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프롤로그: 너의 안전지대를 떠나라 2007년, 다민족에 대한 선교를 주제로 한 논문을 쓰고 있는데 교회에서 연락이 왔다. 인도로 가는 단기 선교팀을 맡고 있던 목사님이 갑작스런 사정으로 갈 수 없게 되었으니 나더러 대신 선교팀을 인솔해 달라는 것이었다. 인도에 있는 고아원에 가서 어린이 사역을 하고, 그곳에 있는 한인 선교사를 도우면 된다고 했다. 나는 그렇게 갑작스레 여섯 명의 청년들로 구성된 선교팀을 이끌고 인도로 갔다. 우리는 묵티라는 곳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묵티’라는 단어의 뜻은 ‘구원’이었다. 18세기 영국 선교사들이 처음 이 지역에 들어와 복음을 전한 곳이자, 판디타 라마바이라는 인도 여성이 힌두교 집안이라는 높은 신분을 버리고 기독교 진리를 기반으로 한 고아원을 처음 설립한 곳이기도 하다. 키가 150센티미터도 안 되는 작은 체구의 여인이었던 라마바이는 교육, 예언, 구제, 봉사, 기도, 치유의 능력이 뛰어났으며, 성경을 이 지역 인도어로 처음 번역한 인도 신앙의 거장이었다. 특히 라마바이는 1905년 인도 대가뭄 때 고아원을 통해 많은 생명을 구했다. 또한 어린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쳐 많은 어린이들을 구원으로 인도했다. 특히 그녀는 소녀들과 함께 매일 합심하여 기도하였고, 이는 인도 대부흥의 역사를 일으키는 중요한 불씨가 되었다. 이 모임에 참석했던 한 소녀는 교회에서 성령에 대한 말씀을 듣고 나서 성령 충만함이란 무엇인지 궁금해졌고, 늦은 밤까지 혼자 교회에 남아 성령 충만을 구하는 기도를 하고 있었다. 소녀의 가족과 이웃들은 한밤중까지 돌아오지 않는 아이를 여기저기 찾아다니다가 교회 안에서 들려오는 기도 소리를 따라 교회 안을 살폈다. 그때 사람들은 어두운 교회 안에서 기도하는 소녀뿐 아니라 활활 타오르는 불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이 불은 기도하는 소녀의 몸을 태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놀란 사람들은 물을 떠다가 소녀에게 뿌렸지만, 불은 계속 타고, 소녀는 꿈적도 않은 채 계속 기도하고 있었다. 사도행전 2장 1~4절에 나오는 말씀처럼, 성령이 마치 불같이 내려온다는 것을 모두가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이 성령의 불은 아침까지 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강하게 불타올랐다. 건물 밖에서는 하늘로부터 한줄기의 불이 교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멀리서 이 광경을 본 동네 사람들은 교회에 불이 난 줄 알고 불을 끄기 위해서 교회로 모여들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곧 그 불을 사람의 힘으로는 끌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모여든 사람들은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눈으로 직접 보고는 하나둘 소녀 옆에 앉아서 기도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교회에서는 24시간 기도가 시작되었다. 이 기도 중에 많은 기적과 이적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 간증을 들으면서 영적인 감격이 몰려왔다. 나는 이번 단기 선교를 통해서 우리가 고아원의 어린아이들뿐 아니라 인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성령님의 강한 역사하심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이곳에서 누리는 은혜가 오히려 나와 팀원에게 힘이 되고 겸손한 마음이 들게 했다. 나는 이때까지도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에 보내신 이유, 이곳에서 주님의 강력한 부르심을 받게 될 줄은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단기 선교를 마무리하면서 팀원들과 고아원의 리더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선교를 통해 받은 은혜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내가 가장 먼저 앞에 나가서 느낀 것을 이야기하고 맨 뒷자리로 와서 다른 팀원들의 간증을 듣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왼쪽 귀에서 누군가의 음성이 선명하게 들려왔다. “Leave your comfort zone(너의 안전지대를 떠나라).” 나는 놀라 옆을 보았다. 하지만 옆자리에 앉은 청년은 앞만 보면서 다른 이들의 간증을 듣고 있었다. 나에게 무슨 말을 한 것 같지 않았다. 다시 간증을 듣고 있는데, 똑같은 음성이 또 들려왔다. 다시 옆을 쳐다보았지만 역시 청년은 앞만 보고 있었다. 나는 순간 당황했다. 그 음성은 너무나 분명하고 선명했기 때문이다. 분명히 누군가 내 옆에서, 내 귀에 대고, 그것도 두 번이나 똑같은 말을 했다. ‘주님의 음성인 건가. 그렇다면 이게 무슨 뜻이지? 나에게 인도로 다시 오라는 뜻인가?’ 인도를 떠나기 전날 시내에 잠시 나갔는데, 또다시 하나님의 사인이 왔다. 이번에는 음성이 아니었다. “Commit your life to me(너의 삶을 내게 드려라).” 이런 글씨가 쓰인 하얀색 현수막이 내 앞을 지나가는 환상이었다. 두 번의 사인을 받고 나자 주님이 특별히 나에게 말씀하셨다는 기쁨보다는, 그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나는 지난 시간 동안 수많은 설교를 할 때마다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음성, 성령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라고 선포해 왔고, 하나님이 가라 하시면 가야 한다고 권면해 왔지만, 막상 내가 음성을 듣고 떠나야 하는 결단의 순간이 오자 두려워진 것이다. 뉴질랜드로 돌아가는 길에 아내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모두 전했다. 나는 아내가 어느 정도 반대하거나 나처럼 흔들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아내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부르심에 대한 확실한 도장을 찍어 주었다. 3년 전 아내가 신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할 때, 첫날 첫 예배에서 들은 설교 말씀이 ‘너의 안전지대를 떠나라’였다고 했다. 그때 아내는 이 말씀을 들으면서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공부를 마치면 우리가 어디론가 가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내는 나에게 또 다른 비밀을 하나 털어 놓았는데, 내가 인도에 가 있는 동안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사역해야 할지 하나님께서 보여 주시고 말씀해 달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내가 받은 두 번의 사인은 아내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기도 했던 것이다. 선교에 대한 부르심을 확신한 후, 나는 선교 단체들을 방문하면서 선교 정보를 모으고, 어떤 나라로 갈 것인지 고민하였다. 사실 나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던 인도로 선교를 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뉴질랜드에 있는 묵티위원회를 방문해 인도 선교에 대해 알아보았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가족이 다 같이 가게 되면 비자를 받는 데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며, 그곳에서는 두 자녀를 교육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내심 인도를 마음에 품었던 나는 실망스러웠다. 그 무렵 아내가 바누아투로 단기 선교를 다녀왔다. 그곳에서 만난 선교사님을 통해 바누아투 선교의 비전을 들은 아내는 내게 그 땅으로 가자고 했다. 바누아투는 남태평양에 있는 조그만 섬나라로, 뉴질랜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그러나 내가 10년이 넘게 뉴질랜드에 사는 동안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나라다. 선교지를 놓고 기도하는 중에 이곳이 열린 길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바누아투에 선교사로 지원하고 응답을 기다리면서 바누아투에 대해 알아보았다. 옛날에는 이곳에 식인종이 살았고 지금도 깊은 산속에는 원시 부족들이 사는데, 아직 복음이 들어가지 않은 곳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떤 부족들이 있는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없지만, ‘미전도 부족’이라는 말 자체가 나의 마음을 뜨겁게 했다. 바누아투는 이미 150년 전부터 영국, 호주,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에서 파송한 수많은 선교사들에 의해 복음이 들어간 상태였다. 그런데 아직도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현대 문명을 멀리한 채 살아가고 있는 원시 부족이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큰 도전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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