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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남 소설어 사전

최일남 소설어 사전

민충환

(도서출판)조율·2015-11-20

  • 456쪽
  • 신국판
  • 문학
  • KDC 813.6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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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책을 엮으며┃ 부천시 중동역 인근에 ‘이지헌 북스’라는 꽤나 큰 고서점이 있다. 이곳은 물이 흘러가듯 지하로 내려가도록 되어 있는데 입구 양 옆에는 한때 인기를 누렸으나 이제는 퇴락하여 찾는 이가 없는 책들이 빼곡히 도열해 있다. 이 책들은 권당 천 원, 아니면 지하에 소장된 책들을 많이 산 고객에게 덤으로 얹어 주기도 하는 것들이다. 거기에 최일남의 단편집 『누님의 겨울』이 있었다. 예전에 감명 깊게 읽은 적이 있는 그 책이 여느 책과 섞여 허드레 취급을 받는 게 왠지 내가 모욕을 받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그에 대한 연민의 정이 솟아 2014년 한 해 동안 그의 모든 작품을 찾아 읽었다. 그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크고 훌륭한 작가였다. 그런데 간혹 흰쌀에 뉘 섞이듯 뜻을 알 수 없는 말들이 독서에 적잖은 장애가 되었다. 사쓰마와리 / 히노마루 / 야미쌀 / 쑤시돈 / 되민증 / 슬픗 콩알콩알하다 / 약골이 일 낸다 / 빗감도 않는다 간이역에 핀 맨드라미 같다 / 또랑물 수돗물 다 마시다 다모토리 / 애돌애돌 / 쪼속쪼속 사전에 나오지 않는 이런 말들에 대한 뜻을 알기 위해서는 부득불 작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만 했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어휘사전 얘기를 꺼냈더니 선생은 당찮은 일이라며 손사래를 치셨다. 선생이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부천에서 2601번 시외버스를 타고 선생이 계신 분당을 부지런히 나들었다. 그러자 선생은 점차 마음을 누그러뜨리시고 내 물음에 대한 정성스런 답신을 주기 시작했다. 금실로 한 땀 한 땀 뜬 듯한 그 내용을 혼자만 보고 우물쩍하기에는 너무 귀한 것이라 여겨져 이렇게 책을 엮게 되었다. 그간 벽초(「임꺽정」), 이문구, 송기숙, 박완서, 오영수 등은 물론 소설 속 어휘를 정리하여 여섯 권의 책을 냈으니 이 책은 일곱 번째가 된다. 돌이켜 보니 지난 20여 년간 소설 속 우리말의 외연을 넓히는 일에 힘써 왔다. 아무도 보아주는 이 없이 홀로 피어나는 들꽃처럼 그런 일을 해 왔다. 모든 것이 예정된 수순이었을까. 아닐 것이다. 오히려 이 작가들의 진정성 있는 문학에 내가 깊이 빠졌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이번 최일남 선생과의 인연도 그런 것이다. 나는 언젠가, ‘문학 작품 속의 난해한 어휘의 뜻을 필자에게 직접 물어 확인·정리해 두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 책은 내가 작업한 것이 아니라 현존작가 중 최고령인 최일남 선생의 증언을 직접 채록한 기록물이라 할 수 있다. 뒤늦게 이문구·송기숙, 그리고 최일남 3인의 연작소설집인 『그리고 기타 여러분』을 보고 선생의 이번 작업이 전혀 우연이 아니었음을 알고 매우 놀랐다. 이문구, 송기숙 소설어 사전은 이미 오래 전에 내가 냈기 때문이다. 모쪼록 이 책이 최일남 소설을 폭넓게 이해하는 데 일조하기를 기대한다. 그간 원고 입력 작업을 해준 ‘하우고개’ 식구들과 큰며느리, 그리고 교정을 보아준 구정혜·안금자 선생과 간호윤 박사의 후원에 고마운 인사를 올린다. 끝으로, 부족한 원고를 매만져서 훌륭한 책으로 만들어준 허재식 사장의 노고에 충심으로 감사드린다. 2015년 10월 민 충 환 ┃조금 보태는 말┃ 작년 정초였을 것이다. 돌연히 날아든 민충환 교수의 편지를 받고 적잖이 놀랐다. 한다하는 작가들의 소설어사전을 이미 여러 권 낸 분이었다. 대단한 공력이구나 감탄했는데, 내게 부친 편지도 그런 내력의 일환이었다. 이번에는 최 아무개 당신 것을 만들겠다는 말이 너무 난데없어 미리 주눅이 들었다. 나중에 차차 확인한 일이지만 민 교수는 말보다 실천이 앞서는 분이다. 편지와 함께 보낸, 내 작품의 어휘에 대한 1차 조사가 벌써 그걸 증명하고 남았다. 이 노릇을 어쩐담? 나는 축에 낄 위인이 못 된다고 의뭉인지 겸양인지를 떨며, 밀린 숙제를 하듯 불의의 일감과 만났다. 제 손으로 쓴 글자의 맞춤한 해석이 녹록하지 않았다. 내 고장 특유의 방언과 말끝마다 곁들이기 쉬운 속담이나 관용어가 이렇게도 많고 꽤 까다로울까 싶었다. 평생토록 끼고 산, 먼지 낀 내 언어의 재고(在庫)관리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그러니 편찬자 민 교수는 어쩌겠는가. 후학들을 위해 이 시대를 산 작가들의 문체(文體)를 지금 정리해야 한다는 연래의 숙원과 그의 못 말리는 집념이 독보적이다. 그토록 외롭고 쓸쓸한 일을 자청한 마음가짐이 실로 대견스럽다. 션찮고 부끄러운 글줄을 모조리 읽어준 정성 만도 고맙다. 불황을 무릅쓰고 책을 출간한 출판사에도 감사한다. 2015년 가을 최일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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