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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컹하고 쫀득한 두려움

물컹하고 쫀득한 두려움

정영선

(도서출판)낮은산·2014-05-10

  • 문학
  • KDC 8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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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저녁 무렵, 배꽃과 복숭아꽃 아래서 사진을 찍었다. 북한에서 온 이 선생과 서로 찍어 주고는 그 사진을 보고 웃었다. 복숭아꽃과 배꽃을 이렇게 가까이 본 것은 처음이다. 함경북도 무산에서 온 이 선생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분홍색 복숭아꽃이나 흰색 배꽃이나 똑같이 꿈속인 듯 황홀했다. 아, 예쁘다 꽃이 예쁘니 사람도 예쁘네, 취한 듯 중얼거리다 눈을 돌렸다. 근무한 지 1년이 지난 가급 보호시설인 하나원의 작은 창문마다 불꽃이 환했다. 24시간 경비가 매우 삼엄한 곳이지만 철조망 밖은 봄이 다 가도록 꽃이 풍성했고 흙은 향기로웠다. 봄뿐 아니었다. 개구리 울음소리와 반딧불이로 여름을 보내고 가을이 되면 북한에서 온 아이들을 데리고 밤을 주우러 다녔다. 그 아이들은 눈 깜짝할 새 밤나무에 올라가 가지를 흔들었다. 겨울엔 그 모든 기억을 덮어 주려는 듯 하얀 눈이 며칠씩 쌓였다. 『물컹하고 쫀득한 두려움』은 크지도 아름답지도 않지만 햇빛과 바람이 좋은 품곡마을을 틈이 날 때마다 거닐면서 쓴 글이다. 다른 무엇보다 문장에 욕심을 많이 냈다. 퇴고할 때 보니 욕심낸 만큼 때깔이 나지 않아 조금 섭섭했지만 은수를 만난 건 작가로서도 즐거운 일이었다. 들고 있기도 놓을 수도 없는 얼음처럼, 차갑고 미끄러운 두려움을 지닌 사람들과 그런 기억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소설을 바친다. 지원과 온, 두 딸에게도. 2014년 봄, 안성 품곡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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