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jayu.org
반구대 암각화

반구대 암각화

백무산 (엮은이), 임윤 (엮은이), 맹문재 (엮은이)

푸른사상·2017-12-05

  • 141쪽
  • 문학
  • KDC 811.7

로그인하면 내 서재에 추가할 수 있어요.

책 소개

한반도 최초의 시집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은 신석기 초기부터 여러 시기에 걸쳐 다양한 동물 형상들과 선사인들의 생활상 그리고 제의와 기원의 상징들을 새긴 바위그림입니다. 단순한 도구를 사용해 몇 개의 간략한 선으로 대상의 특이성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선사인들의 미의식은 실로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언어와 추상적인 표현력이 발전되기 이전의 그림과 기호 속에는 자연의 경이와 삶의 염원, 그리고 형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수많은 상징들과 그 모든 것을 품은 인간의 마음을 담았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암각화를 해석하려는 시도가 수없이 많지만, 고대인의 문화와 사고 체계를 현대인의 시각에서 이해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는 기원을 알 수 없는 시기부터 전해 내려온 신화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할 뿐입니다. 암각화를 이해하는 방법은 우선 언어 발생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간이 처음 언어를 어떻게 구성하고 사용하기 시작했는지를 밝히는 언어발생의 기원에 대해서는 많은 설이 있습니만, 그 가운데 장 자크 루소의‘ 언어 기원’에 관한 글이 암각화를 이해하는 데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그는 인간이 말을 하게 된 최초의 동기가 정념의 표현 욕구였을 거라고 합니다. 그것은 곧 형상으로 표현되고 비유적 표현을 개발했을 것이라는 거죠. 정념의 표현은 시의 형태를 띠게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먼저 시로서 말을 하고 이치를 따져볼 생각을 한 것은 오랜 뒤의 일이라고 합니다. 그는 또 이렇게 주장합니다. 학자들은 최초 인간들의 언어를 기하학자의 언어로 여기는데, 그게 아니라 시인의 언어였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반구대 암각화는 그 내용이 무엇이든 신석기 시대의 시 혹은 시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기록된 최초의 시입니다. 우리는 그 내용을 알 수 없지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반구대 암각화는 우리에게 시의 첫마음을 돌아보게 합니다. 현대 인간들은 매우 뛰어난 표현 기술을 개발하고 훌륭한 문법 체계를 가짐으로서 인간 중심적으로 우주를 이해하고 자연을 도구화하는 데 익숙합니다. 그것은 대상과 생명에 직접적으로 다가가는 시의 마음과 멀어지는 길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는 고도로 추상적이고 체계화된 문법적 언어를 가졌기에 그 암각화를 이해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반구대는 그 무엇보다도 문학적 공간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반도 문학의 기원과 관련된 공간이라고 말하면 지나친 상상일까요? 그러나 이곳은 마치 우리 시대의 문학의 운명처럼 일 년에 절반을 댐의 물에 잠겨 있어야 합니다. 자본 논리는 언제나 문화와 정신을 수장시켜왔고, 그 질주는 여전히 늦출 줄 모릅니다. 반구대는 사학자의 몫이 아니라 시인의 몫인지도 모릅니다. 문학이라면 저 혼돈의 상징들과 교감하고 인간의 첫 마음을 읽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미개한 그들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인간, 탁월한 그들을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다만 상상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실재라고 믿는 것보다 시가 더 현실적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작가들의 노력을 통해 반구대가 문학과 더 깊이 연결되기를 바랍니다. 여기 작은 노력들이 지속되고 확장되기를 기대합니다. 2017년 11월 10일 백무산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