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역자 서문 우리 사회에서 한자나 한문을 학습하려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고대의 언어생활에서 중요했던 한자와 한문을 모른다고 해서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에 아주 큰 장애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공자로서 그것을 너무 탓하거나 원망할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중문학과나 한문학과 등 한문으로 된 문헌을 다루어야하는 전공을 하는 학생들조차 이전에 비해 한문을 학습하는 절대적인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데에 있다. 이는 대학 내에서 이수학점이 줄어드는 추세에 있고 한문 원전으로 이루어진 텍스트를 읽어야하는 교과목이 적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전통적으로 한문에 별다른 문법이 없다거나 한문은 그저 여러 번 읽으면 이해할 수 있다는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에 대한 생각이 뿌리 깊게 내려 있어서 좀 더 과학적으로 한문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적었던 것에도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본서는 일반 독자에게는 교양으로, 그리고 관련 분야의 전공자에게는 전공을 위한 기초로 고대중국어, 한문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접근하도록 해주려는 목적을 갖고 만들어졌다. 고대중국어는 현재 문언으로만 남아있으며, 이를 우리나라에서는 한문이라고 부른다. 고대중국어와 한문이라는 의미를 엄밀하게 구분하면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한자로 이루어진 문장을 가리킨다는 것과 고전문헌의 학습을 위해 기본이 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동일하게 볼 수 있다. 다만 이 책에서는 중국의 고전 문헌에서만 용례를 쓰고 있으며 고대로부터 현대까지의 중국어 변화에 대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고 또 현대의 중국어와 비교하면서 기술된 내용도 있기에 고대중국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판단으로 책 제목부터 본문까지 고대중국어라는 말을 폭넓게 사용하였다. 이 책은 중국 베이징대학[北京大學]의 궈시량[郭錫良] 등 고대중국어 전공 교수들이 함께 편찬한 ??고대중국어[古代漢語]??(전2책, 2009, 北京 商務印書館) 중 ?고대중국어 상식[古代漢語常識]? 부분을 번역한 것이다. 원서는 1981년 중국의 북경출판사[北京出版社]에서 처음 발행되었고, 1989년까지 10판을 거듭하면서 130여만 부가 판매되었다. 이후 1990년 일부 내용을 수정하여 1991년 천진교육출판사[天津敎育出版社]에서 발행하여 역시 10판에 걸쳐 20여만 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1995년에는 중국우수교육도서 1등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출판 관련 상을 받은 바 있다. 이 책은 1999년 일부 오류를 교정한 후 원래의 3권을 2권으로 개편하여 상무인서관[商務印書館]에서 출판되었는데, 본 번역서는 2009년 출판된 판본을 기준으로 번역하면서 2012년 일부 수정된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이 책은 고대중국어를 학습하는 사람들을 위해 편찬한 교재의 성격을 갖춘 책이다. 따라서 선진시대부터 청대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을 상세한 주석과 함께 수록하고 있으며, 여기에 고대중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먼저 알아야 할 문자, 문법 등의 언어학적 지식은 물론 지리, 제도 등의 역사적 지식 등도 포함되어 있다. 원서에서 ‘상식’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상식보다는 좀 더 높은 수준의 지식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책은 단지 한문, 고대중국어만이 아니라 중국 고대의 다양한 문헌을 학습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먼저 알아야 내용들이 들어있는 책이라고 할 것이다. 비록 번역서의 제목을 ??고대중국어??라고는 했지만, “중국 고대의 문헌과 한문을 학습하기 위해 먼저 알아두어야 할 기초 지식”으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이 때문에 이 책은 중문학과나 한문학과 등의 전공자들이 먼저 읽어야할 책이면서 동시에 한문이나 중국어로 이루어진 문헌을 통해 공부하는 모 든 전공자들이 학습해야할 기본도서라고 할 수 있다. 원서에서 고대중국어의 상식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은 모두 2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는 고대중국어를 현대중국어로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의 문제를 다룬 부분도 있다. 이는 원서가 본래 현대중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부분이기에, 본 번역서에서는 우리나라 독자의 필요에 적합하도록 이 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28장만을 수록하도록 하였다. 이 책의 번역은 중국 고대 언어와 문헌 연구공동체인 “학이사(學而思)”에서 이루어졌다. 인문학자의 어려움에 대해서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한자로 이루어진 고대의 언어와 문헌을 연구하는 인문학자의 길은 더욱 험난하기만 하다. 이는 연구 대상의 어려움이면서 동시에 현실에서 만나는 어려움이기도 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우리가 시도하는 연구공동체 역시 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함께 공부하고 함께 연구하고 함께 번역과 저작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학문의 즐거움도 배가 되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도 강해질 것이라 믿는다. 『논어』에서 공자는 “이전 시대의 경험을 배우기[學]만 하고 그 배운 내용에 대해 깊이 있는 사고[思]가 뒤따르지 않으면 남는 것이 없고, 자기만의 생각[思] 속에 빠져있을 뿐 이전 시대의 경험을 배워[學] 실질적인 내용을 채워가려고 하지 않으면 허황되어 위태롭게 된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라고 말한 바 있다. 학문을 하는 것이나 세상의 어떤 일을 하는 데에 있어서 과거의 경험에 대한 ‘학습[學]’과 깊이 있는 ‘사고[思]’가 병행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공부도 학습과 사고가 함께 있어야 하며,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 역시 맹목적인 암기나 학습만이 아니라 깊은 생각이 수반되면서 익숙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연구공동체 학이사의 이번 번역은 앞으로 가고가 하는 큰 길에서의 첫걸음이라 할 것이다. 이 책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학이사 공동체 구성원은 공동학습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읽었고, 이후에도 합숙을 통한 집중작업과 분담작업을 통해 몇 차례의 교정 과정을 거쳤다. 그럼에도 원서가 다루고 있는 내용이 중국 고대의 언어, 문학, 역사, 철학 등 매우 폭넓은 분야에 걸쳐 있어서, 여러 참고도서나 유관 전공 지인들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아직 완전하게 해결되지 못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 번역의 오류가 있다면 이는 전적으로 역자의 잘못일 것이며, 향후 더 완전하게 수정해나갈 것을 약속한다. 책이 나오기까지 일일이 거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그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책이 나오기까지 이번 번역에 참여한 5인의 학이사 구성원의 노력이 있었고, 또 비록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번 번역자에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학이사의 구성원인 김정남 박사, 김정현 박사 그리고 서울대 박사과정의 김효신 선생 등의 격려도 책이 나올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 처음 공동학습부터 번역, 교정까지 함께 한 우리 연구공동체 학이사 구성원의 열정이 앞으로 더욱 크게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끝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한자가 많아 고생하면서도 끝내 멋지게 책을 만들어준 이소희 대리, 모두 어렵다는 책 만들기 일터를 굳건하게 이끌고 가시는 역락출판사 이대현사장께도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2015년 12월 역자를 대표하여 이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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