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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의 효용

무질서의 효용

리처드 세넷 지음 / 유강은 (옮긴이)

(도서출판) 다시봄·2014-07-21

  • 사회과학
  • KDC 3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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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예일대학출판부판 서문 『무질서의 효용』은 내가 스물다섯 살에 쓴 첫 책이다. 이 책은 어떤 시기와 환경, 즉 오늘날의 독자에게는 이상하게 보일 1960년대 신좌파New Left를 배경으로 탄생했지만, 책에 담긴 기본적인 사고는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 책에서 추적한 주체성과 물질적 현실, 개인의 정체성과 도시 환경의 연관성은 오늘날 한층 더 시급한 문제가 되었다. 전 세계 사람 대부분이 도시에 살기 때문이다. 불안정성과 유동성을 이해하고 활용할 필요성은 굳이 말하자면 내가 젊었을 때보다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더 시급하다. 개인적으로 보면, 『무질서의 효용』에서 다룬 주제들은 지난 40여 년에 걸쳐 나를 사로잡았고, 이 책에서 나는 문학의 형태를 띤 사회학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책의 본문을 전혀 손대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오늘날의 독자가 보기에는 우리 세대가 당시에 혁명적 변화의 첨단에 서 있다고 믿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느껴질 것이다. 좌파에 속했던 우리는 자본주의가 낡고 병들었으며, 금방이라도 안에서부터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1917년 러시아와 1949년 중국에서 혁명이 일어난 사실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이 그렇게 어리석어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부모들은 이런 잊지 못할 사건을 금세라도 떠올릴 수 있었다. 1969년에 내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우리 세대가 두 혁명 이후 만들어진 폭압적인 사회주의에 굴복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길을 찾을 것인가였다. 또한 1960년대는 뻔뻔스러울 정도로 자아를 찬미한 시절이자 젊은이들이 자신의 주체성을 지키기 위해 사회적 인습에서 벗어나려고 애쓴 시기였고, 개인적인 감정이 정치적 발언으로 기능하던 시대였다. 우리 식의 자아는 물리적인 감각의 자유에 초점을 맞추었다. 마약, 누드 수영, 풀밭에서 뒹굴기, 끝없는 섹스 등이 선사하는 감각들은 우리에게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해주곤 했다. 우리는 자유로운 몸을 발견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우리가 처음은 아니었다. 바이마르 시대 독일에서도 똑같은 감각 숭배가 벌어졌고, 사실 르네상스 시대의 베네치아로까지 그 연원을 추적할 수 있다. 나는 내가 속한 시대를 거북하게 여기는 젊은이였다. 나는 일단 낡은 질서를 무너뜨리면 가정과 세계 안에서 안정된 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는 동년배들의 언어를 의심했다. 여기에는 우리 가족이 헌신적인 공산주의자로서 1950년대에 공산주의를 때려잡은 매카시의 마녀사냥으로부터 위협받으면서 불행을 겪어야 했던 사정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 우리 가족은 진보적인 정신을 유지했지만 미국에서 불안을 느꼈고, 이 책의 갈피마다 이런 경험이 녹아들어 있다. 책에서 나는 어떻게 사람들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살 수 있는지, 뿌리가 뽑히는 경험을 하고도 어떻게 긍정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지를 탐구했다. 나는 또한 자아의 정치학에 대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감각적 해방은 무척 부르주아적인 자유 개념인 듯하다. 여느 쇼핑처럼 감각을 소비하는 것이다. 자신의 느낌을 ‘접촉하는 것’은 청소년기의 충동이다. 이것은 진지한 변화를 이루기 위한 지속 가능한 처방이 아니다. 나는 당시에는 이런 결함을 뚜렷하게 알지 못했지만,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 따라서 『무질서의 효용』에서 나는 다른 심리적 발달 경로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했다. 청소년기는 필연적으로 젊은이가 자신이 사는 세계를 많이 경험하기에 앞서 그 세계를 정의하고 판단해야 하는 시기이다. 청소년의 정체성은 경직된 상상 속 구성물이 되기 쉽다. 그러므로 성인의 경험을 하면서 이런 경직성을 풀어헤쳐야 한다. 인간은 복잡다단한 경험을 하면서 절대성과 확신을 누그러뜨려야 한다. 적어도 나는 성인기 초입에서 이런 가능성을 어렴풋이 목격했다. 의심이 해방의 조건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이 책이 도시에 관한 책인 이유는 내가 도시에서 자유롭게 살기 위한 장소, 안정성이나 불확실성과 더불어 살기 위한 장소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도시 생활의 복잡성, 도시의 밀도와 사회적 다양성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자아를 잣대로 다른 사람들을 일반화하기가 쉽지 않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주는 이런 자극은 자신의 몸이 줄 수 있는 자극보다 훨씬 더 심대하다. 요컨대, 책에서 나는 사람들이 도시에서 경험하면서 어떻게 굳건한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는지를 상상하려고 했다. 이런 어른의 도시는 하나의 가능성에 지나지 않지만, 나는 시카고의 웨스트 사이드 근처에서 보낸 어린 시절과 뉴욕의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서 보낸 젊은 시절, 그리고 나중에 런던 이스트 엔드에 정착한 만년을 통해 이런 도시를 알게 되었다. 이 모든 장소는 거리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전혀 닮지 않은 사람들이 작은 몸짓과 일상적인 생활을 통해 그럭저럭 서로 어울리며 사는 곳이다. 『무질서의 효용』에 지금도 새겨보아야 할 어떤 변치 않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면, 그것은 이런 식의 도시 경험을 튼튼하고 새롭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말하자면, 오늘날 사회적 차이를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만드는 과제는 내가 젊었을 때보다 더 만만치 않다. 우리 세대가 안에서부터 파열할 것이라고 생각한 자본주의는 오히려 전 지구적 차원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이 승리와 더불어 새롭게 등장한 도시 생활에서는 경제적, 민족적, 인종적 혼합이 가차 없이 분리되고 격리된다. 그리고 신기술이 낳은 새 상품들이 넘쳐나는 덕분에 도시 중산층은 소비가 제공하는 심리적 기대를 점점 더 키운다. 아이폰이 약속하는 자기실현이 누드 수영을 하면서 얻는 자기실현보다 더 좋은지를 판단하는 일은 독자의 몫으로 남기겠다. 사회적으로 분리되고 감정적으로 피상적인 경험을 아무리 많이 하더라도 우리는 어른의 세계관을 갖지 못한다. 나는 오늘날의 독자가 내가 예전에 책을 쓴 방식대로, 그러니까 도시계획 입문서나 사회학 논문이라기보다 도시 문화를 성찰하는 에세이로 『무질서의 효용』을 읽어주기를 바란다. 이 책을 쓰면서 나는 글쓰기 자체에 관해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나는 좀처럼 파악하기 어려운 주제를 일반 독자가 명쾌하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열심히 머리를 굴려야 했다. 더 전통적인 학문적 글쓰기를 할 때보다 더 열심히 생각을 다듬었다. 일반 독자에게 말을 걸려면 지은이는 자신이 아는 것 가운데 무엇이 정말로 중요한지를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나는 이런 시도를 처음 했고, 4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와 여기 담긴 언어와 씨름하는 중이다. 2008년 여름 런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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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학출판부판 서문 서론 1부 새로운 청교도주의 1장 순수한 정체성 순수한 정체성의 등장 | 청소년이라는 시기 | 질병으로 간주되는 순수를 향한 욕망 2장 순수한 공동체라는 신화 새로운 청교도 윤리 | 순수한 공동체라는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신화의 사회적 구조 | 신화에서 풍요의 역할 3장 도시는 어떻게 신화를 되살리는가 다양한 접촉점 | 좁아지는 접촉점 : 가족 안의 변화 | 가족의 강화에 숨겨진 순수한 정체성을 향한 충동 | 강화된 가족과 새로운 교외 | “거대한 사창가는 모두 사라졌다” | 투기장 | 도시의 새로운 사회적 공간 4장 순수한 도시를 계획하기 오스만 남작의 꿈 | 거대한 계획들 | 순수의 신화로서의 ‘도시 전체’ 2부 새로운 아나키즘 2부 서론 5장 순수한 정체성을 넘어서 성장하기 순수한 정체성에 대한 요구와 결별하기 | 성인기와 청소년기 정체성의 차이 : 전능의 상실 | 돌봄 : 제한됨의 결과 | 성인기와 청소년기 일관성의 연속 : 우연 | 기억 | 사회적인 틀 | 가능한 성인기에서 ‘현실 세계’로 6장 도시의 활용 생존의 공동체 : 개념 | 생존의 공동체 : 몇 가지 사례 | 생존의 공동체와 폭력 | 생존의 공동체와 성인기 | 도시로서의 생존의 공동체 | 몇 가지 행동 제안 | 새로운 도시 제도 7장 아나키 체제로서의 도시 풍요가 가진 몇 가지 사회적인 가능성 | 직접적인 공격을 통한 안정 | 사람들은 왜 새로운 도시를 원하게 될까? 8장 결론 : 무질서 속의 평범한 생활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 찾아보기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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