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Intro 디퍼런스 씽킹, 무엇이 차이를 만드는가 1970년대, 팔로알토리서치센터(PARC, Palo Alto Research Center)에 세계 최고의 컴퓨터 기술자들이 소수 정예의 팀을 꾸려 연구에 매진하고 있었다. 이 팀은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제록스의 연구/혁신 분과로, 이곳에 몸담은 기술자들은 미래의 사무실을 구현해야 하는 임무를 띠고 있었다. 실리콘 밸리 사람들은 제록스가 첨단 사무실 분야에서 가장 앞선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당시 제록스 기술자들은 컴퓨터와 함께 사용하도록 개발된 ‘포인팅 도구’, 즉 마우스의 기능 개선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물론 이들이 마우스를 처음 만든 것은 아니었다. 1963년 더글러스 엥겔바트(Douglas Engelbart)가 최초로 마우스를 발명했는데, 제록스가 손을 대기 전까지 마우스는 개발 당시의 프로토타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1979년 팔로알토리서치센터 팀은 방문객 가운데 일부 사람들을 선별하여 연구 성과 시연회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장을 보냈다. 시연회 당일, 과학자 래리 테슬러(Larry Tesler)는 마우스를 통해 컴퓨터 화면의 아이콘을 어떻게 조종하는지 선보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침 그날 초대받은 사람 중에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있었다. 잡스는 마우스가 작동하는 장면을 보자마자 곧 미친 사람처럼 장내를 서성거렸다. 그리고 더 이상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는 듯이 ‘당신들은 지금 금맥 위에 서 있다!’, ‘미치도록 놀라운 일이다!’ 하고 탄성을 질렀다. 훗날 스티브 잡스는 왜 제록스가 이 발명품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고 술회했다. 팔로알토리서치센터 팀은 마우스가 고가의 사무용 컴퓨터에 딸린 300달러짜리 주변기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고, 그런 비전에 맞추어 제품을 개발하고 있었다. 반면 스티브 잡스는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다. 제록스를 방문한 지 하루 이틀쯤 지난 뒤 잡스는 디자인 컨설턴트 딘 허비(Dean Hovey)를 만났다. 잡스는 허비에게 애플에서 나와 함께 일하는 순간만큼은 지금까지의 작업 방식을 깨끗이 잊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잡스는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히 알고 있었다. 잡스가 허비에게 요구한 마우스 디자인 설계 지침은 단순명료했다. 지침에는 단 네 가지의 기준만 있었다. 1. 마우스의 제작 단가는 15달러 이하가 되어야 한다. 2. 마우스는 최소 2년은 쓸 수 있어야 한다. 3. 마우스는 포마이카(formica, 열에 강한 플라스틱 - 역주)나 금속으로 만든 일반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작동해야 한다. 4. 마지막으로 마우스는 리바이스 청바지처럼 잡스의 취향이나 감각에 맞아야 한다. 잡스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마우스가 적정가의 소비재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비전을 뚜렷이 갖고 있었다. 그는 기존의 상품 개발 모델을 완전히 뒤집어버렸다. 잡스는 제품의 특징과 기능을 따로 구분하여 접근하는 전통적인 방식 대신 이 제품이 잠재고객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지 탐색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는 기술 혁신 자체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대신 기술 혁신이 사람들에게 무엇을 할 수 있게 만드는지 더 관심이 많았다. 이제 사용자들은 긴 명령어를 힘들게 외워서 키보드로 일일이 입력할 필요가 없었다. 단지 아이콘을 클릭하거나 드래그하면 끝이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명령어를 입력하는 방법과, 마우스를 이용하여 아이콘을 옮기는 방법의 차이를 생각해 보라. move c:\clients\apple\sjobs.txt a:\billing\invoices\sjobs.txt 1984년 1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graphical user interface)와 마우스를 제공하는 애플 매킨토시가 출시되었다. 매킨토시는 세계 최초로 대중 시장을 형성한 개인용 컴퓨터였다. 그리고 역사가 증명하듯 이 제품의 출시는 세상을 바꾸었다. 말콤 글래드웰은 잡스를 ‘트위커(tweaker)’, 즉 ‘기존 제품을 가장 적절하게 개량하여 적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또 어떤 이들은 그가 혁신 본능을 가진 편집자이지 발명가는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를 편집자라고 부르든 발명가라고 부르든 그건 중요치 않다. 잡스의 진짜 천재성은 따로 있었다. 그는 ‘우리 마음을 즐겁게 만드는’ 아이패드 같은 도구를 만들면 이를 어떤 사람들이 살 것인지 파악하는 법을 알고 있었고, 또한 이들 고객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그들과 소통을 했다는 점에 있다. 허비가 말한 것처럼, 잡스는 ‘점들을 연결’했고[잡스는 ‘창의력이란 사물을 연결하는 것(Creativity is just connecting things.)’이라고 말했다. - 역주] ‘‘사람이 좀 더 편안하게 작업하려면’ 컴퓨터가 어떠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데 놀라운 재능을 갖고 있었다.’ 잡스는 내가 디퍼런스 씽커(difference thinker)라고 부르는 대표적인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퍼런스 씽킹이란, 점을 연결하는 능력(잡스가 말한 ‘창의력’ - 역주)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진실을 포착하는 일, 그 진실 안에 숨어 있는 기회의 존재를 깨닫는 일, 그런 다음에 기회에 따라 행동하는 일이다. 비즈니스를 시작하기에 앞서, 우리는 점을 찾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또한 점들을 연결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감정과 불만에 공감을 갖고 그들을 이해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디퍼런스 씽킹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스티브 잡스는 이를 직감에 따라 실행했다. 그는 잠재고객의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지 예견하고 있었다. 또한 그는 혁신과 디자인이 개인의 삶과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내다보고 있었다. 물론 내가 이 책을 쓰는 이유는 당신도 방법만 알면 얼마든지 디퍼런스 씽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과 다르게 만든다는 것 VS 디퍼런스를 창조한다는 것 오래전부터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혁신을 ‘점진적으로 나아지는 것’으로 여겼다. 혁신을 하는 사람들은 자사 제품이 경쟁 상품과 어떻게 다른지 차별 요소를 만들거나 경쟁자를 추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변혁을 이룩하기 위해서든 미세한 영역의 개선을 이루기 위해서든 그 목적은 상관없다. 그들은 이미 존재하는 기성 제품에서 출발한다. 먼저 기존 제품을 뜯어보며 몇몇 세세한 부분을 바꾸거나 도드라지는 특징 하나를 덧붙여 ‘남과 다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든다. 그 다음 이 신제품의 구매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상품과의 차별점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알릴 것인지 탐색한다. 이들이 제품을 시장까지 내보내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아이디어(idea) ? 개발(develop) ? 출시(launch) ? 시장(market) 반면 디퍼런스 씽커(difference thinker)의 접근법은 다르다. 그들의 출발점은 기존 제품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나 아이디어가 아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공감하는 데서 일에 착수한다. 공감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품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게 한다. 이런 방식으로 디퍼런스를 창출하여 상품이나 서비스를 탄생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마케팅이다. 디퍼런스 씽킹을 통해 발전된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밟아서 세상에 나온다. 진실(truth) ? 사람(people) ? 아이디어(idea) ? 출시(launch) 오늘날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쇼핑 카트는 어떻게 발명되었을까? 80여 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오클라호마의 한 슈퍼마켓 매장 주인이었던 실반 골드만(Silvan Goldman)은 장바구니가 너무 무겁거나 가득 찰 경우 고객들이 더 이상 물건을 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객의 문제는 그의 문제이기도 했다. 그는 고객들을 위한 개선책을 찾기 시작했다. 1936년 그는 바퀴 달린 쇼핑 카트를 아이디어로 내놓았다. 접이식 의자를 틀로 이용하여 두 개의 장바구니를 함께 운반하는 단순한 발상에서 출발했다. 1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골드만은 새로운 형태의 ‘접이식 쇼핑 카트’를 매장에 도입했다. 이 낯선 운반도구는 고객의 편의를 위해 설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트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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