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20년이 넘게 시를 쓰면서 순수하고 맑은 언어로 시를 쓰고 싶었다. 그러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대부분 무겁고 어둠이 많았다. 삶이라는 것이 순수하게만 살아질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는가. 아들 셋을 키우다 보니 함께 부잡스러워지고, 목소리는 높아만 갔다. 그때마다 어린 아이들의 동심을 찾고 싶었다. 아이들의 언어를 배우고 싶었다. 다른 작가들의 동시도 읽어보고 동화도 읽었다. 그러나 내 시에 어울려지지 않았다. 자녀들이 결혼을 하고 손녀들이 태어났다. 그 아이들이 자라면서 말을 배우고,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조잘대고 쫑알거렸다. 더듬거리면서 한마디씩 하는 단어들이 모두 동시였다. 가까이 살면서 아이들이 하는 말을 받아 써보았다. 맑고 밝았다. 어른들을 행복하게 했다. 이 동시들은 아이들의 말을 옮겨 쓴 것이다. 할머니들과 나눈 대화나 이야기들이 모두 동시가 된 것이다. 비행기를 처음 타고 제주도를 갔다 온 손녀의 질문, “할머니 왕할머니는 하늘에 있다고 했잖아? 그런데 하늘에 가봤는데 없었어.”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반짝이며 묻는 손녀에게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나 당황했다. 순간, “응, 그래? 아마 왕할머니가 바다로 수영하러 가셨나 보다.” “아! 그래서 하늘나라에 없었구나!” 아이들의 세계는 정말 순수 그 자체이다. 어떻게 말을 해도 동시가 되고 동화가 되었다. 그 순진한 언어들을 우리는 언제부터 잊고 살았을까. 요즘은 아이들의 언어를 배우며 살고 있다. 그래서 할머니와 아이들은 친구가 될 수밖에 없나 보다. 제1부부터 4부까지는 할머니의 시, 제5부는 초등학교 4학년인 큰손녀의 시들이다. 어린이들의 체험을 그대로 시로 썼다. 그 동시들을 함께 시집으로 묶었다. 봄비가 오는 소리를 봄이 내리는 소리로 표현할 수 있다니! 이것이 어린이들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다. 어린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그 언어들을 왜 잊고 사는 걸까? 천진난만했던 순수한 말들은 언제, 어디서부터인지 모르게 탁해지고 거칠어져서 어른들의 언어가 된 것일까?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함께 순수한 언어들을 배우고 있어서 참 좋은 시간들이다. 다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 좀 어눌하고 더듬거려도 아이들의 말을 다시 배우고 싶다. 이 언어들이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친구가 되었으면 하는 꿈을 가져본다. 『뒹굴 뒹굴 뒹굴』은 가족 문집으로 할머니와 아이들의 작품이다. 편집 디자인은 아이들의 삼촌이 꾸미고 만들었다. 아가들이 더 큰아이들로 자라기 전에 가족 문집을 묶게 되어서 매우 자랑스럽다. 자란 후에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도 어린 시절의 언어를 잊어버리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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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뿍, 뿍, 뿍, 뿍 한 발자국만 가을길 뒹굴 뒹굴 뒹굴 진달래꽃1 걸음마 색깔비 분홍신 구름의 표정 그림을 그려요 이끼 옷 2부 : 어디로 갔을까? 어디로 갔을까? 구름 느티나무 할아버지 삼백 살 느티나무 오징어 연 갈참나무 할아버지 새 생명이 나뭇잎 배 느티나무 안개 현서의 마음 3부 : 새싹들 민서는 할머니 국어선생님 바다 놀이터 새싹들 벚꽃 피는 날 진달래꽃2 단풍잎 옥잠화 목련꽃 봉오리 5월 왕할머니 4부 : 말없이 엄지척 노인 승마 방울토마토 할머니 머리카락 연못 산책길 거미줄 이상한 딸기 하나 거미줄에 걸린 나뭇잎 하얀 꽃 감 5부 : 봄이 내리는 소리 꽃비 내리는 소리 점자책 포도 저 푸른 하늘 인터넷 언어 일기 몰랑이 수영 시간 색연필 성운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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