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머리말 어린 시절 가장 열심히 한 일은 뛰어놀기였어요. 고향이 시골이라 산과 들을 마음껏 뛰어다녔지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가릴 것 없이요. 이른 봄엔 쑥이며 쑥부쟁이며 나물을 캐러 다녔어요. 진달래꽃을 땄고, 찔레 순을 꺾었고, 삘기를 뽑느라 산으로 들로 나갔어요. 하얀 조팝꽃을 한 아름 꺾어다 항아리에 꽂아 놓고 좋아했지요. 여름이 올 무렵이면 빨갛게 익은 산딸기를 땄고요. 뜨거운 여름이면 강으로 나가 멱을 감고 조개를 캐거나 다슬기를 주웠어요. 밤에는 멍석에 누워 별을 헤아렸죠. 가을이면 다래랑 머루도 따먹었지요. 황금들판에서 숨바꼭질도 했고요. 겨울이면 냇가에 나가 썰매도 타고 얼음 위에서 머리핀 따먹기도 했어요. 생각만 해도 함빡 웃음이 나온답니다. 그래선지 전 자연을 참 좋아한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아파트지만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 있고요. 조금만 나가면 들판이 보이기도 하지요. 여기 나오는 네 편의 동화는 모두 숲이 들어 있습니다. 숲이 주제는 아니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숲이 배경이지요. 어린 시절 머릿속에 각인된 숲이 저도 모르게 이 동화 소재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린 시절 저는 놀기만 했을까요? 아니에요. 밤늦도록 책도 읽었답니다. 책이 귀한 시절이라 한 권을 읽고 또 읽었지요. 나중에는 다 외울만큼요. 그러다 새 책이 생기면 달력 종이로 겉을 싸 소중하게 간직했어요. 친구한테 빌려줄 때도 깨끗이 보라고 당부하는 걸 잊지 않았지요. 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은 거의 모두 빌려다 읽었답니다. 물론 학교 도서관에도 책이 많지 않았어요. 또 이야기 듣는 일도 참 좋아했지요. 친구들끼리 서로 자기가 읽은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어요. 엄마 무릎에 누워 듣는 이야기야말로 꿀맛이었지요. 엄마는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면서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늑대 이야기, 호랑이 이야기, 도깨비 이야기, 하늘나라 이야기……. 정말 무섭고, 신기하고, 재미있었지요. 물론 끝까지 못 듣고 잠이 들어버린 적이 더 많았어요. 그러면 어김없이 꿈속에서 이야기가 이어지곤 했답니다. 제가 동화를 쓰는 까닭은 아득한 마음속에서 이야기가 들려와서예요. 제가 읽었던 동화이기도 하고, 엄마가 들려주었던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한편 그 옛날 마음껏 뛰놀던 한 아이가 자꾸 아른거려서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이 책은 귓속에 들려오는 이야기를 받아 조곤조곤 말하듯 썼답니다. 이 책을 읽을 때 우리 친구들이 혼자서 읽어도 좋지만 엄마나 아빠에게 읽어달라고 해보세요. 듣는 이야기도 참 좋을 테니까요. 아니면 여러분이 동생이나 친구에게 읽어줘도 특별할 것 같군요. 엄마, 아빠에게 직접 읽어드리고 싶다고요? 역시, 우리 친구들 생각은 따라갈 수가 없군요. 잠시지만 여운이 남는 동화 읽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5년 7월 수리산 아래서 푸른 아이 박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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