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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 문학의 관점으로 본 한국 문학

전라 문학의 관점으로 본 한국 문학

전일환

(도서출판)박문사·2015-03-17

  • 문학
  • KDC 81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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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전라도는 지리적으로 옛 백제권역이었고, 전주는 후백제의 수도였을 뿐만 아니라,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전남북과 제주를 관할하는 전라감영이 있었던 곳이다. 이 지역은 동부 산악의 임산물권과 광활한 서부 호남평야의 농산물권, 서해안의 해산물권의 3요소가 어우러진 풍성하고도 완전한 삶터였다. 그러므로 지명도 사람이 살아가는 데 거의 완전한 조건을 갖춘 곳이라 하여 ‘온다라’, ‘온드르’(온들의 옛음)라 불러오다가 신라 경덕왕 때 지명을 한자로 바꾸면서 완산完山, 전주全州라 이름하였다. 그리하여 이 지역은 예로부터 삼국 가운데 가장 찬란한 백제문화를 창달해 왔고, 문학과 예술 면에서도 우리나라 문화의 원천을 이루었다. ??고려사?? 악지 권 24 백제 조에는 ?선운산?, ?방등산?, ?정읍?, ?지리산? 등 백제오가百濟五歌가 노래의 내용만을 담은 채,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다. 이 중에서 전북의 문학 작품으로 정읍의 ?정읍사?, 고창의 ?선운산가?와 남원권 접경인 전남 구례의 ?지리산가?가 있고, 기타 정읍권역에 전남 장성의 ?방등산가?도 백제문학권의 시가에 포함이 된다. ?정읍사?와 더불어 ?선운산가?나 ?지리산가?, ?방등산가? 등은 모두 망부가望夫歌류로 아름다운 여성의 정절을 주제로 형상화된 작품들이다. 이 중 ?정읍?은 유일하게 연행演行형식과 더불어 그 가사가 ??악학궤범??에 전해져서 백제가요의 원형을 볼 수 있게 된 것은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들 대부분이 사랑하는 임을 그리워하고 기다리는 정조情調를 바탕으로 여성의 정절을 주제로 삼고 있는데, 남원을 배경으로 한 판소리계 소설인 ?춘향전?을 낳은 철학적 배경이 되었다. 세조 대엔 고려조 가전체 소설을 이어받은 김시습의 ?만복사저포기? 같은 몽유록계 산문문학이 남원에서 배태되면서 남원 인월면과 아영면을 배경으로 한 ?흥부전?과 만복사 동쪽에 살았다는 최척을 주인공으로 한 조위한의 한문 소설 ?최척전?과 가사 ?유민탄?, 전북 완주 이서면이 배경이 된 ?콩쥐팥쥐전? 같은 산문문학이 전해 오고 있다. 고려 고종조 이규보는 32세 때 전주목에 부임한 후 전주의 속현들을 둘러보며 ?남행월일기?라는 기행적 수필을 남겼고, 전북의 경물을 읊은 60여 수의 유려한 작품이 ??동국이상국집??과 ??백운소설??에 전한다. 조선 성종조 정극인은 정읍 칠보를 배경으로 한 가사의 효시작 ?상춘곡?, 단가 ?불우헌가?, 경기체가 ?불우헌곡?을 창작하였다. ?상춘곡?은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된 물아일체物我一體의 미학 속에 조선조 사대부들의 유교적 스토이시즘stoicism의 풍류를 엿볼 수가 있고, 단가형의 ?불우헌가?에는 돈독한 군신 간의 윤리와 철학이 담겨 있다. 경기체가형의 ?불우헌곡?은 전원생활의 흥취와 후진 교육의 즐거움, 벼슬 세계에서 자신의 진퇴와 성은聖恩 등을 읊었는데, 이 둘의 장단가가 한데 어우러진 작자의 철학과 풍류가 ?상춘곡?에서 종합되어 드러난다. 이들 작품은 정극인을 흠모하고 사숙私塾했던 면앙정 송순에게 이어져 가사 ?면앙정가?를 낳는 계기가 되었고, 다시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으로 이어짐으로써 ‘호남가단’을 이루어 조선 가사 문학의 원천이 되었다. 이후 장수 출신 장현경은 정조 20년에 삼례역승으로 좌천되자, 정철의 ?사미인곡?과 같은 임금을 그리워하는 연군류의 가사 ?사미인가?를 창작하였다. 그리고 완주 봉동의 규방 가사 ?홍규권장가?와 ?상사별곡?, 고창군 대산면의 ?치산가?로 이어지면서 고종조 진안 마령의 이도복이 마이산 구곡의 절경을 노래한 ?이산구곡가?에 이르렀다. 선조 대에 부안에서 태어난 매창은 황진이와 더불어 조선에서 쌍벽을 이룰 만큼 시재詩才가 출중한 여류시인으로 많은 시조와 한시 작품을 남겼다. 고산 윤선도는 전남 해남과 보길도에서 연시조의 양식에 담아 ?산중신곡?과 ?산중속신곡?, ?어부사시사? 등의 주옥같은 시조작품의 꽃을 피웠다. 광해조에 임실군 지사면에서 태어난 장복겸은 영천을 배경으로 한 연시조 10수의 ?고산별곡?을 창작하였다. 신말주의 11대손 신경준은 영조년간 ??산수경??, ??훈민정음운해?? 등 많은 저술을 하였고, 정격의 한시 작법에서 벗어난 ??시칙詩則??의 시론에 입각하여 65수의 작품을 남겼다. 영조 대 동년 월일에 남원에서 태어나 18세에 결혼한 담락당 하립과 김삼의당이 10년의 이별과 해후 속에 남긴 ??김삼의당시문집?? 200여 수의 한시는 ?춘향전?과 더불어 전라 여성의 아름다운 정절의 정화精華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전북 고창의 신재효는 판소리 12마당을 6마당으로 개작하여 판소리의 새로운 장을 열었고, 가람 이병기가 현대시조는 전통적인 틀에 구속되지 않아야 한다는 시조 혁신론을 제기하여 현대시조시의 위상을 정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은 문학적 현실을 바탕으로 전라 문학의 문학적 공과功課를 조명해 봄으로써 전라 문학이 한국 문학의 원천이요, 남상濫觴이었음을 밝히려 한다. 미래 사회엔 물질보다 인간 중심의 정신문화가 주도해 나갈 것이라는 지금 이 시대에, 갈수록 소외되고 저열감이 짙어져 가는 우리 인간들에게 문화적 자존감을 불러일으키고 정신적 풍요로움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일말의 바람으로 이 담론을 시작코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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