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1. 어둠 속에서 마주한 막막함과 의문. 동로마 문명을 처음 접했을 때, 그 방대한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짙은 막막함이 앞섰습니다. 첫째는 기존 사학계가 구축해 놓은 편견 때문이었습니다. 서로마 멸망 이후 동로마는 역사의 무대에서 후퇴한 패배자의 문명으로 치부되었고, 유스티아누스 대제 이후로는 기억의 저편으로 밀려난 희미한 존재에 불과했습니다. 둘째는 그들의 역사가 품은 복잡성 때문이었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잦은 왕조의 교체는 기록을 추적하는 이의 정신을 아득하게 만들 정도로 혼란스러웠습니다. 2. 1,000년 존속의 비밀과 발견.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혼란 속에서 강렬한 의문이 피어올랐습니다. 그토록 빈번한 권력의 변동 속에서도 왜 이 문명은 1,000년이라는 시간을 견고하게 존속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입니다. 깊이를 더해갈수록 동로마는 단순한 제국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유럽을 지탱하는 거대한 방파제였으며, 고대 문명의 정수를 혈관처럼 간직하여 현대의 우리에게 전달한 문명의 보고(寶庫)였습니다. 그들이 끝까지 자신들을 '로마인'이라 규정하며 지켜온 것은 단순한 자존심이 아니라, 문명을 유지하는 시스템이자 설계도였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은 본 저작의 메타포를 ‘정체성의 히스텍처(Histecture)’로 명명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3. 문명사의 다음 궤적과 독자를 향한 다짐. 본 제20권을 끝으로 근동과 유럽을 가로지르는 긴 여정을 잠시 갈무리합니다. 이제 저자의 시선은 또 다른 거대한 정신적·물질적 복합체인 인도 문명으로 향할 것입니다. 독자분들께서 보내주시는 기대와 따뜻한 응원은 제가 집필의 고독을 견디게 하는 유일한 에너지원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저는 오직 문명의 진실을 기록하는 일에만 온전히 몰두하고 있습니다. 기록의 엄중함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인류 문명사의 다음 지평을 향해 멈춤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2026년 6월30일. 저녁 9시 10분. 진영 Historyum에서.
목차펼치기접기
1장. 시스템 재부팅 및 안정화기 (395 ~ 610) 17 2장. 에너지 축소 및 하드웨어 최적화기 (610 ~ 1081) 57 3장. 컴네노스 왕조의 시스템 견인기와 정점 (1081 ~ 1204) 127 4장. 시스템 파편화 및 쇠퇴기 (1261 ~ 1453) 171 5장. 동로마 문명 분석하기. 214 6장. 역사법정. 295 참고문헌 327 저자 소개 342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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