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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S 인재혁명

NCS 인재혁명

KBS [NCS 인재혁명] 제작팀, 정화영

카멜북스·2016-02-10

  • 292쪽
  • 사회과학
  • KDC 32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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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프롤로그 얼마나 간절할까, 라는 생각은 결코 막연한 상상이 아니다. 추측도 아니며 짐작도 아니다. 나 역시 불안해 책상 앞에 앉아야 했던 10대와 두려움에 갇혀 학원을 들락거리던 20대를 살아내는 동안 ‘자유’가 있을 ‘내일’을 매일 꿈꾸며 살았다. 내가 살아가는 ‘이날’과 꿈꾸는 ‘미래’를 비교할 때마다 쉬는 날과 일하는 날을 구분해 살아가는 ‘직장인’들이 다른 계층의 사람으로 보였다. 구체적인 날짜와 요일을 상실한 채 도서관으로, 학원으로, 학교로 쉬지 않고 움직이다가 불현 듯 느껴야 했던 이질감은 버스에서 내려 나와 다른 목적지로 가는 사람들에게서 왔다. 그들은 정상으로 보였고 나는 비정상인 듯했다. 그 세계로 가고 싶었다. 방송작가가 되었지만 고용 불안이야 떼어낼 수 없는 혹이라는 것을 이 세계에 와서 알았다. 그럼에도 내가 살았던 ‘불안했던 이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직 ‘오늘’을 시작하지 못했다는 슬픔에 방치돼 있다. 그것이 개인의 문제에서 사회적 이슈로 확장됐다는 것을 뉴스에서 보고 드라마에서도 봤다. 88만원 세대, 삼포세대, 미생이라는 단어가 헉, 소리를 내고 연일 뉴스로 보도될 때마다 과거의 기억이 재생되어 막연한 슬픔에 동요된 적도 있다. 뭔가 하고 싶은 생각에 청년 실업을 주제로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했지만 마땅한 답이 없었다. 전국의 대학생들을 불러보아 토론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그것은 더욱 확실해졌다. 대학생들은 계속 화가 나 있었고 따지길 서슴지 않았다. 피해자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처럼 출연료와 식비, 교통비를 엄중히 계산해 보여줬다. 살얼음 걷듯 모든 과정이 다 끝나던 밤, 예정됐던 두 달의 시간이 전파를 타고 전국으로 방송이 되어버린 밤, 아쉬움에 술자리를 하기 위해 모였던 그 어느 여름밤에, 나는 드디어 청춘의 슬픔을 마주했다. 누나, 언니라고 부르며 나에게 다가오는 대학생들은 졸업을 유예하며 일종의 안전지대에 발을 디디고 취업이라는 힘겨운 장벽을 뛰어넘으려 ‘너무’ 애쓰고 노력하고 있었다. 동이 트도록 대화를 나누는 동안 사실 내가 해줄 것이 없다는 게 내내 미안했지만 그저 그날을 살아냈던 선배라는 이유로 격려하고 어깨를 쓰다듬어 주었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들이 넘어야 하는 장벽은 ‘취업의 문’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만들어 놓은 ‘구조의 문’이며 ‘스펙의 문’이라는 사실을.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지난해 봄, 한 외주 제작 프로덕션 대표님으로부터 다큐멘터리를 기획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는데 거기에는 ‘스펙 없는 세상 만들기’라는 참으로 건전한 문구가 쓰여 있었다. 몇 장짜리 문서에는 청년의 일자리 문제를 스펙 없는 세상에서 풀어보자는 이상적인 설명이 있었고 그 문장 속에서 낯선 영어 단어 하나를 발견했다. 그것은 NCS였다. 나는 답답한 마음이 들어 물었다. “이거 엔씨에스를 하면 스펙 없는 세상이 된다는 뜻이에요?” 의심이 들었지만 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런 세상을 만들 수만 있다면, 아니 조금의 도움이라도 된다면, 그렇다면, 지금부터 알아봐야겠다? 고. NCS는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의 약자로 ‘국가직무능력표준’이라고 풀이할 수 있는데 쉽게 말해, 어떤 특정한 직업을 갖기 위해 필요한 직무 능력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과학적으로 정리해 표준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방송작가가 꿈이었던 나는 고등학교 때 국문학과나 신문방송학과, 문예창작과를 전공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런 전공이 있는 대학을 성적 순위로 적어 놓은 후 ‘대학=목표’로 인생의 고민을 짧게 끝냈다. 스무 살의 목표는 누구에게나 비슷했고 지금도 그럴 것이지만, 이것이 틀렸다는 걸 방송현장에 와서 보고 알았다. 방송작가로 일하는 데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했었는지는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 심지어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고 해도 불편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 이것은 어쩌면 입시 준비를 할 시간에 더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여행을 했다면, 아니 위성채널을 달아놓고 전 세계의 다양한 방송을 맘껏 봤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강한 역설의 의문을 가져오기도 했다. ‘NCS’가 추진하는 직업체계는 현장에서 일하는 기성세대, 기업인, 전문가 등 다수의 어른들에게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것이 지향하는 방향은 대학교육은 물론 대학 진학을 목표로 준비하는 중등, 고등교육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현장에서 필요한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스무 살이 되기 이전의 아래로 거슬러가다 보면 어쩌면 처음부터 잘못됐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된다. 방송작가가 되기 위한 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물론 큰 줄기의 길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다른 길이 더 많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약속해 줄 것이 바로 이 ‘NCS’다. 방송작가 입문, 혹은 3년, 혹은 10년에 맞는 직무 능력을 표준화해 둔다면 다른 일을 하다가도 경력을 인정받아 방송작가 업무 수행 능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교육하고 평가해 나가는 핵심기제는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와 직업군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고 성공적인 인재를 양성해 나갈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 이것을 상상하면 머리에는 특별한 그림이 떠오른다. 이른바 ‘진로개발지도’다. 누군가 꿈의 지점을 정해놓고 보면 그곳을 향해 갈 수 있는 여러 가지의 길이 있음을 알게 되며 어떤 길을 거쳐 갈 것인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현장을 통해 갈 수도, 교육을 통해 갈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목표 지점을 향해 갈 수 있도록 ‘그것’이 우리를 도와줄 것이라는 것이다. 지난여름과 가을, 나는 ‘NCS’의 실체를 찾아 각계 다양한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많은 직업현장과 국내외 학교들을 취재했다. 그 과정을 통해 알게 된 것은 ‘NCS’라는 시스템의 본질은 보다 근원적인 명제, 곧 ‘인재의 조건’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었다. 인재라는 것은 보편적인 정보와 일반적인 지식을 채운 성적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직업군 안에 실무적·기능적 역할을 갖춘 경험적 교육 안에 있다. 인재의 조건을 결코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지만 학력이라든가 언어 능력, 자격증 등으로 평가할 수도, 알아낼 수도, 증명해낼 수도 없다는 점에는 크게 공감한다. 간단히 말해 인재는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해서 적절한 역할을 해내는 ‘직무 능력이 높은사람’이라는 것이다. 역할에 맞는 인재, 직업군 속의 인재, 자신의 일을 가장 잘하는 인재에 대한 인식은 이전의 것과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초등부터 고등교육까지 12년의 교육을 끝냈지만 스무 살의 청년은 아직도 제자리에 있다. 여전히 꿈을 찾고 있고 진로를 고민하며 취업 공부를 하게 될 것이다. 시간과 노력, 비용을 들여 공부하고 있고 또 공부해 왔지만 과연 꿈을 위한 것이었나, 묻는다면 답은 어려워진다. 지난해 겨울 최종 원고 작업을 하면서 우리 사회에 ‘인재 혁명’이 일어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꼬박 가슴에 채웠다. KBS 1TV로 방영된 2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의 제작과정에서 경험하고 만나면서 취재한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누군가에게는 정보가 되고 도전이 되길 바라지만 불안한 오늘을 서성이는 청춘들이 희망을 버.리.지.않.게, 위로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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