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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슈발리에

키아르네 (지은이)

Fioret(피오렛) :삼양출판사·2018-08-13

  • 432쪽
  • 문학
  • KDC 8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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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8. 잊혀진 기억 수도 변경에 괴조가 나타난 지 며칠이 지났다. 애쉬는 다친 기사들에 대한 후속 조치와 기사단 재정비로 바빴다. 게다가 왕비 습격 사건의 범인도 잡아야 한다. 결국 애쉬는 세이레나에게 한동안 수업을 멈추자고 말했다. 다행이다. 세이레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약혼했다고 해도 세이레나는 애쉬가 매일 밤 헌터 저택을 찾는다는 소문이 기껍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알았다면 또 고리타분한 생각을 한다며 놀랄 생각을 하며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세이레나 역시 바빴다. 그녀는 이참에 옷을 전부 수선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하녀들의 도움을 받아 가지고 있던 드레스를 전부 꺼냈다. 훈련하면서 옷이 조금씩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로 한 벌 사시는 게…….” 속상한 마음에 세이레나에게 드레스를 입히던 애나가 말했다. 허리는 맞았지만 근육이 생기면서 어깨나 팔이 조금 작다. 가슴도. 에구. 애나는 가슴도 좀 작은 것을 확인하고 속으로 혀를 찼다. 차라리 한 벌 샀으면 하는데 세이레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됐어. 어차피 입을 일도 별로 없을 거야. 수선해 줘.” 새해가 되면서 검정색 드레스를 벗었다고 좋아했더니 이제는 수선한 드레스를 입는단다. 애나는 속상한 마음에 한숨을 내쉬었다. 꽃보다 더 고운 내 아가씨가 어쩌다 이렇게 변하셨담. 매년 신년 파티가 열릴 때쯤엔 새 드레스를 사고 싶어 하셨는데. 그녀는 여전히 세이레나의 짧은 머리카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예전에는 허리까지 닿는 긴 머리카락이라 매일 아침 어떻게 묶을지 고민했었다. 이렇게 꼬아 볼까, 저렇게 땋아 볼까. 하지만 목을 드러낼 정도로 시원해진 세이레나의 머리카락은 고작해야 빗어서 핀을 꽂는 것뿐이다. 그것도 세이레나가 훈련하면 거추장스럽다고 못 꽂게 한다. “왕궁 신년 파티는 어쩌시려고요?” 애나는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매년 왕궁 신년 파티에 가는 걸 기대하시더니. 아무리 약혼했다지만 우리 아가씨가 이렇게 예쁘다는 걸 온 나라에 알려야 해! 의무감 가득한 애나의 말에 세이레나는 픽 웃으며 말했다. “나 그날 근무야.” “뭐라구요?” 드레스 치마 단을 정리하던 애나가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말도 안 돼! “왜요? 작년에도 근무였잖아요!” 그때 세이레나는 애나에게 한참 투덜거렸다. 하필이면 근무냐고. 하지만 지금의 세이레나는 달랐다. 그녀는 다른 하녀가 수선할 부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팔을 쭉 뻗으며 말했다. “할 수 없어. 홀수 분단은 전부 경비 서야 하거든.” “그래도, 빠지실 거죠?” 꼭 참가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기사는 빠질 수 있다. 당연히 작년의 세이레나는 빠지려고 했다. 결국, 근무했지만. 그녀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아니, 일할 건데.” “네에?” “근무 서면 수당이 쏠쏠하게 나오거든.” 게다가 지금은 오 분단. 수당은 봉급에 비례해서 나오기 때문에 아주 쏠쏠하다. “설마 하루 종일 근무하실 건 아니죠?” 애나는 마지막 희망을 부여잡고 말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이벤트가 있는 날은 사람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기사단은 낮 근무와 밤 근무가 있지만 기사단은 대부분 귀족이니까. 세이레나는 애나의 간절한 심정도 모르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풀 근무하면 수당이 더 나온대!” 아이고. 애나는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 꽃같이 고운 우리 아가씨가 어쩌다가 수당 수당 하게 됐나. 이게 다 헌터 경과 백작님 때문이다. 애나는 재정을 엉망으로 만들고 갑자기 죽은 백작도, 형에게 엄청난 돈을 매달 타 쓰던 주제에 형이 죽자마자 들어와서 재산을 탐하려는 게일도 다 미웠다. “혹시 공작님이 드레스 같은 거 안 주신대요?” 응? 세이레나는 반대쪽 팔을 쭉 뻗다가 애나를 쳐다봤다. 다른 하녀들도 세이레나의 드레스에서 손봐야 할 곳을 체크하다가 애나를 쳐다봤다. 그랬으면 좋겠다. 다들 예쁜 아가씨가 예쁜 드레스를 입길 바랐다. 못된 아드리아나보다 우리 아가씨가 훨씬 예쁜데! 그렇지 않아도 어느 귀족의 연회에 아드리아나가 게일과 함께 헌터 백작가의 초대장으로 참석했다는 소식을 들은 탓에 하녀들은 모두 분기탱천해 있었다. “글쎄. 생일 선물로 훈련장 받았잖아?” 세이레나는 이제 완공된 훈련장을 떠올렸다. 낡은 바닥과 벽을 뜯어고쳤다. 그리고 새로 벽을 세워 정원과 차단했다. 대신 새로운 벽에 커다란 문을 이중으로 세 개나 만들어서 여름이면 문을 열어 놓고 정원을 구경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이제는 화로를 하나만 놓아둬도 적당히 훈훈하다. “아니, 하지만.” 애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벙긋거렸다. 보석은? 드레스는? 구두는? 그레이윈드 공작이잖아? 왕 다음으로 부유한 집안. 훈련장을 고치는데 어마어마하게 돈이 들어가긴 했지만 그래도 생일 선물로 드레스 정도는 줬어도 되잖아? 애나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차마 말로 내뱉지 못했다. “데니스.” 애쉬는 자기 사무실에서 나오며 데니스에게 말을 걸었다. 왜? 데니스가 고개를 돌린 순간 애쉬가 기침했다. “엣취.” “엇, 감기 걸린 거 아니야?” “아니, 그건 아닌데.” 최근 몇 년 동안 감기에 걸린 적이 없다. 오한이 들었나 보지. 담담한 애쉬에게 데니스가 킬킬대며 말했다. “누가 네 욕하나 보다.” “누가?” “모르지, 나야.” 애쉬의 머릿속에 세이레나가 떠올랐다. 그녀라면 그의 욕을 하고도 남을 것 같다. 그는 데니스에게 서류를 내밀며 말했다. “왕궁 파티 때 경비 스케줄이야.” 아, 그래. 데니스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서류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헌터 백작 말인데.” 애쉬의 시선이 재빨리 행정실을 훑었다. 그는 말없이 고개를 바깥쪽으로 까딱했다. 나가서 말하자는 의미에 데니스는 먼저 행정실 밖으로 나섰다. 훈훈한 행정실과 달리 복도의 차가운 공기가 두 사람을 반겼다. 데니스는 꾸벅 인사를 하고 지나가는 페이지를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애쉬의 무심한 시선이 그들을 스쳤다. 그러고 보니 에즈라도 곧 페이지로 들어올 것이다. 지난 몇 주, 애쉬가 훈련 시킨 덕분에 에즈라의 가는 팔에도 근육이 붙기 시작했다. 바빠서 한동안 헌터 저택에 가 보지 못했는데…… 훈련은 꾸준히 하고 있겠지. “헌터 백작 말이야.” 데니스는 인적이 드문 곳까지 가서 입을 열었다. 곧 눈이 내릴 것처럼 하늘이 회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음.” 애쉬는 에즈라에게 입단 선물로 뭘 주면 될까 하고 고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검을 줄까. 그 핑계로 세이레나에게도 검 하나 사 주고 싶은데. “지난번에 왕비님을 공격한 녀석들이 헌터 백작과 이어지더군.” 애쉬의 눈이 가늘어졌다. 어떻게? 말 없는 질문에 데니스는 머리를 긁적였다. “죽은 녀석들을 역추적하니까 뒷골목 길드가 하나 나오는데…….” “백작이 거길 들락거렸다는 곳 말이군.” 그렇지. 데니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왕비의 죽음을 백작이 사주했다거나 하는 그런 증거가 없다는 말이다. 게다가 굳이 백작이 사주할 이유도 없다. 아니면. 애쉬는 그와 약혼하면 왕비가 되지 않는 거냐던 세이레나의 말을 떠올렸다. 헌터 백작은 자기 딸을 왕비로 만들 생각이었던 걸까. “무슨 생각해?” 애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데니스가 물었다. 어째 상사의 얼굴이 점점 심상치 않아지는 게 불길했다. “어떤 사람이 자기 딸을 늙은 왕과 결혼시키려 할까?” “권력에 미친 사람?” 데니스는 반사적으로 대답하고 눈을 크게 떴다. 설마 그거? 하지만 애쉬가 다시 말했다. “차라리 일 왕자비가 되는 게 나을 텐데?” 어차피 왕비로 만들고 싶다면 현 왕의 왕비가 아니라 일 왕자의 왕자비로 만드는 게 더 나을 거다. 죽이기에도, 만들기도. “하지만 헌터 백작은 죽었잖아?” 애쉬의 말에 데니스가 반박했다. 애쉬의 말은 헌터 백작이 죽기 전에나 가능성 있는 말이다. 게다가. “헌터 경은 너와 약혼했으니 왕비가 될 가능성도 없고.” 애쉬의 눈이 다시 가늘어졌다. 뭔가가 있다. 얇고 가는 실이 손가락에 걸릴 듯 눈앞에서 흔들리는데 손을 뻗어도 걸리지 않는 느낌. 불쾌한 기분에 그는 팔짱을 꼈다. 세이레나는 왕비가 사고가 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공격도. 게다가 백작은 죽기 전, 왕비를 공격하려는 자들이 소속된 길드에 들락거렸다. “파혼해 달라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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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슈발리에 2권 목차 8. 잊혀진 기억 9. 과한 선물 10. 성장 11. 맹세 12. 연회 13. 계획된 사고 14. 도움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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