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들어가기에 앞서 ‘성가 네 곡만 치면 됩니다.’라는 권유에 많은 반주자들이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반주 봉사를 시작하게 된다. -네 곡이란 입당성가, 예물준비성가, 영성체성가, 파견성가를 말한다.- 그러나 오르간의 뚜껑을 여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여러 개의 건반과 다양한 장치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어지럽게 한다. 또한 누군가 알려주는 대로 작동하고 음을 눌렀을 때 울리는 소리는 예상했던 소리와 다르기 때문에 당혹감을 느끼게 된다. 오르간 기계의 복잡성은 반주 봉사자들을 처음부터 위축시키거나 겁을 먹게 하는데 이러한 당혹감은 매우 오랫동안 계속된다. 우리나라에 오르간과 오르간 음악이 소개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오늘날 오르간은 교회의 악기로 우리들에게 매우 친숙하지만 이에 비해서 오르간 음악은 다소 낯설다. 왜냐하면 오르간 음악은 연주회에서나 들을 수 있는데 이 또한 일반사람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드물기 때문이다. 연주회에서 연주되는 곡은 오르간 음악 전체에서 볼 때 극히 일부분으로, 연주회 특성상 대부분 화려하고 웅장하다. 이러한 곡은 발 건반의 현란한 연주를 동반하는데 이것은 음악과 함께 깊은 감동을 주기도 하지만, 오르간을 전공하지 않은 교회의 반주자들을 위축시키기도 한다. 기록에 따르면 오르간 음악은 1400년 이후에 작곡된 곡들이다. 사본에서 발견되는 오르간 음악은 단선율 성가나 미사에서 부르는 노래를 기초로 하였으며 르네상스 시기를 지나고 바로크 시대에 이르러 황금시대를 맞는다. 이 시기 여러 나라의 많은 작곡가들은 오르간 곡을 우선적으로 전례에서 연주될 목적으로 작곡하였다. 이러한 곡들은 그레고리오 성가나 독일 코랄에 기초한 곡뿐만 아니라 각 나라마다 특별한 유형과 양식으로 작곡되어 있다. 이 가운데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작곡가들의 곡은 대부분 작은 규모로 Manualiter 손건반만으로 연주하는 곡들이 매우 많다. 오늘날까지 여러 나라의 작곡가들이 수없이 많은 오르간 곡을 작곡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에서는 오르간 음악을 듣기가 쉽지 않다. 이 연주곡집은 교회 반주자들을 위한 책이다. 여기에 수록된 곡들은 대부분 작은 규모로 전례와 깊은 연관성이 있거나 교회에서 연주하기에 적합한 작품들이다. 이 곡들은 소박하면서도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거룩함을 전해준다. 연주곡 수록에 앞서 악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음색과 음색선택, 배합방법에 관한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였다. 또한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편집자 노트’란을 실었다. 오르간은 전문적인 악기이다. 따라서 이 악기를 충분히 습득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집중적 훈련이 필요하다. 반주자들에게 오르간은 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다. 그러나 이 산은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열정 없이 이루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말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반주자들이 성가 네 곡에 머무르지 않고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음악을 오르간으로 기쁘게 노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에게도 이 노래가 잔잔하게 전해지길 함께 바라본다. 이은주 소화데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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