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 시인의 말 | 산은 여전히 푸르고 새들은 여전히 울어댄다. 하지만 함께 부대끼며 흙과 나뒹굴던 이웃들이 떠나간 마을은 적막하기만 하다. 섬진강 상류 산골짝 강변 마을에서 태어나 가난하게 살았지만 자연이 안겨주는 풍요로움이 있었기에 나의 유년은 결코 가난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이 서로를 품어 안으며 사람답게 살았던 삶을 나는 자연스레 보고 배웠다. 손발이 소가죽처럼 단단해지도록 오직 자식들을 위해 살아온 부모님 세대와 선대들에 대한 고마움을 마음에 새긴 채 오늘을 살아간다. 그분들의 고난과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지 않겠는가. 이 시집에 쓰인 언어들은 가능한 한 나의 고향 마을에서 통용되는 말을 그대로 썼다. ‘촌스럽다’고 흔히 폄하되기 일쑤인 시골말 속에 담긴 삶의 생생함과 진정성을 같이 나누고픈 마음이다. 내겐 고향 말이 변방의 사투리가 아니다. 어머니의 말이자, 일상의 표준어이다. 지금 내가 그래도 뭔가 쓸 만한 놈으로 살아가고 있다면, 그건 순전히 고향의 강과 산, 고향 사람들의 삶에 빚진 결과일 것이다. 고마움 사무쳐 절한다. 나를 키워준 아름다운 고향 산천과 순정한 사람들에게. 2015년 봄, 섬진강변 진뫼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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