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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을 위로하고 보듬는 내 생의 가장 행복한 시간

도봉문화원 수필반 (지은이), 고영란, 권용숙, 김경, 김상환, 김종국, 김진숙, 김태숙, 김홍주, 박명자, 신완식, 신찬옥, 심재순, 양정자, 유영도, 윤형진, 이강희, 이선민, 이승영, 임창순, 정선희, 조혜영, 최영란

스타북스·2018-12-22

  • 236쪽
  • 153×224mm
  • 문학
  • KDC 8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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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시시포스, 인간 삶의 부조리를 말하다 부조리, 대부분 이 단어를 ‘상식에 어긋남’ 또는 ‘상식이하의 행동’으로 이해한다. 거기에다 설명하라면 주저 없이 까뮈의 소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를 예로 든다. 요양원에 모신 어머니를 만나러 잘 안 갔다, 어머니가 죽은 날이 어젠지 오늘인지 잘 모른다, 장례식장에서 슬퍼하지도 울지도 않는다, 게다가 장례식 날 애인하고 바다로 수영을 간다, 이것이 부조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까뮈의 부조리 absurde는 단순히 그런 의미만이 아니다. 이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부조리라기보다 신과 인간 사이의 바꿀 수 없는 근원적, 숙명적 부조리이다. 이를테면 인간이 아무리 벗어나려고 발버둥 친들 벗어날 수 없도록 잔혹한 신이 만들어 놓은 강압적은 틀,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근원적인 인간의 숙명을 의미한다. 때문에 까뮈는 저 유명한 그리스신화의 시시포스의 이승에서의 삶 자체에 관심을 두기보다 죽어서 저승에 간 시시포스의 벌에 주목한다. 그 벌을 근원적 부조리로 보고, 벌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시시포스의 모습을 우리 인간의 부조리로 설명한다. 부조리한 숙명을 꿋꿋이 받아들이는 자세를 신에게의 반항으로, 벌을 달게 받는 시시포스의 자세를 행복으로 설명하니, 부조리와 반항 그리고 인간의 행복이다. 제우스의 미움을 받아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시포스, 그는 이러 저러한 교묘한 방법으로 오히려 저승의 신을 피하며 그는 지상에서 많은 날들을 원 없이 산다. 결국 그도 인간인지라 죽음을 맞이한다. 그가 죽자 신들은 그에게 당한 치욕을 생각하며 치를 떨고는 그가 죽은 후에도 그에게 벌을 내린다. 죽은 후에도 언덕에서 영원히 큰 돌을 밀어 올려야 하는 벌이다. 그리고 그 돌을 그가 정상 근처까지 겨우 밀어 올리면 다시 밑으로 굴러 떨어지게 한다. 그러면 그는 돌을 다시 굴러 올려야 한다. 그렇게 시시포스는 무한한 반복을 계속해야 하는 벌을 받았다. 까뮈는 바로 이 대목에서 관심을 갖는다. 살아서의 시시포스가 아닌 죽어서의 시시포스의 벌이다. 신들에게 버림받아 지상으로 쫓겨난 시시포스, 언덕을 향해 무거운 돌을 굴러 올리는 형벌을 받은 시시포스, 애써 굴러 올려 그 언덕 정상에 오르면 다시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바위, 시시포스는 힘겹게 돌을 굴려 올리다가 너무 힘에 겨우면 그 돌이 굴러 떨어지지 않도록 어깨로 그 돌을 지탱하며 쉬어야만 한다. 그 무거운 돌의 무게가 어깨를 통해 전해 올 때 시시포스는 아마도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느낀다. 그렇게 계속해서 반복해야만 하는 시시포스의 숙명, 바로 우리 인간의 숙명이라는 것의 발견, 헛된 일임을 알면서도 다시 계속해야만 하는 숙명, 시시포스, 바위, 그리고 언덕은 우리와 어떤 관계가 있단 말인가! 시시포스는 우리 인간의 삶 그 자체이다. 살아있는 한 언덕을 올라가야 하는 한 인간의 모델이다. 인간은 종말을 모르는 고통을 향해 똑 같은 걸음으로 다시 언덕을 내려간다. 그런 오름과 내림의 부조리한 반복은 우리 인간의 숙명, 그것이 인간의 근원적 부조리의 철학이다. 바위는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문제들이다. 먹는 문제, 쉬는 문제, 모든 것이 문제이다. 시시포스 옆에는 항상 바위가 있듯이 우리 인간에게는 삶이라는 짐이 있다. 우리는 그 삶의 무게로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 짐은 살아갈수록 점점 더 무거워짐을 느끼게 한다. 언덕 정상이 가까우면 거기에서 쉴 수 있는 꿈을 가지듯이, 그 고비에 이르는 고통은 더 심하다. 하지만 우리가 쉼의 목표로 삼았던 그 정상에 이르면 우리의 바위는 다시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비단 개인의 삶뿐 아니라 인류가 이룩한 위대한 업적도 때로는 완성이다 싶을 때 한없이 무너진다. 자연의 재해로 또는 전쟁으로 한순간에 폭삭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 정상이다 싶으면 다시 굴러 떨어짐, 인간이 만드는, 인간이 이룩하는 모든 것은 시시포스가 굴러 올린 거대한 바위에 다름 아니다. 그러니 인간으로 어쩔 수 없음, 그것이 근원적인 부조리다. 그렇게 우리의 삶의 숨바꼭질은 계속 되어야만 한다.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 우리 부조리한 인간의 이야기이다. 우리 인간은 그 시시포스의 후손으로 그런 숙명을 타고난다. 시시포스의 후예인 우리는 때로는 무거운 짐을 지고 언덕을 오르며, 그 고통을 느낀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가쁜 숨을 내쉬며 등산이라는 구실로 오름의 고통을 감내하지만 결국 다시 산을 내려와야만 한다. 그러한 부조리한 운명을 타고난 인간, 그렇다고 상을 찡그리며 고통스러워하며 살 수만은 없다. 주먹을 불끈 쥐고라도 살아야 한다. 이 살아있음의 의미 그것이 바로 실존이다. 굴려 올리는 그 바위의 무게에서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끼는 시시포스인 우리,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건 고통이 우리에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살아있다는 실존 그 자체이다. 실존주의는 현재, 현재 중에서도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긴다. 살아있어야만 부모, 형제, 이웃 등이 나에게 의미 있는 존재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 한 그 모든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존재하므로 세상이 있다. 적어도 나의 세계는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뜻한다. 내가 보지 못하는 세상은 이미 나의 세상이 아니다. 내가 살아 있는 한에 있어서만 내 세계는 존재한다. 까뮈는 말한다. 부조리한 숙명을 타고난 인간인 우리는 그 숙명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만일 부조리함에서 벗어난다면 그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자살은 부조리에서 벗어난다. 따라서 자살은 온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인간의 도리이며 실존이다. 그럼에도 기왕 받아들일 바엔 즐겁게 받아들이는 것이 까뮈가 생각하는 행복이다. 벌을 준 신은 인간이 고통스러워하면 뿌듯하겠지, 그런데 벌을 받는 인간이 고통을 즐겁게 받아들인다면 벌을 준 맛이 안 나겠지, 그러니까 인간은 돌을 굴러 올리는 고통을 즐겨야 한다. 그것이 다름 아닌 반항이다. 적어도 돌을 굴려 올리는 동안은 내게 주어진 삶이니, 그 삶을 즐기는 것이다. 피할 수 없는 더위라면 그 더위를 고통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그 더위를 즐겨야 하듯이 행복해지는 길은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도리밖에 없다. 시시포스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지난 일은 나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므로 이미 나의 것이 아니며, 미래란 또한 나에게 주어지란 보장이 없으니 이 또한 나의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나에게는 지금 이 순간만이 소중한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무엇을 했느냐가,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느냐,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므로 지금의 이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고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주장하듯이 우리에겐 지금이란 시간만 주어져 있다. 우리는 모두 시시포스의 후예들이다. 때문에 우리는 모두 부조리한 상황에 처해 있다. 어누 누구도 부조리한 근원적 숙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 숙명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힘겨운 삶일지라도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신에게 보란 듯이 반항의 정신으로 미소를 지으며 무거운 바위를 굴려 올리기를 즐기는 것이다. 행복과 부조리는 서로 다른 가지가 아니다. 이들은 한 뿌리에서 태어난 쌍둥이다. “행복의 부름이 너무도 강렬할 때 슬픔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머리를 쳐든다. 즉 이것이 바위의 승리이며, 바위 그 자체이다....그러나 사람을 짓누르는 진리는 인식됨으로써 소멸된다.”는 까뮈의 주장처럼 행복은 슬픔에 덮일 수도 있고, 슬픔은 행복에 덮일 수도 있다. 그러니; 행복도 슬픔도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이 순간 내가 행복하면 내 슬픔은 소멸된다. 그러니 나는 이 순간을 사랑한다. 이 순간에 있는 나를 사랑한다. 지금의 이 순간을, 글을 쓰는 이 순간을, 힘겹게 산을 오르는 이 순간을, 너를 만나는 이 순간을, 고로 나는 행복하다. 나는 미소 짓는다. 나에게 삶의 문제들을 던져준 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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