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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자작나무

꿈꾸는 자작나무

박미림

시한울·2014-02-10

  • 문학
  • KDC 8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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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아름다운 숲에 핀 향기로운 글 꽃 박미림의 수필집 의 원고를 읽는 내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말이 있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회사일로 바빠서 원고를 읽을 시간이 부족했다. 아침저녁 출퇴근길 지하철에 앉아서, 운동 시간을 줄이고, 점심 식사 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이틀 동안 읽은 그녀의 수필은 내 마음의 호수에 수없이 많은 감동의 물무늬를 만들었으며, 그 물무늬가 접힐 때마다 안치환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맴돌았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그녀가 피워낸 글의 꽃도 아름답지만, 그 글 꽃을 피워낸 그녀의 향기로움이 더 깊게 내 마음 속으로 밀려왔다. 이렇게 향기 높은 글에는 굳이 같은 건 필요 없을 것 같았다. 오히려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도 되었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지면을 비워두고 편집을 했으니……. 사실 발문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고 나는 지난 해 내 소설집에 작품해설 원고를 청탁하면서 모 교수에게 했던 말을 생각했다. “교수님, 너무 잘 써 주지 마세요.” 그건 내 진심이었다. 나름 최선을 다해 쓴 작품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포장되는 것은 오히려 작가인 나에게나 독자들에게 좋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것은 좋고, 나쁜 것은 나쁘다고 솔직히 써 주세요.” 내가 나의 부족한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 그것을 다른 사람의 입을 빌려 아닌 것처럼 포장하거나 변명한다는 건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모 교수는 내 진심을 알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작품해설을 써 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에 무척 감사함을 느낀다. 그래서 박미림 작가의 수필집 원고를 읽기 전에 나는 이렇게 다짐했었다. ‘발문을 거짓으로 포장하지 말자. 좋은 점은 좋다고 말하고, 미흡한 점은 미흡하다고 쓰자. 그래야 작가가 다음에 더 좋은 작품을 쓸 것이 아닌가.’ 하지만 나의 그런 생각과 다짐은 기우에 불과했다. 박미림 작가의 수필들은 어느 한 편도 감동을 주지 않는 작품이 없었고, 충분히 내 마음을 촉촉이 적시고도 남을 만큼 훌륭했다. 오히려 그 글을 읽는 내가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깨우쳐 주고 있었다. 내가 박미림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은 2012년 10월 ‘제5회 문예감성 신인상 시상식’ 때였다. 그녀가 수필부문의 신인상을 수상하던 날이었다. 그 이후 햇수로 3년째, 개월 수로 따지면 18개월 동안 예닐곱 번 그녀를 만났다. 물론, 문예지를 통해서, 카페에 올린 작품을 통해서 만난 것까지 합치면 그 횟수는 꽤 많이 추가될 것이다. 그녀에 대한 첫인상은 조용하고, 지적이며, 내성적이고 조금 차갑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선뜻 다가가서 말을 붙이거나 대화를 해봐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녀와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 약간의 거리를 두고 지켜보거나 엿들으며 그녀가 어떤 사람일까를 생각해 보곤 했다. 그때마다 내가 느낀 첫인상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2013년 여름 창녕 우포늪으로 하계문학기행을 같이 가면서 그녀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한낱 편견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조용하거나 내성적인 성격이 아니었다. 술 한 방울 입에 대지 않고도 춤 잘 추고, 노래 잘 부르며, 매우 쾌활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그녀의 원고를 읽는 동안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녀가 두 아들의 엄마였음을 알고 내가 그녀를 잘못 봐도 한참 잘못 봤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가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이라는 추측은 아마도 그녀의 목소리가 크지 않을뿐더러 남의 말을 귀담아 듣는 모습에서 나온 것임에 틀림없다. 여러 사람이 모여 대화를 할 때 그녀는 가끔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얼굴이 되곤 한다.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것 같지만 추측컨대 그것은 그녀가 머릿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때이다. 대화 도중에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라 그와 관련된 기억을 불러오기 하는 중이거나, ‘이 말은 꼭 기억해 놔야지’ 하고 머릿속 수첩에 저장하려고 할 때, 그러니까 컴퓨터 작업 도중 자동저장 장치가 가동하면서 갑자기 커서가 깜박임을 멈추고 모래시계가 나타날 때와 같은 경우라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그러한 상태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녀가 수많은 생각과 느낌들을 거미줄처럼 엮어 저장해 두는 시간이리라. 그녀가 이렇게 멋진 수필을 쓰고, 또 수필집도 낼 수 있는 것은 그녀의 그런 무표정의 상태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판단컨대, 그녀는 꼼꼼하고 빈틈없는 성격이다. 여행을 가서도 가이드의 말 한 마디 놓치지 않고 기록하거나 저장하고, 남에게 들은 말 한 마디, 책에서 읽은 글귀 하나, 방학 맞은 아이가 교실에 두고 간, 작은 화분 하나와 그 속에 심어진 식물의 말 한마디까지 그녀는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러한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관심과 어루만짐을 통해서 그녀는 작은 기쁨과 깨달음을 얻는다. 작은 찻잔에 띄운 매화꽃잎을 눈으로 한 잔, 향기로 한 잔, 입으로 한 잔 마시며 고 작디작은 잔에 세상의 모든 감각이 들어있다며 놀라워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녀의 마음은 나무처럼 곧고, 비단결 같이 곱다. 어머니께서 보내 준 곡우물, 즉 자작나무 수액을 마시면서 그녀는 줄곧 나무에게 미안해한다. 그 많은 수액을 퍼 올리기까지 어두운 땅속에서 그 나무가 얼마나 힘에 겨웠을까? 생각하면서 자작나무가 화촉이 되어 주위의 어둠을 밝히듯 자신도 이웃에게 사랑이 되고 밝음이 될 것을 약속한다. 그녀는 또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괴롭힌다. 괴롭히면서 즐거워한다. 배드민턴을 배우고, 도예를 배우고, 붓글씨와 수묵화, 거기에다 국궁까지. 그녀가 이렇게 배우고 체험하는 것들은 모두 그녀의 몸속과 마음속과 머릿속에 들어가 수신과 수양의 과정을 거치면서 수많은 글감이 되어 그녀에 의해 글꽃(수필)으로 탄생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야 꽃보다 아름다운 글 꽃이 피어난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고 있다. 그래서 키가 좀 더 크기를 바라는 아들에게 그녀는 한 없이 크는 키도 있는데 그것은 ‘마음의 키’이고, ‘마음의 키’가 큰 사람을 부러워하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녀가 자신을 괴롭히면서 즐거워하는 이유도 바로 ‘마음의 키’를 더 키우기 위함이고, 그 키와 더불어 마음의 무게를 늘려가는 수행이야 말로 참다운 삶을 살고, 진실한 글을 쓰는데 있어 가장 고귀한 가치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녀가 ‘마음의 키와 무게’를 늘려가며 피우는 인생의 꽃. 그것은 선비가 화선지 위에 난을 피워 올리는 수묵화와 다를 바 없다. 정성껏 농담을 맞춰 꽃대를 그리고, 달을 썰어 붙인 듯 꽃잎을 그리고 나서 잠시 고요히 숨을 멎은 다음, 농묵을 묻혀 기운차게 꽃심을 찍었을 때 비로소 탄생하는 한 송이 난초. 난초처럼 은은하고 맑고 기품 있는 향기로 사람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문장과, 달빛과 숲의 향기 가득 담긴 감성으로 채워진 글. 그렇게 향기로운 문학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며 사람들과 더불어 소통하고 공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 그녀가 꾸는 꿈은 그런 것이 아닐까? 그녀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만나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어린이들이다. 그녀는 교사이고,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소통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그리고 소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의 마음이라는 것도 안다. 사랑의 말을 주고받는 것. 그녀는 원고에서 이 세상의 모든 사물,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사랑의 말을 주고받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강아지풀아!” “재원아!” 이렇게 먼저 관심을 가지고 이름을 불러줄 때 대화가 시작되고, 그 대화는 사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동안 수 없이 많은 이들의 이름을 불러주었고, 그녀는 그들을 사랑했다. 그녀에 의해 이름이 불리어진 그들과의 향기로운 대화. 그녀는 그것을 글로 엮었고, 그 글은 바로 내가 읽은 그녀의 수필집 원고가 되어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박미림 작가의 글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고요해 진다. 깨끗해지고 편안해 진다. 그녀는 사소한 자신의 일상부터 가족, 학교, 고향, 자연, 우리사회, 우리나라,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까지 관심의 폭이 넓다. 하지만 그녀는 그 모든 것에 대해 결코 큰 소리로 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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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례 매화 마중 010 | 거짓말쟁이 선생님 014 | 싸리나무 한 짐의 의미 019 | 소중한 이름 021 | 나는 통 모르오. 024 | 아이들아, 너희는 화가란다. 028 | 이번 주 미션 030 | 공사 중 이라고? 035 | 처음엔 038 | 꽃 꺾어 산(算) 놓고 040 | 죄가 있다면 043 | 꿈꾸는 자작나무 047 | 아름다운 봄날에 049 | 철부지처럼 052 | 매화 마중 055 | 우리 반 재원이 058 | 보이지 않는 것 061 | 명명 백백 065 | 꽃이 되는 말 067 | 흐르기 때문에 070 | 롤러코스터 073 | 내 마음의 에덴 077 | 따뜻한 봄날에 푸른 휘파람 082 | 엉덩방아 085 | 뚜벅뚜벅 088 | 좀 더 멀리 090 | 생각 없음 093 | 모성(母性) 096 | 아들의 키 099 | 굽은 길을 걸으며 102 | 어깨동무하고. 105 | 그 한마디 108 | 어떤 전쟁 111 | 옛날 옛날에 114 | 더디 가더라도 116 | 목소리 119 | 한 눈이 아무리 크더라도 123 | 브랜드 올리기 126 | 바람이 정하게 하라. 130 | 고로, 나는 사랑한다. 133 | 피서를 말할 때. 137 | 더 향기롭게 140 | 호롱불은 바람에 꺼지고 144 | 그랬으면 좋겠다. 달 한 칸 바람 한 칸 149 | 부자(富者) 152 | 헌신짝 이야기 156 | 바라만 보아도 향기로운 158 | 도시 농부 161 | 어떤 뒷모습 164 | 이 가을의 질문 167 | 무릇 군자란 171 | 들어주기 봉사 174 | 모든 소중한 것들을 위하여 176 | 달 한 칸 바람 한 칸 179 | 추억이 있는 한 182 | 눈부신 당신 186 | 우문현답 188 | 참 지식 191 | 함께 있을 때 195 | 무릇 성공이란 198 | 물들며 살고 싶다. 201 | 불구하고 205 | 영혼을 위한 회초리 211 | 큰 나무 아래서 214 | 능소화 피는 마을 눈은 내리는 데 220 | 제천행 열차를 타야하는 이유 226 | 아시나요? 229 | 오겡끼데스까 232 | 수첩을 고르며 235 | 빨간 스웨터 여사님 239 | 행복에 대하여 241 | 그녀가 웃었다. 245 | 버리고 떠나기 248 | 나의 애인 이야기 253 | 배드민턴 258 | 좀 더 섬세해진, 겨울 262 | 응원가를 부르는 사람 265 | 말 빚, 말의 은혜 269 | 야물게 열매 맺기를 273 | 어떤 조미료 276 | 숨바꼭질 280 | 예전엔 미처 몰랐어. 285 | 노(老) 병사의 푸르던 날 294 | 에필로그 ‘‘누군가의 영혼에 차 한 잔 공양하는 일,’ 그게 글쓰기 아닐까? 298 | 발문 ‘아름다운 숲에 핀 향기로운 글 꽃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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