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운영전』을 읽기 전에 『운영전』은 누가 지었는지 알 수 없는 한문 소설입니다. 우리 고전 소설 중에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는 『춘향전』이나 『흥부전』 같은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이야기를 한글로 기록해 작가가 누구인지 알 수 없습니다. 또 『홍길동전』처럼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밝힌 한글 소설도 있습니다. 한문 소설의 경우에도 『구운몽』처럼 소설을 지은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밝혀 놓은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이 『운영전』처럼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숨긴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설이 한문으로 쓰였다는 것은 분명 누군가, 그것도 한문으로 글을 지을 수 있을 만큼의 학식을 갖추었던 사람이 이 이야기를 직접 창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이렇게 아름다운 소설을 지어 놓고도 어째서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을까요? 이 소설은 조선 시대 세종 대왕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이 영화를 누리던 시절과 그 이후 임진왜란이 터지고 나라가 폐허로 변했던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안평대군은 실제로 시와 그림, 가야금에 두루 능했고, 특히 글씨로 이름을 날렸으며 재력도 상당하여 당대의 이름난 예술가들을 후원하며 문화를 번영시킨 인물입니다. 소설 속에서 안평대군은 자신의 궁궐인 수성궁을 짓고 그 속에서 영리하고 아름다운 궁녀 열 명을 뽑아 시를 가르치며 풍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선 시대의 궁녀는 가고 싶은 곳에 갈 자유도,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만나고 결혼할 자유도 빼앗긴 채 주인의 명령에 따라서만 살아야 했던 존재였습니다. 아무리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예술과 안락함을 즐기는 삶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자유가 박탈되었다면 그런 삶은 비극일 뿐입니다. 『운영전』은 그런 비극 속에서 피어나 결국은 비참하게 끝나고 마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입니다. 찬란한 문화가 꽃피고 평화로웠던 가장 이상적인 시대에 온갖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궁궐의 깊은 정원에서조차 신분과 제도, 그리고 윤리의 굴레에 눈물지었던 한 여인이 있습니다. 그 여인의 이름은 운영. 나이는 열일곱. 그리고 운영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세상에 전한 한 사람이 있습니다. 선비 유영. 그는 전란을 겪고 폐허가 된 세상에서조차 힘없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조롱을 받습니다. 유영은 고단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아름다운 정원을 찾아가 아름다웠던 시절로 여행을 떠납니다. 하지만 유영이 본 것은 아름다움 속에 감추어졌던 젊은 연인들의 슬픈 사랑의 눈물이었지요. 이제 우리도 그 여행에 따라나서 볼까요? 여러분 또래의 젊은이들이 그 시절에 살아 나갔던 삶 속으로, 이름을 감춘 『운영전』의 작가가 보여 주려 했던 그 시대의 담장 안쪽으로.
목차펼치기접기
이야기 차례 를 펴내며_6 『운영전』을 읽기 전에_8 수성궁 깊은 곳 신비로운 정원으로_18 감추어진 보석, 열 명의 궁녀들_26 ●●● 역사 인물 탐방_『운영전』의 숨은 주인공 안평대군, 그는 누구인가?_40 손가락에 떨어진 먹물, 사랑으로 번지고_42 ●●● 소설 속의 시와 꿈_한문 소설은 독특해!_54 그리움에 잠 못 드는 밤_56 무녀의 유혹에도 편지는 전해지고_61 비단옷 빨래 가는 날_66 ●●● 조선 시대 직업 열전 ①_우리 궁녀들이 한가하게 시를 지을 틈이 어디 있겠사옵니까?_80 남몰래 담을 넘는 발소리_82 ●●● 조선 시대 직업 열전 ②_외로워라 궁녀의 삶, 뉘와 함께 돌아갈꼬?_100 흉계에 속고 의심에 울다_102 드러나는 비밀, 깨져 버린 사랑_113 못다 이룬 사랑, 다음 생에서_121 세상에 남겨진 슬픈 사랑의 책_126 『운영전』 깊이 읽기_133 『운영전』을 읽고 나서_142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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