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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지

사목일지

방효익

(재)천주교수원교구유지재단 하상출판사·2013-11-20

  • 종교
  • KDC 238.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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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들어가는 말 주일을 지내고 나면, 나선형 경사로(램프, ramp)에 굴러다니던 야구공만한 먼지덩어리들은 어디로 갔을까? 과학의 원리로 바람이 먼지를 성당 밖으로 날려 버렸기 때문이다. 겨울에도 승강기 안에서 볼 수 있었고, 여름이면 미사를 봉헌하는 동안 서너 번씩 물던 모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 살충제를 전혀 쓰지 않고, 공기를 흐르게 해서 지하 5층의 모기유충 서식처를 말려 버렸기 때문이다. 전에는 대성당이나 소성당에서 강론 소리를 들으려면 귀에 힘이 들어갔는데, 이제 편안하게 잘 듣게 된 것은 어떻게 해서일까? 그리고 파이프오르간 소리에 매료되어 연주가 끝난 뒤에도 청중이 자리를 뜨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흡음재를 없애면서 소리를 적당히 울리게 했고(잔향시간을 늘렸고), 그 결과 단순히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들을 수 있게 한 음파물리학의 힘이다. 싸늘하고 때로 무섭기도 했던 요한마당에 왜 사람들이 모여들며, 소성당과 교리실에 들어갈 때 느끼던 어색함은 어디 갔을까? 빛과 안정감을 주는 노란색으로 인해 밝아졌고 따뜻함을 주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심리학적이며 친환경적인 의도가 숨어 있는 환경개선 공사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2011년 7월부터 2013년 5월까지 1년 11개월이라는 기간은 내게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성당 크기가 상징으로 통용되던 개념을 기도와 문화의 탁월한 공간이라는 개념으로 바꾸기 위해 애를 썼기 때문이다. 많은 시간을 빼앗겼고, 건축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많은 분께 도움을 청하면서 지혜를 자아내 꾸며야 했다. 왜 하필이면 보수를 해야 하는 때에 맞춰서 내가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조금은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그러나 짊어져야 할 십자가로 생각하고 기쁘게 받아들였다. 변화는 포기가 아니라 성숙과 성장이다. 변화는 절대로 변질이 아니다. 변화란 자신의 본질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삶의 지혜를 터득한 만큼 세상과 이웃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다. 삶은, 살아 있는 것은 변화를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변화를 두려워하면 자기 안으로 파고들어가기 때문에 세상과 단절하겠다는 것과 같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서, 상황에 어울리는지 아닌지 묻지도 않으면서 때로 “늘 이랬어, 늘 이래야 돼.” 하면서 구태의연한 기존 질서만 절대적 가치로 인정하겠다는 아집이다. 이번 환경개선 공사를 두고 훌륭한 성당을 부수려고 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결국 성당을 질적으로 바꾸어 놓으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환경개선 공사는 변질이 아니라 변화였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의 일반적인 경향은 자신이 변화되어야 하는데도 정작 다른 이들만 변화되기를 바라는 것이다.이 책은 분당성요한성당의 환경개선 공사를 하게 된 이유와 과정, 그리고 결과를 요약한 것이다. 물론 앞으로도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 문제와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들도 적어 놓았다. 많은 신자들이 분당성요한성당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면 유지관리를 하는 데에도 그만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기적인 보수와 관리가 있어야만 분당성요한성당이 아름다운 성당이라는 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쓸데없이 낭비하면서 일을 벌여 놓고 부산만 떤 것이 아니며, 앞으로 또 개선하고 보수하려면 참고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각 분야별로 적용된 과학적 원리와 변화된 모습을 기록하면서 문제점을 이야기할 것이다. 결국 이 소책자는 변질이 아니라 변화를 모색했으며, 언젠가 또 시도될 환경개선 공사에서 잊지 말아야 할 내용이 있기 때문에 준비한 것이다.환경개선 공사를 하면서 정말 감사한 일은 헌신적 봉사와 조언은 물론 내게 건축학 이론을 일깨워 주신 제평천(피델리스: 재정관리위원회 건축위원장) 형제님의 열정과 성실함이었다. 그리고 내게 미적 감각을 일깨워 주신 박경자(베로니카) 자매님께도 감사드린다. 두 분의 열정과 희생은 이 책을 쓰는 데 큰 힘이 되었다. 환경개선 공사는 대부분 이 두 분이 앞장서서 소개해 주신 여러 분야 형제자매들의 조언을 받아들인 결과라는 것을 밝히면서, 조언해 주신 많은 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2013년 10월 16일분당성요한성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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