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매번 책을 출간할때마다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 서문이다. 책의 내용을 집약해서 독자분들에게 알려야 할 의무감이 이제 몸에 뱄기 때문이다. 엘람 문명에 대해서 집필하게 된 것을 나 스스로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을 한다.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거치는 동안 단 한차례도 이란에 대한 역사를 배우지 못하였다. 더구나 30년 전에는 엘람이라는 문명의 이름조차 제대로 역사책에 올라오지 않던 시절이었다. 세월이 흐르고 우연한 기회에 페르시아 제국에 대해 간략한 역사를 알게 되었고, 이란이 한때 패권국이었구나 하는 정도의 단편적이 지식과 이란 근대사에서 ‘샤(Shah)’라는 독특한 직함이 있었구나 하는 정도의 내용이었다. 이번 권 15를 집필하면서 자료 수집과 이란의 깊은 역사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느낀 점이 이란 문명이라는게 결코 한반도 조선 문명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3중 장치의 이란 지형은 한반도가 가지고 있는 2중 안전 장치와 다르지 않았고, 고원과 수사의 연결은 한반도와 만주를 잇는 압록 루터와 다르지 않았다. 고원에서 잉태한 ‘수칼(Sukkal)’제도는 조선의 영의정과 세자제도를 합친 모습이었고, ‘수칼리’나 ‘수칼나필’은 백제의 ‘담로(擔魯)’를 연상케 하였다. 메소포나미아라는 거대 문명을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 조선 문명이 중국 문명이라는 거대 질량을 마주하고 있는 것과 너무나도 판박이였다. 이란 고원의 척박함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거친 환경을 시스템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 민족의 DNA와 기묘할 정도로 닮아 있었다. 그래서 이란인들이 한민족을 그렇게도 좋아하였던가! 엘람은 우연히 발생한 문명이 아니다. 그것은 환경이라는 제약 조건을 인간의 전략적 의지로 극복해낸 '히스텍처(Histecture)'의 결정체였다. 그들은 인내할 줄 알았고, 시스템을 설계할 줄 알았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정의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역사 속에서 사라진 듯 보였던 엘람은, 사실 이란 문명이라는 거대한 나무의 가장 깊은 곳에 뿌리내린 자양분이었다. 나는 이번 권15에서 이란 문명의 두 축을 '관료제'와 '수사(Susa)'로 정의한다. 이 관료제의 원형이자 엘람의 통치 철학이었던 '수칼(Sukkal)' 제도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이란의 시스템적 사고의 근간이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수사지역은 이란의 지정학적 전략의 뿌리이다. 엘람은 단순히 고대의 문명이 아니다. 그들은 척박한 고원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도의 관료 시스템을 설계했고, 수사라는 거점을 통해 문명의 에너지를 응축했다. 엘람 시대에 이미 완성된 이 시스템의 원형은 이후 이란 문명 전반에 걸쳐 거름이 되었으며, 지금도 이란인들이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적 사고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이 책, 『수칼의 히스텍처』는 그 잊힌 원형을 복원하여, 현대 이란이 왜 결코 만만한 나라가 아닌지, 그들이 어떻게 침묵 속에서 다음 비상을 준비하고 있는지 그 시스템적 정체를 밝히는 기록이다. 엘람의 정신은 죽지 않았다. 그것은 지금도 이란이라는 나라 안에서 살아 숨 쉬며, 스스로의 운명을 설계하는 강력한 엔진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 책은 고대 엘람의 기록인 동시에, 스스로의 운명을 설계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전략적 보고서이다.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될 것이다. 문명의 성패는 풍요로운 환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척박함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전략적 응축'의 크기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2026년 5월 28일 23시34분 영동의 히스토리움에서. HistoryInsight Writer You (통혜).
목차펼치기접기
1장. 엘람인 정체성의 형성. 19 2장. 엘람의 시원 문명. 35 3장. 엘람 문명의 태동기- 아완 왕조. 44 4장. 엘람 문명의 응축기- 시마슈키 왕조. 70 5장. 엘람 문명의 완성기- 제국의 등장. 104 6장. 엘람 문명의 확장기. 120 7장. 해체/전환기 신엘람(Neo-Elamite) 137 8장. 엘람 문명의 분석 154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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