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머리말 나는 교수자격논문을 발전시킨 이 책에서 ‘인정투쟁’이라는 헤겔의 사유 모델로부터 규범적 내용의 사회이론 원칙을 발전시키려고 한다. 이러한 시도는 『권력 비판』에서 나의 연구가 도달한 결과 때문이다. 즉 미셸 푸코의 역사적 저작이 이룩한 사회이론적 성과를 의사소통이론의 틀 속으로 통합하려고 할 때, 우리는 이미 도덕적 동기가 부여된 투쟁이라는 개념에 의존하게 되며, 바로 이 개념을 위한 최대의 촉진제를 제공하는 것이 ‘인정투쟁’이라는 포괄적 개념을 전개한 예나 시기 헤겔의 저작들이다. 헤겔의 논의구조를 체계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은 이 책의 1부를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서 세 가지 인정 형태가 구분된다. 이 형태들은 각각 투쟁의 동기를 부여하는 내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물론 청년 헤겔의 이론 모델을 되짚어본다면, 그의 사상의 타당성이 탈(脫)형이상학적 사유 조건 아래서는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관념론적 전제에 부분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체계상 이 책의 두 번째 장에서는 미드의 사회심리학을 토대로 헤겔의 관념론적 이념으로부터 경험적 전환을 감행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호주관성이론적 개인 개념이 등장하며, 이 개념 내에서 장애 없는 자기관계의 가능성이 세 가지 인정 형태(사랑, 권리, 가치부여)에 의존하고 있음을 증명할 것이다. 나는 이러한 가설이 단순히 이론사적으로만 규정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4장과 5장에서는 경험적으로 뒷받침된 재구성을 시도함으로써 서로 다른 인정관계의 구별을 사실적 현상을 통해 정당화할 것이다. 이 작업의 결과가 보여주겠지만, 세 가지 인정 형태에는 세 가지 무시 유형이 대응한다. 이 세 가지 유형의 무시 경험은 각각 행위의 동기로 작용함으로써 사회적 투쟁을 유발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두 번째 연구 단계의 결과로 비판적 사회이론의 이념이 드러난다. 이는 사회적 변동과정을 상호인정관계에 구조화되어 있는 규범적 요구와 관련지어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나는 이러한 근본 사상이 열어주는 전망을 세 가지 방향에서 개략적으로나마 좀더 추적해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헤겔 이후에 어떤 사상가들이 이에 비견할 만한 투쟁 모델을 제시했는지 검토해보기 위해 다시 한 번 이론사적 맥락을 짚어볼 것이다. 이를 통해 무시 경험의 역사적 중요성에 대한 통찰이 가능할 것이다. 이 경험들은 사회적 투쟁의 도덕적 논리가 등장할 수 있을 만큼 일반화된다. 이러한 모델은 그 규범적 기준이 해명될 때에만 사회발전과정에 대한 비판적 해석으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이 책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이 과제를 충족시키는 인정이론의 인륜성 관념을 서술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방향의 개관이 지금 내가 주목하고 있는 관념을 예시하는 작업 이상의 역할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개관은 만약 나의 생각이 올바른 것으로 입증될 때, 내가 계속해서 몰두해야 할 이론적 방향을 암시해줄 것이다. 오늘날 페미니즘의 정치철학적 작업이 인정이론과 접목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데도, 나는 이러한 토론과 부딪쳐보는 작업을 하지는 않았다. 이 토론은 내가 제시한 논증 틀을 단절시켜버릴 염려가 있을 뿐 아니라 현재 나의 인식 상태를 훨씬 넘어서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청년 헤겔의 인정이론에 대한 최근의 저작들 역시 유감스럽게도 나의 고유한 해석 모델 속에서 고려될 수 없었다. 이 저작들이 나에게는 이차적인 관심이었던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버마스의 끊임없는 압력과 왕성한 관심이 없었다면, 프랑크푸르트 대학 철학과에 교수자격논문으로 제출했던 이 책 전반부를 결코 정해진 시간 안에 완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하버마스의 6년간에 걸친 공동 작업에 감사한다. 나의 지적 성장과정에서 하버마스의 중요성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나의 친구인 한스 요아스는 언제나 그렇듯 처음부터 크나큰 관심을 가지고 나의 사고과정을 함께 진척시켜 나갔다. 그의 충고와 비판이 오래전부터 나의 작업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그가 알게 되길 바란다. 또한 피터 듀스, 알렉산드로 페라라, 힌리히 핑크-아이텔, 귄터 프랑켄베르크, 크리스토프 멘케, 안드레아스 빌트, 루츠 빙어트는 초고의 각 부분을 위해 중요한 지적을 해주었다. 이들의 지적을 모두 이 책에서 모두 받아들인 것은 아니지만, 나는 이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 그리고 나는 여러 면에서 베를린 대학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10개월 동안 이상적인 조건 아래서 초고를 작성할 수 있었다. 끝으로 초고를 탈고하는 데 기술적인 도움을 준 발트라우트 파이퍼와 뒤르크 멘데에게 감사한다. 1992년 5월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악셀 호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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