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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슈발리에

키아르네 (지은이)

Fioret(피오렛) :삼양출판사·2018-08-13

  • 431쪽
  • 문학
  • KDC 8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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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34. 오랜 비밀 “전하.” 세이레나와 함께 기사단으로 돌아온 애쉬는 불쾌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일 왕자를 발견하고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번에는 단장실의 애쉬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데이비드는 애쉬를 보고 늦었다고 말하려다 멈췄다. 어쨌거나 애쉬의 약혼자가 그를 구해 줬다. 최소한 데이비드는 애쉬를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력을 가지고 있었다. “왔군.” “괜찮으십니까?” 데이비드는 이게 괜찮은 걸로 보이냐고 말하려다 꾹 눌러 참았다. 어차피 니콜라스를 잡았으니 브리츠는 일 왕자를 죽이려 한 죄로 투옥될 거다. 지금 좀 힘들었지만 자신이 왕이 될 거라 생각하면 참을 수 있었다. 원래 그의 것이었는데. 데이비드는 문득 떠오른 생각에 속으로 이를 갈았다. 이게 다 멍청한 그의 동생 때문이다. 원래 그의 것이었던 자리를 갑자기 미쳐 버린 브리츠가 탐냈기 때문에 그가 괜한 고생을 하고 있다. 멍청한 자식! 어디 감히 그의 것을 탐낸단 말인가. 데이비드는 브리츠를 절대로 가만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감히 제 주제에 맞지 않는 것을 탐낸 자를 그냥 둔다면 본보기도 되지 않는다. 이 녀석을 어떻게 요절을 내야 할까. 데비이드의 머릿속이 바쁘게 돌기 시작했다. 그냥 폐위 정도로는 용서가 되지 않는다. “내 친애하는 동생은 어떻게 됐지?” 데이비드는 침착을 가장해서 물었다. 하지만 마음 같아서는 당장 브리츠의 목을 베어 버리라고 하고 싶다. 애쉬는 아직 의자에 앉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는 그가 들어온 문을 통해 밖을 한번 쳐다보고 말했다. “아직 몰튼 경의 취조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몰튼 경이 말했잖아!” 결국 참지 못한 데이비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그 순간 시끄러웠던 밖이 조용해졌다. 젠장. 애쉬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문이 열려 있는 탓에 일 왕자가 소리친 것이 행정실까지 다 들려 버렸다. 다행인 것은 대부분 퇴근해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은 당직인 미카엘과 세이레나, 로렌뿐이라는 사실이었다. “이 왕자님은 몰튼 경의 독단이라고 하실 겁니다. 그러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취조를 할 겁니다.” 애쉬의 말에 맞다. 스펜서는 일 왕자의 눈치를 살피며 생각했다. 데이비드는 브리츠를 처리하고 왕이 될 조급함에 침착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당연히 자신의 것이라 생각한 것을 빼앗길 뻔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그동안 보여 줬던 여유로운 성격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사람의 밑바닥이란 그런 것이다. 스펜서는 약간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브리츠는, 동생은 언제 잡아 올 건가.” “그건 기사단의 일이 아닙니다.” “무슨 소리야!” 데이비드의 호통에도 애쉬는 눈썹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그는 단장실의 문을 닫고 다시 말했다. “전하, 배후에 이 왕자 전하가 있다면 수사관이 찾아갈 겁니다. 기사단은 몰튼 경을 취조해서 수사관에게 넘길 뿐입니다.” “그런, 그런 게 어딨어? 내가 기사단에 수사권을 주겠네!” 수사관과 재판으로 넘어가면 일이 더 길어진다. 데이비드는 이 왕자의 목을 당장 자르고 싶었다. 하지만 애쉬는 고개를 저었다. “안 됩니다, 전하. 기사단은 그런 권한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라고말리 기사단은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킨다. 애쉬가 몰튼 경을 취조하는 것은 혹시라도 몰튼 경이 타국으로부터 일 왕자의 암살을 명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서다. 타국에서 이 왕자와 손을 잡고 일 왕자를 죽이려 할 수도 있으니까. 그럴 가능성이 없다면 애쉬는 수사관에게 몰튼 경을 넘기게 되어 있다. 애쉬는 어디까지나 기사단은 외부의 적만을 상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사단은 이미 과반수 이상이 귀족이고 나라를 위험하게 한다면 왕에게도 검을 겨눌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기사단이 너무 큰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한 부서가 과한 힘을 가지면 나라의 균형이 깨진다. “그럼 몰튼 경의 취조는 봐도 되겠지?” 일 왕자의 말에 애쉬는 스펜서를 쳐다봤다. 마음 같아서는 안 된다고 하고 싶지만 일 왕자가 우기면 그도 어쩔 수 없다. 애쉬는 스펜서가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입을 열었다. “이쪽으로 오시죠.” 애쉬의 허락 아닌 허락에 일 왕자의 기분이 풀어진 듯했다. 세이레나는 애쉬를 선두로 단장실을 나오는 일 왕자와 스펜서의 표정을 살폈다. 그녀는 애쉬와 기사단으로 오면서 니콜라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가 일 왕자를 헌터 하우스로 불렀다는 것과 이 왕자가 시킨 일이라고 말했다는 것을. 더 자세한 것은 세이레나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이 왕자는 게일에게 헌터 하우스라는 집에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게일이 죽은 뒤 그 집이 비어 있다는 것을 떠올렸겠지. 일 왕자를 헌터 하우스로 유인하는 것은 쉬웠을 것이다. 거긴 세이레나의 소유고 세이레나는 애쉬의 약혼자니까. 일 왕자에게 애쉬가 보여 줄 것이 있으니 헌터 하우스에서 보자고 한다면 의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고 헌터 하우스에서 일 왕자가 죽는다면, 범인은 애쉬로 몰기도 좋다. 빈집이 이 왕자에게 그렇게 이용당했다는 사실에 세이레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래?” 로렌이 따듯한 차를 건네며 물었다. 눈치 빠르게도 미카엘은 다른 사람들이 마실 수 있도록 차를 내리고 있었다. 세이레나는 잔을 건네받으며 한숨처럼 말했다. “그 집을 무너트리거나, 누군가에게 세를 줬어야 했어.” “세이.” 세이레나의 말에 로렌은 어이가 없어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 세이레나가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들을 짊어지려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건 네 탓이 아니야. 너는 해야 하는 일은 다 했잖아. 집은 막아 놨고. 나쁜 사람들은 언제 어떤 방법으로도 나쁜 짓을 해.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나쁜 거지, 나쁜 짓을 당한 사람이 충분히 방비하지 못했다고 자책해선 안 돼.” 강도를 당했다고 밤길에 돌아다닌 사람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강도를 욕해야지. 로렌은 세이레나가 그런 일로 자책하지 않기를 바랐다. 나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 사람과 세상을 믿었기 때문에 나쁜 짓을 당했다면 나쁜 짓을 한 사람을 손가락질해야지 순진했다고 피해자를 손가락질해선 안 된다. 나쁜 사람은 언제 어떤 방법으로도 나쁜 짓을 한다. 그 말을 들은 세이레나의 얼굴에 놀랐다는 표정이 떠올랐다.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 모든 사람이 똑똑해져야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하지만 세이레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이 충분히 영리하게 굴지 못해서, 완벽하게 똑똑하지 못해서 일을 당했다고 생각했다. 완벽하게 똑똑하고 영리한 사람은 없다. 세이레나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자신을 위로해 주려는 로렌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다. 그리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그녀는 언제든지 약자의 편에 설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세이레나!” 그때 기사단으로 모아나가 달려 들어왔다. 눈을 동그랗게 뜨는 세이레나에게 로렌이 말했다. “아, 내가 알렸어. 걱정할 거 아니야.” 친구들을 그렇게 보냈는데 걱정하지 않을 리 없다. 모아나는 세이레나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 “괜찮아? 다친 데는 없고?” “으응. 난 괜찮아.” “단장님은?” “몰튼 경과 이야기하러 들어갔어.” 몰튼 경? 무슨 소리냐는 모아나의 표정에 로렌에 재빨리 설명했다. “몰튼 경이 일 왕자님을 꾀어냈어.” “맙소사! 몰튼 경이 이 왕자한테 붙은 거야?” 그렇겠지. 세이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니콜라스는 왕의 근위대장이다. 왜 일 왕자가 아니라 이 왕자에게 붙은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의문은 곧 풀렸다. “이 왕자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군.” 니콜라스를 취조하고 돌아온 애쉬가 피곤한 표정으로 말했다. 화가 가라앉지 않은 일 왕자는 스펜서와 함께 돌아간 뒤였다. 세이레나와 로렌, 모아나는 애쉬와 함께 행정실에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물론, 당직인 미카엘도 그 사이에 끼어들었다. “이 왕자가?” 로렌의 말에 애쉬는 고개를 끄덕였다. 왕이 죽었지만 범인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니콜라스 역시 두 왕자 중 한 명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로서는 억울했을 것이다. 두 왕자의 왕위 다툼에 희생된 꼴이니까. 그때 이 왕자가 손을 내밀었다. 자신을 도와 일 왕자를 죽이면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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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슈발리에 5권 목차 34. 오랜 비밀 35. 새로운 비밀 36. 각성 37. 살해 38. 계획 39. 공격 40. 결전 41. 다음이 아니라 지금 42. 기회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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