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두 아이를 살피며 복작대던 평일을 지나 드디어 애들 아빠가 출근하지 않 는 주말은 모처럼 쉴 수 있는 날입니다. 그러나 아이는 주말을 기가 막히게 알고 새벽같이 일어나 곤히 자는 동생까지 깨웁니다. 저는 별수 없이 어른 밥, 아이 밥, 아기 분유까지 준비하는 것으로 황금 같은 토요일을 시작합니 다. 밀렸던 빨래도 돌리고 청소도 하고 장도 봐야 하고, 결혼식에 돌잔치에 각종 경조사도 챙겨야 하지요. 아이들이 아무리 예뻐도 철인이 아닌 이상 엄 마, 아빠는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며 종일 부지런을 떨어야 합니 다. 그 와중에 아이가 질문을 퍼붓기 시작합니다. 책을 보며 궁금했던 것, 어 른들의 세계를 바라보며 이해할 수 없었던 것, 신기했던 것까지. 엄마, 아빠 는 잘 대답해주고 싶지만 가끔은 지칩니다. 기껏 시간을 낸 주말에는 아이에게 더 많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견학과 체험을 하러 가거나 야외로 나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 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이런 경험에 금쪽같은 시간과 돈 을 허비하는 것은 내 인생 한 조각을 아이를 위해 희생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습니다. 그런 소통 부재의 상태에서 아이가 엉뚱한 질문을 던지면 부모는 선뜻 이해하기 힘들지요. 왜 이곳에 왔을까, 싶은 마음마저 듭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아이가 마구 쏟아 내는 수많은 질문들을 이렇게 방치 해도 되는 것인가’에 생각이 닿았습니다. 질문들이 마치 아이가 하고 싶은 이 야기인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우선 질문 하나하나에 집중하자고 결심 한 우리 부부는 최대한 성실하게 답하려 노력했지요. 그러나 사실 바른 대응 책에 대한 확신은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그 즈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 습니다. ‘아이들은 대체 왜 질문하는 걸까?’ 한번은 도영이가 “왜 밤이 되는 거야?” 하고 물었습니다. 그 순간 아이의 감정 을 들여다보니, 그저 잠을 자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 참 화제가 되던 ‘공감’이란 말을 떠올린 우리 부부는 “도영이가 자기 싫구나? 밤 이 오지 않고 낮만 있다면 계속 놀 수 있을 텐데…….”라고 질문이 아닌 마음에 먼저 공감해주었지요. 그러자 아이는 밤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천 천히 잠들었습니다. 이후에도 도영이가 질문을 던지면 우선 생각과 감정을 관찰하고 왜 궁금해 하는지 살피며 여러 차례 공감해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질문’을 신나는 놀이로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도영이는 궁금한 것을 매우 자유로운 방법으로 풀어놓았고, 저희 또한 부담을 버리고 놀이하듯 이야기하면서 아이에 대해 더 깊게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아이들은 질문을 통해 ‘정답’ 또는 ‘사실’을 원하기에 앞서, 자신의 질문에 대한 부모의 공감을 원합니다. 답은 공감한 다음에 자연스럽게 흥미 를 유지하며 찾으면 됩니다. 그렇게 했을 때 실제로 아이는 놀이에도 더 깊게 몰입하고 지속적인 호기심을 보였지요. 부모도 아이도 희생하지 않고 행복 10 11 한, 즉 부모와 아이의 욕구가 모두 충족되는 선에서 질문을 해결해나갈 수 있 었던 것은 매우 큰 소득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의 질문을 목록으로 만들었고, 질문했던 상황도 함께 정리해두었습니다. 아이의 질문을 목록으로 만들어서 이야기로 풀어가자, 아이는 ‘질문’을 긍 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이것도 질문 목록에 넣어주세요.” 라며 적극성을 띠었고 나날이 새로운 발상의 질문을 했지요. 또 답을 찾는 방 법 자체를 즐거워했고, 비슷한 주제의 질문도 내용의 깊이와 넓이가 점차 확 장되었습니다. 질문을 통해 ‘공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뒤 또 좋았던 점은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가족의 힘이 생겨난 것입니다.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있으니 하루하루의 행복을 차곡차곡 저축할 용기도 생겼지요. 우리 부부는 교육학에 능통한 전문 교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가 어떻 게 하면 더 행복하게 자기 세상을 능동적으로 열어갈지에 대해 누구보다 관 심이 많습니다. 주변의 부모들과도 정보나 의견을 공유하며 육아에 대해 끊 임없이 공부하지요.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면서 행복 지수를 높여보자는 의도 에서 이 책을 기획했을 당시, 저희는 ‘핀란드의 행복한 교육, 덴마크의 자유로 운 교육, 탈무드의 4차원 교육’ 등 교육 선진국들의 교육법에 대해서도 관심 을 기울였습니다. 이는 ‘공부 잘하는 아이’가 반드시 ‘행복한 사람’ 혹은 ‘성공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생각이 미쳤기 때문입니다. 일등 자리에 전전긍긍하기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최고가 될 가능성이 있는 아이,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열정적인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는 것이 더 현실적인 행 복과 맞닿아 있다고도 생각했지요. 그 시작에 ‘아이의 질문에 대처하는 부모의 자세’가 있었습니다. 우리 부부 는 일회성 대응에 그치지 않고, 뚝심 있게 아이를 관찰하고 특성을 이해하면 서 ‘내 아이만을 위한 특별한 이야기’를 엮어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성 장 일기를 쓰듯이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을 담기 시작했지요.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놀이를 하며 답을 찾는 과정에 대한 기록과 질문으로 만든 이야기 들이 책으로 낼 수 있을 만큼 꽤 많이 모였습니다. 가까이서 육아를 도와준 동생이 그림 작가인 것은 큰 행운이었지요. 덕분에 아이들이 가장 많이 질문 할 것 같은 36개 에피소드를 카툰으로 풀어 이 책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아 울러 특정 육아 상황에서 제가 대처했던 방법 가운데 효과가 좋았던 것과, 이 야기와 관련한 내용 가운데 도움이 될 만한 작은 정보도 함께 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 부부는 이 책을 쓰며 아이와 나누는 정서적 교감을 더 중 요시하게 되었고, ‘스칸디 맘’, ‘스칸디 대디’에 관심을 둔 덕분에 지금 이 순간 에도 점점 행복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육아 과정에서 오는 보람, 아이 를 사랑하면서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되는 기쁨, 아이와 저희의 깊어지는 유대 관계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자산이 되어 차곡차곡 쌓이고 있지요. 다른 많은 분들도 이 책을 읽고 더욱 행복한 부모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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