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저자의 말 여행 전문가는 아니지만 많은 여행을 다녔다. 여행길에는 함께 동승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혼자인 경우도 많았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은 그저 재미에 지나지 않았지만 혼자 다니는 여행은 그렇지 않았다. 혼자 다니는 여행은 사색의 길이고 모험이 따르기도 했으며 나에게 소중한 것을 일러주는 값진 여행이었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는 없지만 나는 나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고 또 답변도 했다. 이렇듯 여행은 나와 또 다른 나와의 소통이 이루어지면서 내 속에 또 다른 나의 존재감을 인식시켜 주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마치 혼자서 먼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그 길도 마찬가지로 고독한 투쟁의 길이고 나의 존재감을 글로 표현해 내는 작업인 것이다. 내 글을 단적으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거의 사실에 입각한 글들도 여럿 있지만 허구인 글들도 많다. 사실이든 허구이든 나는 내 글에서 밝혀내고 싶은 것이 있다. 그 글이 진정 허구일지라도 그 허구 속에 진실이 담겨져 있다는 사실을 밝혀주고 싶다. 허구 속에 숨겨진 진실을 밝히는 것이 내 글쓰기의 척도라 할 수 있다. 나이 사십 이후에는 제2의 인생을 걷고 싶었다. 그 꿈을 위해 한창 일할 나이인 서른 중반부터 새로운 길을 준비해 왔다. 물론 그것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혹시 그 길이 쓸데없는 집착은 아니었는지 그래서 더욱 조직 속에서의 일이 힘들고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려고 하지 않았는지 반문도 해보았다. 영국의 경영평론가 찰스 핸디가 쓴 >이라는 책에서는 ‘사람은 학교를 떠나고 나면 절반 정도는 조직에 몸담는 시절을 보내야 하고 조직을 떠나면서부터는 마치 벼룩처럼 홀로 걸어가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나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11년 동안 조직 속에서 몸담아 왔고 그 이후의 삶이 팍팍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나 스스로 선택한 길에 후회를 하거나 좌절해본 적은 없었다. 제2의 인생을 꿈꾸었을 때부터 내 마음 속에서는 이미 조직을 떠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나는 이미 마음이 돌아서 있었다. 그 무엇이 나를 다시 되돌려놓는다 해도 이미 돌아서버린 내 마음의 제동을 걸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조직을 떠나 홀로서기로 갈 때는 마치 캄캄한 바다를 항해하는 돛단배와 같았지만 나는 힘차게 노를 저어 갔다. 어디에선가 희미하게 비춰주는 등대의 불빛을 쫓아 항해해 왔고 앞으로도 꾸준히 노를 저어갈 것이다. 글쓰기는 내 삶에 있어서 어떤 결여를 보상하기 위한 정신적 수단 내지는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글은 내 평생의 마지막 여행길이다. 그 길은 끝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고 종착점이 없을지도 모른다. 환히 밝혀주는 등대의 불빛이 나를 향해 비춰주지 않는다 해도 영감을 떠올리고 촉각을 곤두세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 길이 끝이 없다 해도 정해 놓은 목적지를 항해 끝임없이 항해할 것이다. 좀 더 나이가 들어 다른 길이 나에게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중복은 될지언정 절대 놓을 수는 없는 길이다. 여기에 담긴 글들은 신춘문예 응모작으로 꾸며졌다. 그 가운데 당선이 된 작품도 있고 최종심 후보에 오른 작품들도 있다. 그리고 나에게 아픔과 아쉬움만 안겨준 작품들도 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고 한다. 이 모든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아픔의 시간을 견디어냈으며 완성한 이후에는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고 흡족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나의 글들이 밖으로 나와 누군가에게 읽히는 것에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2013년 7월 저자 박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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