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대학에서 문학 교육은 크게 이론 중심과 이해 중심으로 나뉜다. 그리하여 이론 교육은 『문학이론의 이해』 강좌에서, 이해 교육은 『한국 현대문학의 이해』 강좌에서 담당한다. 이 책 『환상, 실재, 그리고 문학』은 한국 현대문학 작품을 감상하고 토론하고 이해하기 위한 텃밭의 기능을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기획의 첫 과정으로 우리는 이미 출간된 책들의 편집 방향을 검토하였다. 그 결과 기존의 책들 대부분이 장르상에서는 한국 현대문학 작품의 모든 양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과, 시기상으로는 191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을 망라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였다. 따라서 기존의 책들은 중등교육에서 접했던 많은 작품들이 중복 편집되어 있었다. 이러한 편집 방향은 어떻게 보면 타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일하거나 상투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한국 현대문학 작품을 이해 감상 토론하고자 하는 대학의 교양 교육에 걸맞게 효율성을 고려하여 강좌 신청자 혹은 문학 소비자 중심으로 편집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결과 199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시, 소설, 희곡, 수필 중에서 명편들을 선정하기로 하였다. 그 이유는 중등교육에서 접했던 작품을 배제함으로써 신선한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과, 강좌 신청자들이 이 시기에 태어나 삶을 이루고 있다는 당시대적인 특성 때문이었다. 다음으로 이러한 의도에 따라 선정된 작품들의 배열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제기되었다. 기왕의 책들은 대체로 장르별, 작품 발표 순서에 따라 편집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기존의 방식을 거부하고, 테마 즉 작품이 형상화하고 있는 문제의식에 따라 모둠별로 분류하였다. 작가들이 형상화한 삶과 세계에 대한 다채로운 인식을 각 주제별로 압축하려는 이 새로운 방식이 독자들의 감상과 이해의 폭을 확장하고 심화시킬 수 있으리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시와 소설과 희곡과 수필을 주제에 따라 집중 편집함으로써 독자들이 각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 당대의 삶과 세계와 시대에 대한 작가들의 고민과 성찰에 효과적으로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주제에 따라, 자아와 존재에 대한 성찰, 인생을 풍요롭게 가꾸는 위대한 사랑, 신화적 상상력과 전통의 가치, 근대의 수용과 식민지 질곡의 삶, 전쟁의 참상과 분단의 그늘, 노동의 가치와 자본의 역할, 민주주의를 향한 공동체의 열망, 환경의 위기와 생태 질서의 정립, 혼융된 실재와 허구 속의 인간, 소수자의 삶과 새로운 가치의 출현, 유랑의 삶과 다문화 수용의 인류애 등으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각 장의 앞에 문학작품을 감상 이해 토론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테마를 안내하는 개괄적인 글을 실었다. 이 개괄 역시 치밀하고 상세한 이론적 접근이라기보다는 주제와 작품에 대한 간략하고 요약적인 소개에 그치고 있다. 그것은 이 개괄이 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데 있어 일정한 제약으로 작용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책 『환상, 실재, 그리고 문학』을 통하여 독자들이 한국의 현대문학 작품 특히 최근의 시 소설 희곡 수필을 풍요롭게 감상하고 이해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하려고 노력하였다. 하여 우리는 독자들이 문학의 순수한 미학을 향유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기를, 동시에 존재와 삶과 세계와 시대와 현실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확대하기를, 나아가 인간과 세계와 문화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휴머니즘의 투명한 정신을 고양하기를 소망한다.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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