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책머리에 매실청 담는 날. 유월 햇살은 잘 익은 매실 같다. 어제는 처형이 딴 매실 을 장모님이 씻고 말리고, 오늘은 아내가 매실 넣고 설탕 넣고, 그렇게 일 년치 매실청을 담았다. 난 그저 매실 담을 작은 유리병 사는 데 짐꾼으로 따라 다녔을 뿐이다. 그래도 “나 아니면 누가 매실 병을 들어 줄 건데?” 늘 이런 생각들을 하던 나였다. 어디 매실뿐이었을까? 매실 속 설탕이 녹아 부글거리듯 맘을 삭이는 아내의 부글거림이 느껴진다. 뒤통수에 달린 입으로 나는 쏘아붙였다. “쳐다보면 어쩔 건데?” “하나뿐인 ‘여보 당신如寶 當身’인데!” 뾰로통한 초록색 입술이 유리병 속에서 삐쭉거린다. 피어나는 작은 매화처럼…. 2015년 여름 宗眞 맹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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