에서 살아왔는지 모른다. 예배당 종소리, 학교 종소리, 승강기 종소리, 지하철과 기차 탑승 완료 종소리, 제야의 종소리, 쿵쾅거리는 심장의 종소리. 그런데 정작 중요한 종소리는 미세하게 들리기 때문에 무심히 흘리거나 사소한 일에 정신 팔려 놓치고 있었으리라. 는 두 옥타브를 뛰어넘는 도약과 화려하고 민첩한 기교, 고음부 트레몰로의 고운 음색으로 종소리를 들려준다. 는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들려오는 종소리와 섬세하고 가는 종소리, 포효하듯 공격적인 종소리를 드라마틱하게 표현하고 있다.- p58 중에서 플라톤은 음악을 ‘화음과 리듬을 둘러싼 사랑의 현상에 관한 인식’이라고 했다. 바흐의 바이올린 음악은 이런 정의에 적절히 부합한다. 간혹 저녁시간에 아이와 함께 바흐의 을 켜곤 했다. 우리는 이 곡을 ‘2대의 앙숙의 바이올린을 위한 곡’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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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프롤로그|음악이 내게로 왔다 6 1장 사랑/사랑, 내 절망의 거대한 거울! 14 사랑은 인간을 나약하게 하는 죄악 | 카르멘, 사랑은 자유로운 새 | 지옥 같은 사랑 2장 눈물/눈물이란 무엇인가? 32 언어 이상의 언어, 눈물 | 위로의 눈물 | 실컷 울게 하소서 3장 종소리/영혼을 흔드는 종소리 48 귓전에 울리는 종소리 | 광활한 대지 위로 퍼져가는 종소리 | 진부한 삶에 울리는 경종 | 승리를 알리는 종소리 | 사랑과 용서, 희망을 노래하다 4장 바흐/바야흐로 바흐를 들을 시간 68 바흐를 들으며 커피를 | 음악의 아버지 | 바흐 해석의 권위자, 슈바이처 | 고전적 이데아의 총화 | 이로써 저는 당신의 보좌 앞에 5장 별/내 가슴속에 자글거리는 별 86 나의 고귀한 저녁별 | 꿈꾸는 순간, 꿈꾸는 영원 | 별은 빛나건만 6장 거울/나는 왜 거울 속에 있지 않고 여기 있을까? 102 거울이 비추는 진실 | 거울이 포착하는 순간들 | 깊어지는 거울 7장 시간/시간아 머물러다오,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118 해와 달, 낮과 밤 | 불새의 춤 | 약동하는 현재 | 범람하는 시간 | 시간 밖의 시간 | 지혜는 시간과 더불어 오다 8장 음악과 권력/민족주의와 예술 144 독일 정신의 상징, 베토벤 | 바그너, 게르만 신화를 재구성하다 | 히틀러, 바그너를 만나다 | 공존을 위한 음악 9장 아름다움과 죽음/탐미주의를 노래하다 162 베네치아에서 죽다 | 쇼팽의 야상곡과 이졸데의 죽음 | 롤리타와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10장 오리엔탈리즘/음악 속의 오리엔탈리즘 182 신비와 환상의 동양 | 투란도트가 그리는 환상 | 동양의 깊은 내면으로 | 문화 다원주의 시대 11장 바이올린/은유의 악기 바이올린 196 무기와 악기 | 공명과 공생 12장 피아노/악기의 제왕 피아노 208 피아노의 사원 | 제왕의 수난 | 어디든 가고 싶은 대로 가게 해주오 13장 숲/숲의 음악, 숲의 음향 222 한여름 밤의 꿈 | 어둡고 신비로운 숲 | 빈 숲 속의 이야기 | 공주는 잠꾸러기 14장 불멸/영원한 사랑 242 하이네와 독일 낭만주의 음악 | 사랑의 진실에 가 닿는 노래 | 젊은이여, 영광은 금방 사라지고 | 그때 우린 그랬었지 15장 꽃/그대는 한 송이 꽃 260 연꽃과 수련 | 봄이 멀었다고 할 무렵 제비꽃은 핀다 에필로그|그토록 깊은 곳에서 울리는 음악 270 부록|함께 들으면 좋을 음반 275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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